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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현모 Oct 05. 2017

언주쓰로 알아는 나쁜 글쓰기, 나쁜 토론, 나쁜 리더

언주쓰는 좋은 반면교사라능.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쓸까 내지 어떻게 하면 좋은 토론을 할지에 대한 책은 정말 많다. 하지만 좋은 방법을 통해 수준 높은 토론과 글을 쓰는 것보다, 하지 말아야 할 최악의 것들을 피하는 게 더 쉽다. 못해도 중간만 가자는 조상의 명언을 잊지 말자. 오늘은 이언주 의원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쁜 글쓰기와 나쁜 토론 자세를 배워보자.



멍청하면 사실 확인이라도 하자!


이언주 의원은 지난 10월 2일 페이스북에 “지금처럼 나라 운명이 풍전등화인데 막대한 혈세 들여 불꽃축제하며 흥청망청하는 게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고 적었다. 세상은 넓고 능력자는 많지만,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우리는 능력자보단 평범러에 가깝다. 평범러가 글로 똥을 싸지 않기 위해선 최소한의 사실 관계는 파악해야 한다. “민방위 훈련도 하지 않는다”라는 말도 틀린 감이 있다. 미싱은 돌고 돌듯이, 우리네 예비군 훈련도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다. 오버하지 말자. 안타깝게도 이 의원의 발언은 사실관계부터 틀렸다. 한화가 주최하는 불꽃축제가 언제부터 혈세가 되었는가 묻고 싶다. 이언주 의원의 월급은 국민의 세금이지만, 한화의 불꽃은 우리의 세금이 아니다. 재능이 없으면 노력이라도 하고, 알지 못하면 알기 위한 노력이라도 하자. 


과장하지 말고, 주장의 논리성을 확인하자.


“지금처럼 나라 운명이 풍전등화인데...”, “모든 건 사회구조 탓, 남 탓이고” 는 문단의 통일성을 저해하고 논리 구조를 망가뜨린다. 쓸데없는 과장은 독자의 미간을 찌푸리고, 국회의원으로서 최소한의 자질이 있나없나 의심하게 만든다. 꿈을 깊게 꾸면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헷갈리는데, 이언주 의원의 글을 보면 저 사람이 사법고시는 어떻게 뚫었나 헷갈린다. 아니, 사법고시 어려운 시험 아니었나요? 나라 운명이 풍전등화인데 저런 똥글을 싸는 걸 보면, 풍전등화가 아닌가보다. 아, 불꽃축제를 즐기는 사람이 사회구조를 탓하고 남을 탓한다는 근거도 없다. 과장은 할 대로 하고, 근거는 아예 없으니 논리성이 없다. 


허수아비는 때리지 말자.


“이런 와중에도 해외여행 가는 사람들로 인천공항은 인산인해를 이루네요” 라고 하는 이언주 의원이다. 공항에 가서 “와 해외여행 가는 사람 많네” 라고 말하는 것만큼 쓸데없는 소리가 없다. 대학교에 가서 “와 대학생들 많네” 내지 여의도 국회의사당 가서 “와 국회의원 많네” 라고 하는 소리랑 같지 않는가. 또 하나 문제는, 북핵과 해외여행의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임금을 체불해도 공동체를 위해 말하지 않았다는 조선식 공동체 의식을 자랑한 이언주 의원인데, 왜 해외여행 가는 국민에겐 공동체 의식을 발휘하지 않는지 궁금하다. 공동체 의식을 발휘하기는커녕 북핵과 관련해 허수아비 치기를 시전하니 참 당황스럽다. 공동체를 위해 가만히 입 다물고 키보드에 손을 떼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틀렸으면, 인정하자. 


앞서 보았듯이 이언주 의원의 페이스북은 사실 관계도 틀렸으며, 논리 구조는 엉망이고, 허수아비마저 때린다. 이쯤 되면 이게 글인지, 똥인지, 헛소리인지, 개소리인지, 삽소리인지 헷갈린다. 사비로 폭죽 때리는 한화도 갑자기 욕먹는 세상인데, 세금으로 월급받는 사람이 이런 짓을 하니 무두질 당해야 마땅하다. 


아, 그런데 틀린 것도 인정하지 않는다. 사실관계가 틀렸다는 댓글이 달리자 이언주 의원은 퍼온 댓글이라면서 한화의 불꽃축제와, 최순실 및 박근혜와 김대중 및 노무현을 엮는다. 이언주 의원이 부산 출신이라는데, 정말 스까는 거 좋아하시는 거 같다. 여윽씨 스까국 출신. 


문제는, 본인이 틀린 걸 인정하지 않고 자기 성을 못 이기고 댓글을 쓴 모양새란 점이다. 좋은 글을 쓰거나, 합리적 토론을 하는 사람의 자세가 아니다. 국회의원으로서 보여 주어야 할 최소한의 교양도 아니다. 심보난 어린 아해의 심술과 같은 댓글인데, 결국 본인의 썽을 못이기고 심술통에 담긴 몽니를 그대로 부린 것이다. 의원님. 그라믄 안돼유~ ~


성인이면, 국회의원이면 제발 본인의 말에 책임을 지시고, 잘못 말했으면 인정하고 정정을 하면 되고, 타인에게 피해를 줬으면 사과를 하면 되는 건데 왜 심술을 부리는지 모르겠다. 너무햇너무햇 ᕙ(•̀‸•́‶)ᕗᕙ(•̀‸•́‶)ᕗ


꼬리 자르지 말자. 그거, 정치질이다.

이언주 의원이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이나, 합리적 토론을 하는 사람이나 교양 있는 국회의원이 아니란 점은 내가 잘 알겠다. 그런데, 리더로서도 최악이다. 이언주 의원은 오늘 본인의 글에 쓴 댓글이 사실 보좌관에 쓰여진 거라며 본인의 의견과 관련이 없다면서 선을 그었다. 리더는 욕먹는 사람도 아니고, 정치질 하는 사람도 아니고, 팀원을 버리는 사람도 아니다. 리더는 책임지는 사람이다. 팀원에게 욕먹는 자리가 아니라 조직의 실수에 대한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근데 정작 보여주는 건 뭐다? 내 잘못 아니오~~~~~~ 역시 조선식 책임방식은 꼬리자르기다. 


나만 빼고 나쁜 놈이라는 사람은, 나는 이렇게 인사이트 있고 가치 있고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사람은 대개 나쁜 놈이다. 이언주 의원은 지금 나쁜 놈이 되기 일보 직전의 흑화 초기 상태인데, 제발 사과하는 법과 책임지는 법 좀 배웠으면 좋겠다. 잘못했으면 사과부터 하는 거고, 책임 질 일이 있으면 정치질 대신에 책임을 지면 되는 거다.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제발 사람 탈을 썼으면 사람답게 살자. 싸패인 건 자랑이 아니다. 

아, 초등학교 도덕 교과서는 서점에서도 파는데, 공동체를 위해 이언주 의원 사무실에 보내줄 수도 있다. 공동체를 위해 제발 배우시거나, 함께 해서 더러웠으니 제발 꺼져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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