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사토리 세대 안의 두 사고방식에 대해 알아보자-2

나는 위에서 정리한 사토리 세대의 특징들이 모두 하나로 꿰어진다고 본다. 즉 그들은 필요 이상으로 소비하지 않기 때문에 자동차나 명품에 흥미가 없으며, 술을 마시지 않으며, 해외여행에 관심이 적으며, 연애에 담백하다. 다시 말해서 자동차나 명품, 술이나 해외여행 등은 그들의 필요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들의 이 같은 성향은 사실 별로 색다를 것도 없다. 왜냐하면 우리 주변에 자동차를 필요로 하나 명품을 필요로 하지 않는 남자, 명품을 필요로 하나 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여자들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저 4가지를 모두 ‘필요’의 대상으로 여기는 사람들은 뜻밖에 많지 않으며, 사토리 세대를 포함한 합리적 인간들은 각자 필요로 하는 대상은 다르지만,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 이외에는 사실상 소비하지 않으며 살고 있다는 분석이 더욱 현실적인 것 같다.

그렇다면 너그러운 어른이 되고 싶다는 그들의 포부는 상기한 내용과 무슨 관련이 있는가? 내가 보기에, 그들의 생각은 다음과 같다. 즉 그들이 만약 필요 이상으로 소비하기 위해서는 다시 무한경쟁을 통해서 상대방에게 너그럽지 않은 삶을 살아야만 한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무한경쟁을 해보았자 행복하지 않다는 점을 ‘깨달았으며,’ 경쟁을 통해 상대방에게 잔인해지기보다 차라리 자기 자신의 현재 삶에 만족하면서 상대방에게 너그러운 편이 행복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따라서 그들은 현재의 삶에 만족하면서 행복함을 느끼고, 필요 이상으로 소비하기 위해 상대방과 경쟁하는 대신 상대방에게 너그럽고자 한다. 따라서 나는 사토리 세대의 기본적인 사고방식이 어쩌면 현대의 물질만능주의와 무한경쟁주의를 해소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사토리 세대 안에서도 또 다른 여러 가지 폐해들을 본다. 가령 상기한 아사히신문 기사에는 도쿄도 내에서 의류판매업에 종사하는 코바야시 에이지(小林栄治)씨가 20대의 젊은 직원들이 시키는 일 이상은 하려 들지 않고, 높은 목표를 지니려는 패기 또한 없다고 걱정하는 모습이 나온다.

만일 사토리 세대가 흔히 알려진 바와 같이 미래에 대한 일체의 희망을 버리고 현재 주어진 일에만 안주한다면, 그들의 인생은 그들이 자신의 입으로 이야기하는 것과는 달리 그다지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사토리 세대들이 진정 자기 논리에 충실하고자 한다면, 타인의 시선 때문에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을 하는 대신에 오직 자신이 좋아하는 일만을 할 것이며 이에 따라 시킨 일을 잘 해낼 뿐만 아니라 보다 독창적인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무척이나 패기 넘치게 살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만일 그들이 타인에게 끌려 다니지 않고 오직 자기 자신에만 충실할 경우, 안일하게 살기보다 오히려 고흐와 같이 불꽃처럼 살 것이다. 만약 그들이 아무렇게나 되는 대로 안주하며 살아간다면, 그들은 결코 자기 자신에 충실하다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자기 자신에 충실한 사람은 결코 대충 살려 들지 않으며, 결코 무기력증에 빠져들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이 연애에 담백하다고 말할 때, 나는 한국의 삼포 세대가 겹쳐 떠오른다. 삼포 세대는 경제 사정으로 인해 연애와 결혼 및 출산을 포기한 세대를 이른다. 정상적인 결혼 및 출산의 시작은 연애이기에, 결국 삼포 세대의 핵심은 “연애하려니 돈이 없네. 돈 없어서 연애 못하겠다.”이다.

나는 사랑하는 데에는 큰 돈이 필요치 않으며, 진정 사랑하는 두 사람은 그 사랑을 위해 ‘합리적 소비’를 할 것이라 생각한다. 다시 말해서 삼포 세대가 자신의 합리적 소비성향을 자신의 삶 속에서 일관되게 유지한다면, 그들은 돈이 있으면 있는 대로 돈이 없으면 없는 대로 사랑할 것이다. 남녀 커플은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소비할 것이며,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사랑이므로, 자신들의 사랑에 필요한 돈을 자신들의 소득 수준에 맞춰서 소비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행복인데, 사랑만큼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의 젊은 남성들 가운데 상당수가 모태솔로를 자처하며 처음부터 연애를 포기하는데, 그 이유는 주로 경제사정이다. 그리고 이 문제에 관해서 일본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나는 사토리 세대가 만일 인생의 모든 것들에 대한 기준을 돈으로만 삼아서, 미래의 경제사정이 나아질 리 없으므로 미래 또한 나쁠 것이 분명하다고 여긴다거나, 연애를 하고 싶지만 돈이 없으니 당연히 연애는 못한다고 결론한다면, 결국 그들 또한 돈의 노예이기는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그들이 그와 같은 착각으로 인해 단 한 번밖에 없는 소중한 인생을 망치기를 결코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의 생각이란 정말로 미묘해서, 까딱 잘못하면 올바로 생각하다가도 금방 잘못 생각하곤 한다. 나 또한 이와 같은 착각으로 인해 많이 고민했고, 부족하나마 항상 자신을 돌이켜 반성하려 노력한다. 이 때문에 나는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사토리 세대를 포함한 모든 인간의 두 가지 사고방식인 능동적 사고와 수동적 사고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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