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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 아저씨 Aug 30. 2019

아이들을 응원합니다.

90년대생 아이들을 위하여


90세가 된 학교야!!!


"학교야! 90세가 된 기분이 어떻니?,

아하 좋다고. 나는 네가 참 자랑스러워."

옛날부터 그 자리에 꿋꿋하게 우리들을 위해 서 있으니 말이야.

나는 네가 있는 데까지 오는데 좀 힘들지만 안동초등학교에 다니는 것이 기뻐.

2월에 전학을 와서 혼자서 학교에 오는 것이 힘들지만 나는 혼자서 다니려고 노력하고 있어,

꼭 그렇게 할 거야.


옛날 할아버지 할머니가 된 선배들이 이곳에 다닐 때는 어땠니?

급식소 옆에 있는 화장실을 지날 때면 냄새가 지독하게 나거든,

그것을 보면 우린 너무 좋은 시설에서 공부하는 것 같아.


안동은 옛날 전통이 잘 보존된 곳이라고 하는데,

그중에서도 전통을 자랑하는 학교에 다니게 되어 뿌듯하단다.

그렇다고 잘난 척하지 않고 겸손한 학생이 될 거야.

대통령이 모든 국민을 사랑하듯이 안동의 자랑스러운 것들을 잘 알고 발전시킬 거야.

우리 병설 유치원 꼬마들이 언니 오빠들의 좋은 점을 본받을 수 있도록 바르게 행동할 거야.

그래야 우리 학교의 좋은 전통이 계속되겠지?


학교야 마지막으로 부탁할 말이 있어.

지금까지 네가 했던 것처럼 언제나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받아주고 훌륭하게 자랄 수 있도록 보살펴 주길 바라.

그러면 내가 커서 어른이 되어도 안동초등학교에 다닌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할게.

우리 다 같이 노력하자.......

안녕!!!!!


2학년  박  ㅇ  ㅇ.




화보로 보는 안동초등학교 90년



1999년 안동초등학교 개교 90주년을 기념하여 발간된 문집에 실린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딸아이의 글이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99년도 초에 경기도 일산에서 고향인 안동으로 이사를 갔었다.

딸은 2학년으로 안동초등학교에 그리고 막내아들은 병설유치원에 입학 후 약 2개월 정도 다니다가, 여러 가지 사정을 감안하여 4월 말경에 다시 일산으로 돌아왔다.


로부터 몇 개월 후 안동에 계신 형님이 책을 한권 보내주셨다.

딸아이의 글이 안동초등학교 개교 90주년 문집에  실렸다고 기념으로 보내주신 것이었다.


명절에잠시 들렀었던 낯선 곳이었고, 4~5개월 정도 짧은 기간을 살았었지만 아이들은 안동 생활에 그런대로 적응을 잘했었던 것 같다.


수도권의 신도시와 달리  변변 인도조차 없는 도로 길이 많아서, 등하교 시에 도로와 차들 사이를 아이들이 

아슬아슬하게 걸어가는 것을 면서 아내와 함께 가슴을 졸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2개월의 그리 길지 않은 초등 학교생활이었지만

개교 90주년 기념문집에 글도 실리고,

겨울에 안동댐 드라이브 후 뜨거운 어묵도 먹고,

청량산 산행과 많은 친척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아빠의 고향인 안동에 대해 몇 가지의  좋은 기억들을 가지게 된 것이 나로서는 그나마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한 해 동안 세 번의 이사로 인해 학교와 동네 친구들이 자주 바뀐데도 불구하고, 큰 탈없이 씩씩하게 자라준 아이들이 지금도 대견스럽고 늘 감사한 마음뿐이다.


20년의 세월이 훌쩍 흘러 이제 두 아이 모두 각자의 삶에서 열심히 생활을 잘하고 있지만, 부모란 입장에서 자식들을 보면 늘 애잔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아무리 잘나고 성공한 자식일지라도, 부모의 눈에는 자식들의 힘들고 어려운 점만 보이는 것이 나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다.


바람이 있다면,

"90년이 된 학교처럼 언제나 아이들을 사랑하고 훌륭하게 자랄 수 있도록 보살펴주고, 

아이들은 사회의 좋은 점들을 자랑스럽게 보고 배우고, 

좋은 전통들을 꾸준히 발전시키고 이어가는 어른들이 많은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요즘 90년 대생들이 사회활동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그들의 소비 트렌드나 성향에 많은 관심이 기울어지고 있고 기업과 사회적 차원에서 여러 가지 부분에서 개선은 되어 가고 있지만, 실제 마주치는 현실은 그들에게  녹록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쪼록 90년대에 태어나 사회생활을 준비 중이거나 이미 시작한 초년생들 , 그리고 90년대생의 일원으로 열심히 현업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딸, 아들,,,,,,,,


진심으로 온 마음을 다해서 응원을  하고 싶습니다.


"얘들아 ~~~~~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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