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의 휴가, 4명의 친구,
4곳의 여행지(2부)

by 행운

셋째 날 아침은 평소보다 일찍 시작했다. 체스키. 프라하에서 스튜던트 에이전시 버스로 약 세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다. 체스키는 어땠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체스키는 우리를 동화 속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었다. 상투적인 표현? 진부한 과장? 그도 아니면 쓸데없는 감성? 때로는 진부하고 상투적이며 감성적인 표현이 정확할 때가 있다. 체스키에 대한 표현이 바로 그렇다. 체스키 성과 마을은 프라하 성과 비슷하면서도 다름이 있고 여러 거리와 다리에 얽혀있는 전설은 여행에 이야기를 더 해주었다.

라브제니키 다리

체스키를 통과하는 블타바 강 위에 있는 다리에 대한 전설을 소개해보겠다. 라브제니키 다리라 불리며 우리나라 말로 이발사의 다리라고 한다. 예전 지배자인 루돌프 2세의 아들이 체스키로 요양 왔다가 이발사의 딸을 보고 첫눈에 반해 결혼을 하게 된다. 하지만 정신병이 있던 그 귀족은 자신의 아내인 이발사의 딸을 살해하고, 사실을 망각한 채 범인을 잡겠다고 마을 사람들을 무작위로 잡아 죽였다. 그러자 이미 딸을 잃어서 슬픔에 잠긴 이발사가 마을 사람들을 살리려고 거짓으로 자신의 딸을 죽였다고 자백을 하였다. 그리고 처형당함으로써 마을을 구하게 된다. 어느 나라나 약자들의 역사는 슬프다.

아침은 버스를 기다리며 간단하게 빵으로 때웠으니 점심은 '트립어드바이저' 어플을 이용하여 평이 좋은 식당을 이용하였다. 우리가 들린 곳은 'svejk restaurant'라는 식당이었다. 오리고기와 흑맥주 등을 먹었는데 상당히 맛있었던 기억이 있다. 식사를 마친 우리는 체스키 곳곳을 걸어 다녔고 친구 중 한 명은 물품점에서 워커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기도 하였다. 프라하로 돌아가는 버스는 오후 5시였고 우리는 늦지 않게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체코를 간다면 프라하는 물론 체스키도 꼭 들리라고 추천하고 싶다. 스케줄이 바쁘다면 까를로 비바리는 가지 않더라도.

넷째 날은 기차를 이용, 독일 드레스덴에 다녀왔다. 프라하 중앙역에서 드레스덴 중앙역까지 2시간 정도 소요되며 프라우엔 교회 및 츠빙거 궁전 등 유적지 답사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여행지이다.

프라우엔 교회(맨 좌측 친구가 신고 있는 워커가 체스키에서 구매한 물품)

음식은 길거리에서 사 먹은 소시지의 쫀득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먹으면서 "우와! 진짜 맛있다."라고 연신 감탄했기에.

마지막 날은 일행이 두 부류로 나뉘어서 나와한 친구는 팁 투어를, 다른 두 친구는 스카이 다이빙을 하러 갔다. 체코 프라하는 유럽인들이 스카이 다이빙을 위해 굳이 올 만큼 가격이 저렴하고 활성화되어 있으며 풍경도 아름답다고 하였다. 우리 돈으로 약 22만 원 정도이기에 한 번쯤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나와 다른 친구는 팁 투어에 흥미가 있었다. 팁 투어에 대한 정보는 우리가 묵은 숙소인 캣 프라하라는 한인 게스트 하우스에서 알게었으며 팁 투어는 보통 체코에 유학 와있는 한인 유학생이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물론 각 나라의 유학생이 각기 비슷한 장소에서 자신의 나라말로 프라하에 대한 역사와 건물들을 이동하면서 소개해준다. 오전 한번, 오후 한번. 하루에 두 번 할 수 있으며 지정된 장소에 집합하면 팁 투어가 시작된다. 중간에 참가도 그리고 그만두는 것도 참가자 마음대로이다. 그리고 팁 투어가 끝나면 말 그대로 '알아서' 어느 정도에 금액을 지불하면 된다. 물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돈을 안내도 되지만 그러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 유익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소는 존 레넌의 벽이다. 체코가 공산주의 국가이던 시절에 많은 청년들이 존 레넌의 노래를 들으며 자유를 갈망하였다고 한다. 그러다 1980년 존 레넌이 사망한 후, 몰타 대사관의 벽에 그를 추모하는 노랫말과 그림을 그리며 자유를 갈망하였다. 물론 대사관은 치외법권 지역이라 직접적인 단속은 할 수 없어 많은 낙서들이 생겼고 지금도 자유와 평화를 상징하는 낙서는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여담으로 존 레넌은 여기에 와본 적이 없다고 한다.

존 레넌의 벽과 음악가

개인적으로 이렇게 나라와 건축물들에 서려있는 역사를 듣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겉모양에 매혹되더라도 거기에 서려있는 역사를 모르면 기억이 오래가지 않기 때문이다. 역사를 들으면 상상하게 되고 상상하게 되면 기억하게 된다. 마치 아름다운 꽃도 그 꽃 이름, 꽃말 그리고 거기에 얽혀있는 전설들을 알게 되면 그 향기를 더욱 오래 기억하게 되는 것처럼.

팁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까를교에서 연주하는 길거리 음악가의 음악을 감상하였다. 오렌지색 노을이 프라하 성을 붉게 물들이고 쌀쌀해진 바람이 피부를 스친다. 그리운 느낌, 낯선 멜로디가 신비한 분위기로 까를교를 적혔다. 그 분위기에 취해 친구는 길거리 음악가의 음반을 샀다. 지금도 그 CD를 MP3로 추출하여 가끔 듣고 다닌다고 하였다.

스카이 다이빙을 하러 갔던 친구들도 숙소에 도착하고, 우리는 체코에서의 마지막 밤을 숙소의 다른 여행자들과 함께 맥주파티를 하며 보냈다. 각각의 살아온 이야기, 여행에서 느낀 이야기 그리고 함께 할 수 있는 이야기. 여러 이야기로 우리 체코 여행을 갈무리하였다. 다녀온 지 2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 그 순간 그 추억을 회상하면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까를 교에서 보았던 오렌지색 노을을 상상하며 여행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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