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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빈은채아빠 Sep 17. 2021

김중혁 <내일은 초인간 - 극장 밖의 히치 코크>

[내 마음대로 책읽기] 서로 함께 일 때 위로가 된다

초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어떤 이는 팔이 조금 길게 늘어나고, 달리기가 빠르기도 하고, 소머즈처럼 귀가 밝기도 하고, 시력이 몽골 사람보다도  좋기도 하다. 어떤 사람은 동물과의 교감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숫자에 집착해서 숫자 기억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어떤 이는 능력이 많은 해커다. 이들은 20살이 넘은 청년들로 보이는데, 동네 작은 극장에서 벌어진 폭파 사고에 친구   명인 해커가 관련되어 있어서  일을 해결하려고 한다. 그러다가, 자율 주행 자동차 시스템과 관련된 회사의 음모를 알게 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조사하고 뛰어 다닌다. 결국 모든 일은  해결이 되고 음모도 파헤쳐지고, 그들 모두 일상으로 돌아오게 된다.


영화 <어벤저스>와 비슷해 보이지만, 주인공들의 능력은 헐크나 아이언맨과 같은 수준 근처에도 못미친다. 그렇지만,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기분 좋은 마음이 들었다. 많은 어른들이 요즘 젊은이들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것 같다. 끈기가 없다거나 노력을 하지 않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렇지만, 소설 속 인물들을 보면, 나름대로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작은 능력을 친구를 위해 활용한다. 서로 다른 능력을 가진 자들이 힘을 합쳐서, 소위 말하는 '불의'를 물리치기도 한다. 이야기의 절정에서 해킹 당한 자율 주행 자동차가 친구 한명을 향해 돌진해 올 때, 그 친구를 위해서 차를 막아서는 모습이 조금 감동스럽기까지 하다. 말로는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지만, 그런 상황에 놓여 있을 때에는, 이성 보다는 본능이 그대로 발휘된 것 같다.


성경에 '친구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이야기가 나온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로는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할테지만, 막상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결단하기가 엄청 어려울 것이다. 괜히 '친구'라는 범주를 고민하게 될 것이고, '목숨을 버리는' 것 보다 더 나은 방법을 찾으려고 할지도 모르겠다. 소설 속 인물들이 서로의 차이점을 인정하면서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한편의 청춘 소설을 읽은 느낌이다. 작기 김중혁의 소설의 특징이기도 한데, 때때로 어이 없어 하며 읽기도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다. 작가에게 '혁며드나'보다. 그리고, 이 책은 <내일은 초인간> 시리즈 두번째 책이다. 두 권을 빌려다 놓고 손에 잡히는 것을 읽고 보니, 첫번째 책이 따로 있네. 어쨌든 재미있다. 김중혁의 <내일은 초인간 - 극장 밖의 히치코크>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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