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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현모 Sep 19. 2018

[뉴미디어돌아보기] 청춘씨:발아 1편 - 어쩌다, 발아

발아왕 씨:발아

으아아아악 아아아아아아아 스바아아아앙아바아아앙아아아아ㅏ아아아아아아아아아알


연세대학교 학관에서, 신촌역 국민은행 atm에서, 동국대 안에 있는 atm에서, 성균관대학교 언덕에서, 그리고 이제는 떠나간 혜지네 집에서 수십 번 외친 비명이다. 2015년 여름방학에 맞춰, 20대가 공감할 만한 1) 토익 2) 연애 3) 취업 4) 비정규직을 소재로 "ㅇ아아앙시바라앙랑람ㄴ랑ㅁ라날" 좌절하는 영상을 제작했다. 이게 시작이었다.


https://www.facebook.com/20c8a/videos/1465654330402362/



청춘씨:발아 페이지에 올라오는 초기 영상은 위와 같은 공감과 꽁트영상이었다. 크게 고민도 않았고, 저퀄리티에 병맛이어도 좋은 영상이었다. 아니, 그래서 오히려 좋은 영상들이었다. 스타트업 용어에 빗대어 보면, 정말로 린하게 시작했고 J커브를 그렸다. 어때, 이쯤되면 그럴싸한가?



조커는 왜보다 무엇이 중요하다고 했지만, 우리는 천상 왜가 중요한 사람이다. 그간 글과 카드뉴스에 몰빵하던 사람들이 왜 영상을 했을까? 일단, 페이스북이 영상을 우대하기 시작했다. 2014년 말부터 언론사가 카드뉴스를 진행했는데, 이때 사진을 우대하는 알고리즘은 서서히 저물어갔다 (명심하자, 언론사가 들어가면 고인 물이다).

그 다음은 영상이었다. 어느 정도였냐면, 네이버가 플레이리그를 만들어서 창작자를 후원할 테니까 얼른얼른 제작해서 올리라고 신호를 줄 정도였다. 이게 2015년이었고, 페북에 영상에 관심 보이던 건 그 전부터일테니까 사실 2015년 여름에 들어간 것도 늦은 일이었지.




포맷은 답이 나왔다. 그렇다면 주제였다. 25의 나는 비정규직, 기성세대에 대한 불만, 청년정치에 대한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캐릭터였다. 왜냐고? 먹히니까요. 쉽게 말해, 청년담론이 잘 먹히는 시대였다. 지금이야 단물이 다 빠졌지만 그때는 국민연금부터해서 청년 담론이 큰 화두였다. 2014년 세월호부터 시작되어 기성 정치권과 제도에 대한 반감도 극이 달했고.

https://www.facebook.com/20c8a/videos/1469930969974698/

이름을 고민하다가 술자리에서 우연찮게 한 친구가 "씨:발아 어때요?"라고 했고 그 도움 덕분에 진행함. 컨셉은 이러했다. 현모라는 씨가 발아한다! 그래서 우리 사회 청춘 A씨가 발아하고, 그 사람 자체가 발아한다는 그럴싸한 뜻에 그냥 씨발! 을 담고 싶었지. 씨발이라는 단어가 너무 지저분하다고? 우리는 통장 잔고를 보고, 학원 수강비를 보고, 면접 결과를 보고 수없이 많은 시발을 외친다.


그때 찍은 사진.


영상을 고민했으나 사진 인터뷰도 담았다. 휴먼 오브 뉴욕과 같은 컨셉이었다. 우린 웹페이지가 없었기에 페이스북용으로 사진을 찍고, 글을 담았다. 그리고 끝. 얼마나 가벼운가? 웹페이지 없이 페이스북에만 올려서 반응을 이끌자는 게 목표였고, 우리는 이 목표에 걸맞은 인력을 충당했다. 박진영, 박리세윤, 김혜지, 양수민, 이수련, 라규영, 조신 그리고 나. 영상과 사진을 크게 나누지는 않았다.


https://www.facebook.com/20c8a/videos/1476668585967603/


https://www.facebook.com/20c8a/photos/a.1465656843735444/1471880219779773/?type=3&theater


위 사진들이 꽁트 짤 예시들. 멤버 구성의 원리는 이러했다. 그건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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