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현모 Sep 21. 2018

[돌아보기] 청춘씨:발아 - 시즌 2 돌아보기

나 없으니까 더 잘되더라. 

그렇게 나는 8월 말에 캐나다로 떠나버렸다. 예정된 이별이라 아쉬웠고, 잘 돌아가고 있는 팀이라 더더욱 아쉬웠다. 박진영은 당시 교환학생 가는 나에 대한 이별편지를 적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낯부끄럽고 고맙고 그렇다. ㅂㅈㅇ은 감성충이라 우리의 활동기를 담은 사진을 인화해서 한 명, 한 명에게 다 주었다.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환상적인 피날레였다. 두목은 달랐다.


그렇게 멈추게 되는 청춘씨...인 줄 알았으나 원래 잘 되는 집은 뭐가 되어도 다르다. 시즌 2가 진행됐다. 앞서 청년실업, 청년정치, 비정규직, 최저임금 등을 시즌 1이라 칭하면 시즌 2는 교육에 집중했다. 9월부터 12월까지는 고3 입시가 진행되는 시즌이고, 20대들도 항상 교육과 관련된 이슈엔 크게 반응했기 때문이다. 정시가 좋다, 수시가 좋다, 한국 교육은 쓰레기다 등등. 2015년 기준 08학번이 27살이고 페이스북도 많이 하던 시기라서 나쁘지 않았다. 왜 08을 기준으로 두었냐면, 모든 입시시스템의 마루타였기 때문에 교육과 관련해서 민감하게 반응했거든.


난 캐나다에 있었기에 제작에 참여하지 못했다. 지금부터 진행되는 이야기는 카카오톡 및 청춘씨 팀원에 대한 관찰에서 진행된 부분.


사실, 내가 없을 때 애들 의리가 더 좋았다. 다름 아니라 술로 오지게 다져졌기 때문에. 캐나다에서도 실시간으로 음주 상황을 중계받을 수 있었다.


앞서 말했듯 시즌 2는 입시와 대학교에 집중했다. 다만, 앞서 시즌 1과 달리 시즌 2는 어려움이 있었다. 구성원이 대부분 입시 교육을 끝낸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입시를 넘어 대학까지 포함해야 했다. 여기서 말하는 대학은 입시 경쟁 그리고 지방대학교였다. 


특히, 상위 20% 좋은 학교에 간 친구들도 "저희 지잡대예요"라고 말하는 현실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들을 향한 손가락질이 아니라 이 경쟁상황에선 누구나 패배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


물론, 입시를 이야기하기 위해선 10대의 공감을 먼저 사야만 했다. 또한 10대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20대의 공감도 사야했다. 여러 키워드가 나온다. 교복, 수능, 학원, 주사 등등.


https://www.facebook.com/20c8a/videos/1491138367853958/


입시 이외의 콘텐츠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흥한 콘텐츠 중 하나는 범근씨의 국정교과서 영상이었다. 앞서 말했듯 우리를 비롯해 범근씨는 패러디와 꽁트에 유난히 강점이 있었다. 철저한 극연기보다 다소 어설프더라도 피식 웃음이 나오는 꽁트 말이다.


https://www.facebook.com/20c8a/videos/1493436424290819/



범근씨 연기력은 그때도 지금도 대단했다. 진영 왈 "범근씨 카메라 슛만 들어가면 눈빛이 달라져"


이런 패러디짤도 만들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 시의성 있는 이슈를 중심으로 다루며 패러디물을 제작하되, 우리가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는 유지했다. 이걸 투트랙이라고 부르기엔 어렵다. 어차피 우리의 채널은 청춘씨:발아 페이지 하나였고, 모든 콘텐츠가 씨:발아라는 슬로건에 걸맞았기 때문에 브랜딩은 훌륭했다. 그냥 빠따 하나에 철사가 붙고, 압정이 붙는 형식이었다.


우리 것 중에 가장 자랑스러웠던 콘텐츠는, 이것.


https://www.facebook.com/20c8a/videos/1494327130868415/


타노스보다 리세윤이 먼저다.


그렇게, 내 교환학생과 청춘씨 시즌 2가 끝났다.

매거진의 이전글 [돌아보기] 청춘씨:발아 - 시즌 3 돌아보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