정세랑 <옥상에서 만나요>

[내 마음대로 책읽기] 흥미로운 단편들

by 은빈은채아빠

언젠가 TV를 통해 정세랑 작가를 알게 되고, 작년에 발표한 <시선으로부터>라는 장편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의 팬이 되었다. 동네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그의 소설집을 보고 망설임 없이 빌려 보게 된 이 책, <옥상에서 만나요>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일부나마 엿볼 수 있게 한다.

총 9편의 단편들로 구성된 이 소설집은 결혼과 이혼, 죽음, 사회적 소외, 공동체 등의 주제를 간결하면서도 독특한 필체로 풀어낸다. 등장인물들의 말을 통해서, 때로는 소설의 전체적인 배경을 통해서 사회로부터 오해받는 부분들에 대해 일갈을 날린다. 흥미로웠던 소설은 <웨딩드레스 44>와 <옥상에서 만나요>였다. 물론, 9편의 소설이 다 흥미롭고 재미있었지만, <웨딩드레스 44>는 웨딩드레스를 대여하는 40명 넘는 신부들의 결혼과 제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러 시선으로 짧게 다루고 있다. 결혼은 당사자가 축복받는 시간이어야 하는데, 그 과정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생각하게 한다. <옥상에서 만나요>를 읽을 때는 '이게 무슨 말이야'라고 읽기 시작했지만, 결국 직장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겪는 여직원의 외로움을 판타지 형식으로 빌린 것임을 알게 되었다. 옥상이라는 곳은 어쩌면 죽음을 생각할 수 있는 곳이면서도, 그곳에서 다른 이들을 통해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절망을 잡아먹는 남자를 만난다는 설정이 흥미로웠다.

다른 단편들도 흥미를 갖기에 충분했다. 정세랑 작가가 더 좋아졌다. 정세랑의 <옥상에서 만나요>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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