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산제(始山祭)

시산제(始山祭)

by 바른



산악회에서는 일 년에 한 번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안전산행을 기원하는 제사를 드린다.

산신제(山神祭) 혹은 산제(山祭)라는 말이 우리의 전통 용어라고 한다.

대한민국의 민속신앙은 역사가 깊다. 시골마을 어디를 가거나 볼 수 있는 서낭당은 사람들의 의식 속에 깊이 자리 잡은 무속신앙의 존재를 말해 주고 있다. ‘서낭’이라는 말의 어원은 ‘山王’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山王’은 즉 산신령을 말한다.


서낭당은 사람들의 소망과 믿음이 깃든, 하늘과 땅 사이를 이어주는 기도의 장소이다. 불교와 기독교 등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에 자리 잡고 있지만, 그 뿌리는 결국 민속신앙에 닿아있다고 보아야 한다.


우리나라 지형의 특징은 평야보다 산이 많은 나라이다. 야산으로부터 높고 넓은 큰 산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다. 집 밖으로 나가면 바로 옆이 산이고 자동차를 타고 한참 지나가도 역시 산이다. 등산을 취미로 시작하고부터, 내가 사는 동네 주위에 그렇게나 많은 산들이 도열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200~300m 되는 산들도 모두 각자의 이름을 가지고 있어서, 서로 다른 환경 하에서 각자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우리 동네 바닷가(월포해변) 가까이에 용산(龍山)이라는 산이 있다. 나도 처음 들어보는 이 산에서 금년에 산악회에서 시산제를 지낸다고 하였다.

등산 시작한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고산 등반 중에 산악인이 조난당하였다는 정보는 대중매체에 자주 오르내려서 알고 있다.


등산은 건강을 위하여 하지만, 위험할 수도 있는 운동이다.

사실 깊고 높은 산일수록 기후가 변화무쌍하여, 한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정상에 더욱 가까워질수록 한발 한 발을 신중하게 내디뎌야 하고, 어느 경우에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순간이 있다라고 하면 너무 과장된 표현일까.

등산을 위해서 기본체력은 필수조건이다.

특히 하산 길에 사고가 발생하므로 집중을 요구한다.

등산은 모험심이 필요하고 인내심을 요구하며, 과감성도 때로 필요로 한다.

높은 산을 정복하여 본 산악인은 그 산을 관할하는 산신령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되어 있다.


용산은 높이가 190m 정도 되는 낮은 산이며, 등산코스를 한 바퀴 도는데 두 시간 남짓한 트레킹 하기 딱 좋은 산이다.


회원들 사이에 농담이 오가다가, 산신제 지낼 시간이 다가오며 엄숙한 분위로 바뀌었다. 제사 지낼 때에 웃고 떠드는 한국인은 없다.


질서 정연하게 짜인 순서대로, 모두의 마음과 정신을 모아서 눈에 보이지 않는 신령님께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하며 각자 큰 절을 올렸다. 금년의 산행 도중에 사고가 없기를 모두가 마음을 모아 기원하였다.


하산 길에 큰 도로가 가까워질 때쯤, 나무가 없는 비탈길에 매우 큰 검은 돌이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고인돌 유적지라고 알림판에 기록되어 있었다.

고인돌 이라 하면 문자로 기록되기 역사 이전에, 선사시대에 인간이 살았던 흔적이 아닌가. 단순히 추측하건대 이곳이 사람 살기에 적합한 장소인 것만은 확실하다.

바다가 가까워서 해산물 채취가 용이하였을 장소라고 추측된다.


전 세계적으로 고인돌의 숫자가 한반도에서 가장 많이 뱔견 된다고 한다. 아마도 한반도가 에전부터 사람들이 거주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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