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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현모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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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현모 Dec 06. 2018

건강.

건강 상태가 정말 안좋았다. 한 여름부터 아슬아슬했다가 저저번주에 터짐. 홍채염 증상이 올라오고 무릎을 넘어 고관절에 염증이 생긴 듯 제대로 걸을 수가 없어 카이저소제처럼 걸었다. 아파서 잠도 못잤으니. 어느 정도였냐면 멜라토닌 3알 먹고도 아파서 무슨 티비엔엔젤스 왕배형 3벌떡하듯이 벌떡벌떡 일어남. 지금도 입술이 터져서 화끈한데 그래도 증상은 나아졌다.


요즘 몸상태가 최악이다. 지지난주부터 으슬대더니 지난 일요일을 기점으로 몸이 터졌다.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놈이 다시 커졌다. 얼마나 심해졌냐면 구부정한 자세로 카이저소제마냥 오른 다리를 절었다. 짝다리가 문제인가 싶어 정자세로 서니 골반이랑 무릎이 뒤틀린 것마냥 아파 죽었다. 자연스레 오른 다리를 앞으로 내세워야만 편하게 설 수 있었다.


면역력이 약해지니 통증이 엄습해왔다. 1알만 먹어도 꿀잠행이던 수면유도제를 3알씩 먹어도 아파서 두어 시간에 한 번씩 깼다. 입술은 바짝 말랐고 손 끝 감각은 무뎌졌다. 도저히 통근길을 버틸 수 없어 택시를 탔다. 정자세로 앉아 눈을 감고 땀을 흘렸다.


염증수치는 연중 최고 수치를 찍었다. 코스피 연동인가.


스트레스 받지 말고 워라밸 좋은 직장을 가져야 한다는 게 의사쌤이 그동안 한 말이었다. 언제 어떻게 증상이 악화될지 모르니 약은 꾸준히 먹고 한 달에 한 번씩 꼭 그 주사를 맞으라고. 올해는 큰 아픔없이 지나가는 줄 알고 방심했다. 약은 자주 걸렀고 주사도 안 맞았다. 5월 이후로 이 핑계와 저 핑계로 병원에 가지 않은 과거의 나를 줘패고 싶었다. 아파서 일정에 참여하지 못하겠다고 하니 괜찮냐고, 몸 신경쓰라는 친구들의 톡이 위로가 되었으나 자꾸 건강을 핑계 삼아 내 바람에 비겁해지지 않아지는가 의심스러웠다.


아프면 퍽이나 외롭고 쓸쓸해진다. 새벽에 진땀흘리며 일어나 다시 수면유도제를 먹고 누워도 별반 다를 게 없다. 하루에 한 알 먹으라는 진통제를 세알씩 먹어도 별 차도가 없는 아픔처럼 아플 때 느끼는 외로움은 답이 없다. 그저 퍼질러 자고 쉬는 수밖에.



그나저나 어제 루프를 기점으로 부활해서 오늘은 빨빨대고 잘 다녔는데 눈알 빠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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