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도깨비방망이 하나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
방망이를 두드리면 무엇이 될까~~~
금 나와라 와라 뚝딱,
은 나와라 와라 뚝딱.
어릴 때 자주 불렀던 동요입니다.
도깨비방망이가 착하게 사는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길 바라는 선한 희망이 담긴 노래였습니다.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하라!"라는 선현의 말씀도 있긴 하지만 사실 인간만사 모든 욕망과 갈등들은 대부분 금은보화로 해결될 수 있는 것들이지요.
제비다리를 고쳐 준 착한 흥부도 박을 타서 부자가 되었습니다.
첫째 박에서는 쌀과 돈을,
두 번째 박에서는 비단을,
세 번째 박에서는 고래등 같은 기와집을 얻었지요.
그리고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누구나 한번 정도 들어 본 적이 있는 아랍의 소설, 아라비안 나이트에는 요술램프가 해결사 역할을 합니다.
램프를 문지르면 램프의 요정인 거대한 지니가 등장합니다. 이 소설에서도 지니는 알라딘을 부자인 왕자로 만들어 공주와 결혼까지 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또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금은보화로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 있다면 그것은 어쩌면 전지전능한 신의 영역이 아닐까요?
내게 요술램프와 도깨비방망이 둘 중 하나를 가지라면 도깨비방망이를 택할 것 같습니다.
램프를 문지르고 지니에게 번거롭게 말로 부탁을 할 필요 없이 그저 도깨비방망이만 두드리며 소원을 말하면 되니까요!
대한민국에는 요즘 도깨비방망이로 해결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어렵게 살아가는 이들을 위해 금은보화도 필요하겠지만 그것보다는 사실을 밝혀주는 진실의 도깨비방망이가 있어야겠습니다.
"진실을 밝혀라~~~ 뚝딱"
요즘은 뭐가 사실인지 모르겠습니다.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들의 말은 모두 거짓이고 조작이라고들 합니다.
"안방에 가면 시어머니 말이 옳고 부엌에 가면 며느리 말이 옳다."란 속담이 있듯이 과거에는 상대방의 의견들을 다 듣고 나서 시시비비를 가리려는 노력을 했었습니다.
작금에 있어서는 대화는 불가능하고 나와 다른 의견에는 아예 귀를 막고 사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친구들과 가족들까지도 특정 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사이가 틀어지는 일들이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누구를 만나서 의견을 나누는 것도 조심스럽습니다.
그래서 늘 마음 한 구석이 답답합니다.
옳고 그름은 차치하고라도 사실이 뭔지라도 알고 싶습니다.
최종적인 판단은 개개인 각자의 몫이겠지만 사건의 진실은 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을 제대로 알아야 좋은 해결방법이 나오지 않을까요?
모든 사람들이 늘 나만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난리고 정의와 진실은 어느덧 동화 속에서나 찾을 수 있는 먼 나라 이야기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럴 때마다 영화의 스크린처럼 사실을 보여주는 도깨비방망이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진실을 알고 나면 마음은 좀 편해지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또 걱정이 되긴 합니다.
궁금증이 해소되고 나면 행복해지긴 할까요?
오히려 모르고 지낼 때가 좋았다며 후회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합니다.
이래도 걱정 저래도 걱정이라면 사실을 아는 것이 것이 그나마 더 낫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