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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빈은채아빠 Jan 08. 2022

김영하 <살인자의 기억법>

[내 마음대로 책읽기] 기억과 착각

정유정 작가의 <종의 기원> 읽고, 싸이코패스의 이야기가 너무 흥미진진했다. 악인이 등장하는 소설이나 영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책은 시간 가는  모르고 읽어댔었다. 김영하 작가의 <살인자의 기억법>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오래  설경구 배우가 동명의 영화에 출연했다는 것을 알았고, 연쇄살인범의 이야기라는 문구를 보고 영화를  생각이 전혀 없었다. , 작가의 <빛의 제국> 읽고는, 소설을 통해서 작가가 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와닿지 않아서, 김영하 작가는 좋아했지만, 선뜻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러다가 결국  , <살인자의 기억법> 읽었다.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주인공 병수는 연쇄살인범이다. 20년 전까지는 그랬다. 꽤 오랫 동안 살인을 저지르지 않고, 외진 곳에 딸 은희와 살고 있었다. 사실 딸도 친딸은 아니었다. 병수가 살해한 여자의 아이를 데려와 딸처럼 키운 것이다. 병수는 알츠하이머 병을 앓고 있었다. 가까운 기억부터 시작해서 모든 기억을 잃어버리는 병수는, 은희에게 죽이려 한다고 생각하는 주태를 죽이기 위해, 모처럼 살인을 계획한다. 하지만, 기억을 상당히 많이 잃은 병수는 모든 것이 혼란스럽기만 하다. 노트와 녹음기를 가지고 자신이 해야 할일, 자신이 한 일, 자신이 본 일을 기록하고 녹음했지만, 그다지 효과는 없었다. 어느 날, 주태를 죽였다고 생각한 병수는, 그 날부터 딸 은희가 보이지 않아 당황해한다. 하지만, 자신이 죽였다고 생각한 주태는 사실 경찰이었고, 딸이라고 생각한 은희는 매일 병수를 찾아와 돌보아 준 요양사였다. 은희가 딸이 아니라는 사실이 커다란 반전이었다.


소설은 병수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기억을 점차 잃어가는 병수의 시선이어서, 마치 내가 알츠하이머라는 병을 가진 것처럼 느꼈다. 인물과 사건이 병수의 시선이어서 이야기가 탁탁 끊어지지만, 작가가 그렇게 의도했을 것이다. 병수가 만나고 이야기한 사람들이 병수의 잘못된 기억에 의한 것이어서, 병수 자신도 혼란스러워하고, 글을 읽는 나도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빛의 제국>에서 느낀 작가의 소설에 대한 약간의 실망이 일시에 사라져버렸다.


동명의 영화를 볼까 했는데, 스토리가 다르다는 글들을 보고, 영화를 보지 않기로 했다. 소설 만한 영화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소설을 통해  머리속에 그려진 이야기가 영화와 다를까봐 염려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작가 김영하에 대한 호감에 더해서, 그의 소설에 커다란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 자꾸 그의 소설을 찾게 된다. 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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