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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빈은채아빠 Dec 08. 2021

미치 앨봄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

[내 마음대로 책읽기] 혼자서 사는 삶이 아니다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 <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 같은 등장인물의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한다. 순서로 따지자면,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 먼저 읽고, <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 읽으면   싶다. 앞의 책은 놀이공원 정비반장인 에디가 애니를 살리고 뒤의 죽음 이후의 이야기를 하고 있고, 뒤의 책은 그때는 살아났지만, 결혼을  다음  죽음을 '경험' 애니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은 에디가 애니를 살리고 죽은 후, 천국에서 다섯 명의 사람들, 에디와의 인연이 있었던 파란색 사람, 전쟁터에서 에디 대신 죽었던 대위, 에디의 원망의 대상이었던 아버지, 오래 전에 죽은 사랑하는 아내, 그리고 에디가 전쟁터에서 오두막에 불을 질렀을 때 그 속에서 죽은 필리핀 여자 아이를 만나고,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인연, 희생, 용서, 사랑, 화해를 깨닫게 되는 이야기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천국은 죽어서 가는 휘황찬란한 공간으로 생각하지만, 이 소설 속의 천국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더 분명하게 하고, 한 사람의 인생은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과 촘촘히 엮여 있음을 발견하는 곳이다.


몇 개월 전, 마이클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을 읽었다. 개인의 능력은 그 사람 혼자서 이루어낸 능력이 아니라, 사회와 환경, 때로는 가족으로부터 얻어진 능력이기 때문에, '세상이 공정하다'는 것은 진실이 아님을 말한다. 개인의 능력은 오롯이 그만의 능력이 아니라는 것이다.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에서도 그와 유사한 주제를 담고 있는 듯 싶다. 한 사람의 삶은, 수많은 사람들과의 연결로 이루어졌고, 다른 사람들이 이미 살아낸 시간 속에 나의 삶도 흘러가는 것이다.


내가 알지 못하는 삶은 너무나 많다. 어쩌면 내가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희생을 통해서  삶이 윤택해지고, 내가 알지 못하는 사건이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내가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사랑이 있고, 내가 화해의 손을 내밀어야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인생은 '독고다이' 아니다. '함께'이다. 미치 앨봄의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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