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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구 Sep 15. 2018

일상적인, 그저 조금 가까이서 찍은 사진들

꽃들, 클로즈업, 매크로 렌즈

매크로 렌즈를 들인 지 반 달이 조금 더 지났다. 내가 평생 구입한 렌즈들 중 가장 크고 무거운 렌즈. 평소 무언가를 무겁게 가지고 다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어서, 가지고 다니지는 않고 마음의 짐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을 긴 시간 동안 해왔는데, 다행히 그건 기우였다. 사진의 느낌이 워낙 좋고 생각처럼 거추장스럽지는 않은 편이라, 집에서 나갈 때마다 매일 같이 챙겨 다녔더랬다.





랜즈의 성능 등을 분석하고 평가할 능력은 없지만, 그럼에도 이 렌즈가 뽑아주는 사진들은 내가 지금까지 써온 다른 렌즈들 (그래 봐야 거의 대부분 AF50mm F1.4)이 찍어주던 사진들과 정말 어딘가 다르다. 훨씬 선명하면서도 더 부드럽고, 대상을 조금 더 입체적으로, 특별하게 느껴지게 해준달까. 뜬구름 잡는 것 같은 소리지만 (게다가 나도 이런 식의 표현 별로 안 좋아하지만), 더 이상 정확하게 뭐라 표현할 수 있는 말이 딱히 없다. 그저 '우왕 어딘가 좋다'라는 말 밖엔.


꽤 오랫동안 렌즈 교환식 카메라를 사용해 왔으면서도, 렌즈의 질(?)이 사진 결과물에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를 솔직히 거의 안 믿어 왔었는데, 이제는 차이가 꽤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버렸다. 내가 아무리 좋고 나쁜 거 잘 구분 못하고 평 좋은 렌즈들에 관심이 없다고 하더라도 차이를 못 느끼려야 못 느낄 수가 없더라는.



무언가 어딘가 왠지 좀 특별해 보이지 않는가? 아닌가? ... 내 눈에만 그래 보이나...?



덕분에, 일상에서 마주치는 평범한 장면들을 지금까지와 또 조금 다른 눈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작은 꽃들, 풀들, 혹은 집의 화분이나 찻잔들, 늘 우리의 시선을 스치는 별것 아닌 것들을. 단지 조금 가까이 다가갔을 뿐인데, 많은 것들이 달라 보인다.











촬영: 니콘 D750, 니콘 AF-s Micro Nikkor 60mm F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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