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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 이민자 Feb 06. 2020

[영화] 컨테이전

전염병 시국을 위한 교양 영화

컨테이전


스티븐 소더버그, 2011


강력한 전염병 상황이 벌어지면 어떤 일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는가를 설득력 있게 그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시국에 보니 더욱 실감 난다. 다큐멘터리 재연이라고 보일 정도로 건조하게 풀어간다. 지금처럼 전염병에 민감해진 시기가 아닐 때 봤다고 가정할 때, 사실적이지 않고 이야기적으로 과장했다면 그냥 SF물로 느껴졌을 수 있다. 영화는 극적 쾌감을 강조하기 위한 선택을 배제하고, 다수의 관련자들이 전염병 시국에서 어떤 일을 맞이하게 되고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가를 돌아가며 보여주는 방식을 택한다.


 호화캐스팅이다. 기네스 펠트로, 마리옹 꼬띠아르, 로렌스 피쉬번, 맷 데이먼, 주드 로, 케이트 윈슬렛, 브라이언 크랜스턴처럼 누구를 먼저 언급해야할지 모르겠는 지명도와 비중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하고, 조연진에도  친 한이나 엘리엇 굴드처럼 낯 익은 배우들이 나온다. 모르는 배우들이 건조한 연기를 했다면 쉽게 지루해질 수 있다. 유명한 사람들이 건조하게 자기 할 바만 하고 바통터치 해가며 상황을 전진시키니, 이야기의 긴장도가 유지되고 그들이 겪는 피해에 감정이입도 더 쉽다. 다만 이런 호화캐스팅에서 기대할 법한 극적인 재미는 없다.


 그렇다고 영화의 만듦새가 떨어진다는 얘기는 아니다. 초점이 다를 뿐.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인간 군상의 대처 방법들을 교직시키는데, 매우 현실적이다. 이런 상황에 대한 가벼운 공부 삼아 보면 좋다고 권할 법한 영화.

‘사이드 이펙트’에서도 느꼈는데, 스티븐 소더버그는 극화해서 기록할만한 소재를 붙들고 과장하지 않고 담백하게, 영화적 비전도 간간히 보여주면서 다작을 하는 감독이다. 재능과 시장 사이에서 꽤 행복한 타협점을 찾은 감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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