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현모 Aug 31. 2018

Vox의 Borders가 성공한 이유

잘 만들었으니까요.

Vox를 진짜 좋아한다. 가장 좋아하는 뉴스 브랜드가 뭐냐고 물으면 바로 튀어나올 정도로. 뉴스에 브랜드를 느낄 만큼 가치있는 콘텐츠다.



최근 복스는 보더스라는 다큐를 냈는데, 이게 페북에 적잖이 공유됐다. 다큐를 간략하게 설명하면 전세계의 1) 주요 국경을 2) 그곳을 알지 못하는 PD가 그곳의 이야기를 담는다. 이 영상을 기획한 PD는 독자의 참여를 주요시하고 본인이 해당 국경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게 이 콘텐츠의 장점이라고 했다. 백인이 해당 지역에 낙하해서 모든 것을 말하는 기존 다큐를 피하고자 했단다 (to avoid the white-man-parachuting-into-the-natives’-land trope and more fully telling the stories of Hong Kong’s borders.) 맨스플레인 극혐이란다.


PD는 보더스가 흥한 이유가 독자만큼 본인도 모른다는 사실 때문이라고 말했다. 흔히 기존 다큐가 모든 것을 알 만한 기자가 과정을 밟으면서 설명하는 것이라면, 여기는 진짜 초행길인 사람이 자기네 뉴스를 좋아하는 현지인과 함께 퍼즐을 맞춰가는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될듯. 이미 취재한 사람이 소개하는 과정과 알지 못하는 사람이 아는 과정의 차이. 이를 15분 안에 소화해야 하니 영상은 압축적이고 인포그래픽은 효과적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독자의 관점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구글 독스를 뿌렸다. 1) 현지인에게 이야기가 있는 곳을 묻고 2) 외지인에게 궁금한 스팟을 동시에 캐치했다. 700개의 설문이 들어왔고 이를 영상에 녹여냈다.




전문가 인터뷰도 아닌 콘텐츠가 무슨 깊이가 있냐, 이게 무슨 도움이 되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보더스의 목적은 1) 설명 2) 독자 참여다. 국경을 사람으로 그려내고 싶다는 초기의 목적을 가장 잘 달성했다 (I wanted to humanize the lines on the map). 사실, 동네 사정은 복덕방 아재들이 잘 알듯이. 물론 그만큼 사전 취재를 열심히 했겠지.




좋은 익스플레인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선 결국 시청자의 관점을 잘 반영해야 한다. 근데 이걸 반영하는 과정이 부재했다. 정확히 말하면, 모바일 시대에 맞는 인게이지먼트 과정이 없던 거지. 하다못해 구글 독스, 애스크드라 있었으면 달았어야지.




여튼 보더스 사랑하세요 많이 보세요.






http://www.niemanlab.org/2018/08/explanatory-video-engagement-how-voxs-borders-series-is-humanizing-the-map-and-building-local-source-networks/


매거진의 이전글 국가 부도의 날과 콘텐츠의 윤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