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하기 위한 용기
우리 반의 학생 A에 관한 이야기이다.
학기 초 학생 A의 첫인상은 굉장히 어두웠다.
어딘가 눈치를 보는 듯한 시선.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서 노는 모습. 수업에 참여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모습.
나는 왜인지 학생 A가 계속 눈에 밟혔다.
하루는 중간놀이시간에 혼자서 자리에 앉아있길래 내가 가서 물었다.
“왜 친구들이랑 안 놀고 혼자 있어?”
멋쩍은 웃음과 함께 한참을 머뭇거리다 학생 A가 대답했다.
“친구들이 자기들끼리만 놀러 가버렸어요”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학생 A가 왕따를 당하고 있나 싶을 것이다.
하지만 교실에서 지켜본 나로서는 분명히 왕따는 아니었다. 분명 다른 친구들도 학생 A를 싫어하지 않았다. 같이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보았고, 옆에서 많이 챙겨주는 친구들도 있었다.
나는 궁금했다. 친구들에게 뭔가 잘못한 게 있는 걸까? 그래서 미안한 마음에 다가가지 못하고 있는 걸까? 그래서 학생 A에게 물었다.
“다른 친구들한테 잘못한 거 있어? 그냥 같이 가서 놀면 안 돼?”
“잘못한 건 없는데 그냥 제가 따라다니는 것 같아서 싫어요”
학생 A는 분명 다른 친구들과 함께 놀고 싶었다. 다만 다른 학생들이 먼저 자신에게 다가와서 놀아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다른 학생들은 놀 생각에 정신이 없었고 학생 A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릴 여유 따윈 없었을 것이다.
학생 A에게 말했다.
“친구들이 언제나 먼저 찾아와 주는 건 아니야. 네가 먼저 다가갈 줄도 알아야 하는 거야. 그걸 따라다닌다고 생각하면 안 돼. 따라다니는 게 아니라 함께 다니는 거야. 친구사이에 누가 누굴 따라다닌다는 말은 맞지 않아. 그냥 함께 다니는 것뿐이야. 그리고 네가 놀고 싶어 하는 그 친구들도 선생님이랑 똑같이 생각할 거야.”
내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아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학생 A의 표정은 어두웠다.
“A야 선생님이 너에게 과제를 하나 내줄게. 앞으로 쉬는 시간이 되면 네가 놀고 싶은 친구들과 무조건 함께 다녀. 좋든 싫든 계속 같이 있어. 그냥 그렇게 해봐”
처음 며칠간 학생 A는 여전히 교실에 혼자 있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강요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서 나는 좀 더 기다려보기로 했다.
그리고 며칠이 더 지나자 점차 쉬는 시간에 다른 친구들과 웃고 떠드는 학생 A를 볼 수 있었다.
지금은 학생 A의 밝은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리고 친구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 대견스럽기도 하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학생 A가 왜 그렇게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것을 힘들어했는지 알 것도 같다.
하지만 이유가 무엇이든 학생 A는 분명 수많은 고민 끝에 친구들에게 다가가기로 마음먹었을 것이다.
나는 그 마음을 칭찬해주고 싶다. 그리고 용기 내어 친구들에게 다가갔던 발걸음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학생 A는 분명 훗날 용기가 필요한 순간에 지금의 경험을 떠올리며 다시 한번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을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