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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빈은채아빠 Dec 01. 2021

미치 앨봄 <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

[내 마음대로 책읽기] 나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다

중학생 , 천국을 보고 왔다는 목사님의 이야기를 간증으로 들은 기억이 난다.  분은 천국도 보고 왔고 지옥도 보고 왔다고 말했다. 천국에는 금으로  도로가 있고, 엄청나게 크고 화려한 맨션들이 있다고 했다. 지옥에 대해 설명하면서는, 커다란 칼을 강단에 올려 놓고,  칼로 베임을 당하는데도 죽지 않고 계속 고통을 당한다고 말했다. 그때는  말을 믿었다. 지금은 아니지만.


꽤 오래 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타나토노스>를 읽은 적이 있다. 죽음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작가의 상상력에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그 책도 완전한 죽음, 세상으로 연결된 끈이 완전히 끊어지는 순간의 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오히려 밝은 빛을 본 주인공이 그 빛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소설이 끝나는 것으로 기억 된다.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의 저자인 미치 앨봄의 최근 소설을 발견했다. 천국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했기도 했고, 작가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도 있었다. 이 책은 천국의 실재에 대해 왈가왈부 할 책은 아닌 것 같다. 기독교인으로서 이 책을 보며 천국이 정말 이럴까 하는 관심은 전혀 없다. 오히려 이 책은 죽음과 천국이라는 매개를 통해서 인간의 삶은 혼자만의 삶이 아니라 사람들과 연결된 삶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주인공 애니는 외롭고 슬픈 삶을 살아간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도 하지만, 하루만에 죽음을 경험한다. 천국에 간 애니는 자신의 인생에 중요한 다섯명의 인물 (애완동물을 포함해서)을 만난다. 그들을 만나서, 애니는 자신이 어떻게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삶을 살았었는지 알게 된다. 손 접합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사람, 외로움을 달래 주었던 애완동물, 자신 대신에 목숨을 잃게 된 사람, 오해로 점철된 엄마를 만나며, 애니는 자신이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은 삶을 살았는지를 깨닫게 된다.


미국에 산지 13년째다.  동안 다양한 일들이  삶에 벌어졌다. 슬픈 , 기쁜 , 마음 아픈 , 황당한 . 그러한 순간들이 모여서 지금의 삶이 되었다.  혼자만의 삶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수많은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었다. 어쩌면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과도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매일 발생하는 일들이 나에게는 소중한 시간이  것이다. 그러한 시간들이 쌓이고 쌓이면, 내삶은  나아지고,  행복해지고,  기쁘게  것이다. 10학년 아들에게 읽어보라고 권했다. 미치 앨봄의 <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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