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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쭈야 Oct 14. 2022

우리동네 사람들

#12 배달 라이더

 바쁜 한 주를 보내고 금요일이 왔다. 이상하게 금요일은 집밥을 먹기가 싫어진다. 고생한 한주에 대한 보상심리라도 생기는 것일까 나는 핸드폰을 꺼내 들고 배달앱을 통해 뭘 시켜먹을까 보던 중 ‘불금에는 치맥이지~’하며 치킨을 주문했다.      



  캔맥주를 사기 위해 현관을 나섰다. 저녁 시간이라 엘리베이터는 사람들을 실어나르느라 분주했다. 1층에서 문이 열리니 헬멧을 쓰고 있는 배달 라이더 두 분이 보였다. 한 손은 아파트 주민이 주문한 음식물을 들고 있고 다른 한 손은 다음 콜을 받기 위해 열심히 핸드폰만 쳐다보고 있었다. 보통의 직장인들은 업무를 마치고 편히 휴식을 취하려는 시각이지만 라이더들은 가장 바쁜 시간이다. 


 우리나라만큼 배달문화가 잘 발달 된 곳이 있을까? 오래전부터 배달서비스를 즐기던 사람들은 배달 플랫폼마저 생겨 더욱 편리해졌고,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배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배달 라이더는 하나의 직업으로까지 정착되었다. 그들은 더 빨리 더 많은 콜을 받기 위해 늘 바쁘다. 1인당 1일 평균 60건의 배달을 한다고 하니 입이 떡 벌어진다. 열심히 하는 만큼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지만 온종일 도로 위의 업무다 보니 사고의 위험성에 늘 노출되어 있다.     


 배달주문은 주로 점심, 저녁, 야식시간에 집중되어 있어 그 시각 라이더들은 핸드폰에 눈을 떼지 못한다. 주행 중에도 다른 콜을 잡아야 하고, 더 유리한 배달코스를 짜기 위해 머릿속은 늘 시간과 이동경로를 계산 중이고, 이렇게 콜을 잡으면 이제 고객과의 시간을 잘 맞추기 위해 몸은 또 바빠진다.  


 배달 예정시각이 넘어갈 경우 고객이 음식을 취소하게 되면 자비로 음식값을 물어줘야 하기 때문에, 빗속에 운전하다 미끄러져 다친 와중에도 배달이 늦어지면 어쩌나 걱정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니 자본주의의 노예가 된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서비스로 자가 배달하던 상가들도 이제는 대형 배달대행업체를 끼지 않으면 배달주문도 받기 힘든 구조가 되어버렸고 음식점 사장님이나 라이더님들이나 직접 고생하며 일하는 사람은 따로 있는데, 거대 자본력으로 무장한 거대기업은 크게 힘들이지 않고 수익창출을 하고 있으며 그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이륜차 사고는 너무나 위험해서 목숨이 희생되거나 보행자들 또는 다른 차량에게도 피해가 될 수 있다. 교통법규 잘 지키고, 안전 운전하면서 일을 하셨으면 좋겠다. 소비자인 우리는 폭우 등의 기상악화 상황에서는 배달을 자제하고, “빨리 빨리” 문화 보다는 조금 더 느긋하고 여유롭게 살아가는 우리가 되면 좋겠다. 왜나하면 자본주의 속에 살고있는 우리지만, 그 속에서 희생하는 이는 누구의 가장이며, 누구의 자식이며, 우리의 가까운 이웃이니까... 아직은 마음 따뜻한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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