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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ㅎㅈㅎ Jan 31. 2019

02_02. 모지코의 에어컨 원정대

2015년 8월 8일, 일본 모지코

여름의 모지코.

'휴가를 온 것이 맞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의 실로 엄청난 더위였다.

일본의 여름이 덥다고는 하나, 이렇게 그늘 하나 없는 곳에서 더위와 이토록 싸우게 될 줄이야.


다행스럽게도 우연히 들어간 (舊)모지 세관은 안락한 소파와 빵빵한 에어컨이 있었다.

다음 여행을 위한 체력을 보충하기 딱 좋은 공간이었다.

약간의 과장을 보태면,

100여 년 전에 모지세관이 모지코 무역의 중심이었다면 

100여 년 후 여행자인 우리에게는 힘의 중심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야끼카레를 먹고, '모지 세관'에서 디저트를 의논했다.

밖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모지 세관'에서 사진 구경을 했다.

바나나맨들과 사진을 찍고, '모지 세관'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바나나같이 퍼져있었다.

쇼핑을 하고, '모지 세관'에서 서로의 물건을 구경했다.


2015년도 여름의 모지코 하면,

끝이 없을 것 같던 더위와 모지 세관만 떠오르는 것은 그 탓일 것이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것은 또 그것대로 괜찮았던, 그런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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