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궁금해서 한번 세어보니~~

by 이야 아저씨


얼마 전 강남 삼성역 인근에서 친구들과 저녁모임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그날 오후 4시 5분, 양평역에서 청량리행 무궁화호 기차를 타고 30분쯤 지나 청량리역에 도착했습니다.

거기서 다시 경의선 전철로 갈아탔습니다.

다음 정거장인 왕십리역에서 내려 만남 장소인 삼성역으로 가는 2호선 지하철에 올랐지요.

운이 좋았는지 빈 좌석이 있어 편안히 앉아 갈 수가 있었습니다.


임산부석을 제외하고 자리는 만석이었고 복도에 서서 가는 승객들도 어느 정도 있었습니다.

본격적인 퇴근시간 이전이라 지하철 안은 여유로워 보였습니다.

객차 내를 둘러보니 사람들은 대부분 한곳에 집중하고 있더군요.


'스마트 폰'


그래서 정말 쓸데없는 짓을 한번 해 봤습니다.

객차 내에 스마트 폰을 보고 있는 사람들이 몇 프로나 될까?

궁금한 생각이 들어 한 번 세어보기로 했습니다.

내가 앉은자리에서 대충 세어 봐도 45 ~ 50명 정도의 사람들이 눈에 띄더군요.

그중에서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 사람을 찾아

보기로 했습니다.

멀리서부터 가까운 곳으로, 다시 먼 곳으로 시야를 돌려 세어 본 결과는 아주 단순했습니다.

한 사람을 제외하고 모든 승객들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었습니다.

나머지 한 사람은 스마트 폰을 손에 쥐고 눈을 감고 있었습니다.

객차 승객 중 눈을 감고 있는 한 사람과 쓸데없이 멍청한 짓을 하고 있는 나를 빼고 모두가 스마트 폰을 보고 있었습니다.

승객 중 95% 이상의 사람들이 스마트 폰으로 뭔가를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최신 뉴스나 메시지를 읽는 사람, Shorts 나 드라마를 보는 사람, 작은 소리로 통화를 하는 사람,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사람등.

스마트 폰을 이용해 다들 뭔가에 열중하고 있더군요.

사실 지하철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만은 아니지요.

거리에서 길을 걷거나 횡단보도를 건널 때, 공원에 앉아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모임자리나 회의 중에도 스마트 폰은 주인의 손을 떠나지 않습니다.

그때도 몇 분간 격으로 힐끔힐끔 화면을 확인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잠시도 한 눈 팔지 않고 참 바쁘게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겠지만 공공장소에서 국민들이 휴대폰을 유독 많이 보는 나라로 느껴지는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요?


국내 스마트 폰 보급율은 98%라고 합니다.

영ㆍ유아를 제외하면 국민 일인당 1대 이상의 휴대폰을 소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휴대폰이 이동 통신수단의 하나였지만 이제는 개인 생활에서 필수불가결한 물건이 되었습니다.

스마트 폰에 저장된 앱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세상이 된 것이지요.

손바닥만 한 폰 하나로 일상생활의 대부분 해결할 수 있으니 참 편리한 세상이 되었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듯합니다.


그런데 언제부터가 디지털로 바뀐 세상이 오히려 불안하고 걱정이 될 때가 있습니다.

여행을 할 때 지갑을 잃어버리면 번거롭긴 하지만 어느 정도 수습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스마트 폰을 잃어버리거나 고장이 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

도움을 요청하고 싶어도 연락을 할 수없으니 그 순간 모든 일정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것 외에 다른 방도가 없습니다.


디지털 결제가 보편화되어 있는 스웨덴은 국민들에게 위기 대응차원에서 최소 일주일 분량의 현금을 보유하라고 정부에서 권고를 했다고 합니다.

전기나 인터넷망이 끊어지면 한 순간에 모든 것이 멈춰 서고 식료품조차 구할 수 없으니까요.

몇 개월 전 세종시 국정자원센터 화재로 인해 국가 전산망장애로 우리나라 각종 행정서비스가 어려웠던 때가 있었습니다.

앞으로 전쟁에서는 정보 인프라를 장악하는 국가가 주도권을 쥐게 된다고 하더군요.


스마트폰과 앱이 없으면 기본적인 생활조차 힘들어진 세상이 되었습니다.

전 국민이 어디서, 무엇을 하든 스마트폰에서 잠시도 눈을 떼지 않는 나라.

디지털화로 생활은 편리해지고 다양해졌지만 마음 한 편으로는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유료 주차장을 이용할 때 가끔씩 요금 징수원이 생각나곤 합니다.

구시대의 유물 같은 장면이지만 요금문제로 서로 옥신각신 할 때도 있었지요.

요금소에서 말 다툼할 상대가 있었던 아날로그시절이 그립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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