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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맞춤형 16:8 간헐적 단식(소식)

○ 1학기 대학 강의가 끝나고 다소 여유가 있어, 예전에 즐겨 읽었던 식이요법 관련 책들을 다시 꺼내어서 읽어보고 있습니다. 하비 다이아몬드의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 <나는 질병 없이 살기로 했다>, 더글라스 그라함의 <산 음식, 죽은 음식>, 존 맥두걸의 <어느 채식 의사의 고백><맥두걸 사의 자연식물식>, 콜드웰 에셀스틴의 <지방이 범인>, 콜린 캠벨의 <무엇을 먹을 것인가>, 임동규의 <내 몸이 최고의 의사다> 등은 주로 육식을 멀리 하고 채식 위주의 식단을 권합니다. 물론 학자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습니다. 더글라스 그라함은 과일식을 강하게 주장하는 학자로서 치즈나 버터 등의 유제품도 일체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외에 견과류의 섭취도 권장하지 않으며, 쌀이나 밀 등의 녹말류도 그다지 추천하지 않습니다. 반면에 존 맥두걸 박사는 녹말 위주의 자연 채식을 권장하지요. 존 맥두걸 박사는 더글라스 그라함의 과일식을 비판했으며, 그라함 또한 그에 대해 반론을 펼친 바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vrRnRI5Ms34

○ 더글라스 그라함의 <산 음식, 죽은 음식>은 2020년이 되어서야 한국에 번역되었으며, 생식(raw food)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과일식을 주로 하시는 분들 가운데 구체적으로 얼마만큼의 양을 드셔야 하는지 망설이시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사실 더글라스 그라함의 입장은 분명합니다. 포만감을 느낄 정도로 무척 많이 먹어야만 합니다. 하지만 상기한 학자들은 "살 빼는 방법"이 아닌 "평생토록 가져가야 할 건강한 식습관"을 개발하여 추천했던 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양한 방법들을 "살 빼는 수단"으로 여깁니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권장량보다 적은 칼로리로 식단을 꾸리고, 결국에 가서는 건강을 해치고 맙니다. 참고로 과일식을 강하게 주장하는 더글라스 그라함의 경우, 점심 식사로 바나나 스무 개를 먹습니다. 그가 60세가 넘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저와 같이 많이 먹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점심때 최소한 10개 이상의 바나나를 먹어야 오후 내내 공복감 없이 지낼 수 있더군요. 만약 바나나 10개를 먹는 것이 지나치다고 여기시는 과일식 애찬론자가 있으시다면, "제대로 된 과일식"은 우리의 상식보다 훨씬 많은 양의 과일 섭취를 요구한다는 점을 더글라스 그라함의 실제 사례를 통해서 이해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sUI1mnPuhM  

○ 반면에 앞선 책들과 반대의 경우로 가는 식이요법 또한 없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데이브 아스프리의 <최강의 식사>일 것입니다. 방탄커피의 창시자이자 바이오해커로 활동 중인 억만장자 데이브 아스프리는 최근에는 <슈퍼 휴먼>이라는 책을 내놓기도 했지요. 그런데 그가 <최강의 식사>에서 "저탄고지" 식이요법도 최선의 선택이 아니라고 말한 점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저탄수화물 식이요법과 고단백질 식이요법을 모두 시험해 보았으며, 그 결과 건강을 크게 해쳤다고 말합니다. 그는 적당한 양의 "고품질" 단백질과 "고품질" 지방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고품질이란 자연에서 방목하여 풀을 먹여 키운 소고기나 양고기, 그리고 그로부터 나온 버터 등을 의미합니다. 그는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 음식들에 고품질과 저품질의 등급을 매겨서 제시했는데요, 저품질의 지방이나 단백질을 먹어서는 "최강의 식사"를 이룰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저탄고지" 식이요법에서도 중요한 것은 "고품질"의 식단입니다. 또한 데이브 아스프리는 자신의 식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채소"라고 분명히 말합니다. 그는 과당을 지나치게 많이 포함한 과일의 섭취에는 부정적이지만, 채소는 먹을 수 있는 만큼 많이 먹으라고 권합니다. 가령 그는 FDA가 정한 하루 1인분의 채소량보다 무려 6배에서 12배 많은 분량의 채소를 하루에 섭취하라고 권합니다. 흔히 근육을 키우는 남성들은 저탄고지 식이요법을 하면서 채소를 등한시합니다. 탄수화물을 낮추고 지방을 높이는 데에만 신경을 쓰지요. 게다가 근육 성장을 위해서 데이브 아스프리가 절대 권하지 않을 고비율로 단백질을 섭취합니다. 공장에서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단백질 보충제는 어느 영양학자도 권하지 않는 바입니디만, 세간의 저탄고지 식이요법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또한 많은 여성들은 "저탄고지" 식이요법을 "살 빼는 수단"으로 여겨, 방탄 커피를 챙겨 마시고 탄수화물을 피하며 고단백질 고지방의 식단을 유지하지만, 결국 지나치게 저칼로리 위주로 식단을 구성하여 건강을 해치고 맙니다.

일본의 의사인 후지타 고이치로는 <늙지 않는 최고의 식사- 50세부터는 고기가 약이다>라는 책에서 40대까지는 채식 위주의 소식 식단을 유지해도 괜찮지만, 50세 이후로는 반드시 육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는데, 세대 별로 식단의 변화 필요성을 강조한 데에는 매우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 한편 아침을 거른 16:8 간헐적 단식을 주장한 책들도 적지 않습니다. 마쓰이 지로의 <아침밥 절대로 먹지 마라>는 제가 브런치에서 이미 다룬 적이 있습니다. 나구모 요시노리의 <1일 1식>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지요. 그는 kbs <생로병사의 비밀>에도 출연한 적이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p9dvRoUtuQ 


그렇다면 무엇이 가장 올바른 식단일까요? 세계 최고의 권위자들이 내놓은 방법들이 정반대를 가리키고 학자들 간에도 머리 끄덩이를 붙잡고 싸우는 이 전쟁터에서, 우리에게 가장 맞는 식단은 무엇일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생각합니다. "내 몸을 기준으로 내게 가장 맞는 식단을 찾아내야 한다"라고 말입니다. 어찌 보면 너무나 뻔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절대 뻔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가령 육식을 완전히 끊은 채식 위주의 식단을 꾸리는 채식주의자들 가운데 건강 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남들이 보는" 페이스북이나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는 "너무나 건강하고 활기찬 사진"만을 올리는 경우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남들을 속일 수는 있어도 자기 자신을 속일 수는 없습니다. 또 자기 자신을 속여봐야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저는 평생 채식을 하는 것이 나쁘다거나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실제로 그렇게 평생을 사셨던 분들도 적지 않고요. 정말로 채식이 체질에 맞는 분들이 많이 있으시죠. 하지만 문제는 매 끼니마다 자신의 몸 상태를 점검하는 과정이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종교적이나 윤리적 신념 또는 남들에게 지기 싫다는 승부욕으로 인해서 채식을 고집하는 경우가 분명히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육식만을 고집하는 극단적인 경우에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 제 경우에는 서로 입장을 달리 하는 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내용을 우선적으로 받아들이되, 그 외에는 제 몸을 끊임없이 점검해나가면서 "사회생활까지 고려하여" 식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신체 상태가 변화하면서 식단 또한 변화할 수 있으므로, 현재의 방법을 고집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남들을 설득시키기 위해" 식단을 만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럴 전문성 또한 없고요. 다만 원칙과 우선순위는 있어야 하겠죠. 제가 식단을 꾸리는 이유는 체중감량이 아닌 건강하고 활기찬 삶의 지속가능한 영위입니다. 그리고 하비 다이아몬드가 갈파했듯이, 인간은 음식을 소화 흡수 배출하는데 가장 많은 에너지를 씁니다. 이 때문에 어떻게든 한정된 에너지를 소화 흡수 배출에 최소한으로 쓰도록 식생활을 짜고, 나머지 에너지로 기운 넘치는 삶을 영위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 제가 현재 가장 준수하고자 노력하는 룰은 "16:8 간헐적 소식"입니다. 2016년 노벨 의학상은 "오토파지 이론"에 돌아갔고, 2017년 노벨 의학상은 "생체 시계 이론"에 돌아갔습니다. 전자의 경우, "단식"을 통해 우리 몸은 낡은 세포를 재활용하여 사용하고 이에 따라 노폐물을 효과적으로 처리한다는 사실이 분명해졌습니다. 또한 후자의 경우 우리 몸에는 분명히 반복적으로 돌아가는 생체 시계가 있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저는 적어도 제 몸을 기준으로 했을 때, 하비 다이아몬드가 제시한 "정오 12시~저녁 8시 = 섭취 주기" "저녁 8시~새벽 4시 = 동화 주기(영양분 흡수)" "새벽 4시~정오 12시=배설 주기"가 대단히 잘 들어맞는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저는 정오 12시에 점심을 먹고 저녁 6시에 저녁 식사를 하는 18:6 습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저녁 식사가 늦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평균적으로는 16:8이 되겠습니다. 참고로 저녁을 늦게 먹게 되면 다음날 점심도 늦게 먹어서 16:8 간격을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은데, 제 경우에는 규칙적인 패턴을 유지하는 편이 더 제 몸에 좋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가령 회식을 10시까지 한다고 해서 점심을 오후 2시까지 미루는 것보다는 그냥 평소대로 12시에 먹는 편을 몸이 더 좋아한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 또한 "오토파지 이론"에 따라서, 배가 터지게 먹기보다는 적당한 선에서 숟가락을 놓는 편을 선호합니다. 사실 저는 "소식"이나 "단식"이라는 표현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제 몸을 통해서 파악한 바로는, 하루 두 끼가 "정상"이고 하루 세 끼가 "과식"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두 끼냐 세 끼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의 내장에 최소 "16시간의 휴식"을 확보해주는 것이 16:8 간헐적 단식의 관건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16:8 간헐적 단식은 살빼는 수단이 아닙니다. 내장에 휴식을 제공하고 에너지를 비축하며 소화작용에 따른 활성산소 발생을 줄이고 오토파지 활성화로 물을 제거하는 등 건강을 위한 최고의 과학입니다.

○ 저는 아침 식사를 하지 않으며, 정오 12시까지는 물 이외에는 아무것도 마시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간헐적 단식 기간에 무엇을 먹을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학자들 간에 의견이 분분합니다. 가령 앞서 말한 데이브 아스프리는 커피에 고품질 버터를 섞은 방탄 커피를 마시라고 권합니다. 반면에 물 이외에는 아무것도 마셔서는 안 된다는 학자도 있고, 녹차나 감잎차는 괜찮다는 의사도 있습니다. 저는 이럴 경우, 가장 보수적으로 판단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물만큼은 괜찮다고 말하기 때문에, 물만 마시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실제로 물만 마시는 것은 전혀 불편하지 않습니다. 물 이외의 다른 어떤 것(생체이물)들이 들어가도 내 몸은 음식이 들어온 것으로 간주하여 단식이 중단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물론 다른 견해들도 있습니다) 저는 본디 아침에 커피 한 잔 마시지 않으면 큰일 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아침에 물만 마시는 것에 전혀 불편함이 없습니다. 물론 제 경우만을 들어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 한편 저는 점심은 야채식을 원칙으로 합니다. 주로 토마토와 파프리카, 가볍게 삶은 브로콜리를 먹고 있습니다.(생식을 주장하는 더글라스 그라함은 브로콜리는 조리하지 않고서는 먹기 어렵기 때문에, 식단에서 추천하지 않습니다. 반면에 데이브 아스프리는 브로콜리는 조리할 경우 훨씬 영양가가 높은 "완전무결bulletproof" 음식이라고 말합니다.) 물론 양은 제법 많습니다. 왜냐하면 공복감을 느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식입니다. 왜냐하면 먹는 양에 비해서 칼로리는 얼마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저는 살을 빼기 위해서 채식을 할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점심 식사 때 채식을 하는 이유는 첫째, 몸이 엄청나게 가볍고 가뿐해지고 둘째, 식곤증이 거의 없으며(낮잠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식곤증은 점심을 폭식하는 데에서 비롯된 졸음을 의미합니다), 셋째 정신이 정말로 맑아지기 때문입니다. 점심을 채식으로 끝내고 오후 내내 몸에 활력이 돋고 정신이 맑고 활발해지는 경험을 몇 번 한 사람은 이와 같은 식단을 선호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정말로 기분이 좋기 때문입니다.^^

○ 또한 저는 "식사 후 3시간"은 물을 마시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습니다. 왜냐하면 음식이 보통 위에서 머무는 기간이 3시간인데, 중간에 물을 마시면 소화액을 희석시켜서 위장 내 소화를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12시 반에 점심을 끝냈다면, 3시 반까지는 물을 마시지 않는 것이 제 원칙입니다. 제 별명이 "물 돼지"이고 저는 정말로 물 마시기를 즐기는 사람이기 때문에, 초반에 이 습관을 들이기가 다소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제 몸을 자세히 관찰해본 결과, 정말로 식후 3시간 동안 물이나 음료를 마시지 않는 편이 훨씬 가뿐하다는 점을 파악했습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저는 가급적 국물을 마시지 않습니다. 국물은 이 외에도 나트륨 과량 섭취 등 또 다른 문제점들을 지니고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0GLjVH2bBU

 참고로 과일식이나 자연채식을 하는 사람들은 거의 물을 마시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음식을 통해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리되지 않은 날것의 채소나 과일에는 우리 몸에 필요한 수분이 이미 충분히 함유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자꾸 물을 들이키는 까닭은 대부분의 음식들이 조리 과정에서 수분을 잃었으며, 나아가서 각종 짜고 매운 조미료로 인해 우리 몸이 수분을 간절히 원하기 때문입니다. 정말로 과일식이나 채소식을 제대로 하면 목 마른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이는 하비 다이아몬가 주장한 바이지만, 저도 경험으로 확인했습니다.  

○ 저는 식사 후 3시간 뒤에는 물을 마시거나 과일을 먹곤 합니다. 보통 오후 4시쯤 되는데, 이른바 저녁 식사 전의 간식이지요. 귤이나 바나나를 먹는데, 어디서든 먹기 편해서 그렇습니다. 저는 <산 음식, 죽은 음식>을 본받아서 철저하게 "과일식"을 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 과일식은 피부를 맑게 하고 몸을 가뿐하게 하는 등 놀라운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제" 경우에는 금방 허기가 졌고 지나치게 당 수치가 올라가 어지러움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여하튼 토마토와 브로콜리를 먹을 때보다는 뭔가 "좋지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저는 과일식을 포기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과일 식이 나쁘다는 뜻이 절대로 아닙니다. 저는 저만의 식단을 이야기하고 있을 따름이니까요.

○ 또한 저는 하비 다이아몬드의 충고를 따라, 가급적 단백질 음식과 탄수화물 음식을 섞어 먹지 않습니다. 하비 다이아몬드에 따르면 알칼리성 음식(쌀, 밀, 감자, 고구마 등)과 산성 음식(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치즈, 달걀, 해산물 등)을 소화시키는 소화액은 성격이 정반대입니다. 따라서 다양한 성질의 음식들이 한꺼번에 섞여서 들어오면 그 음식들에 맞는 정반대 성향의 소화액들이 동시에 분비되어 위 속에서 "중화"됩니다. 결과적으로 소화를 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되지요. 따라서 소갈비를 먹으면서 동시에 쌀밥을 먹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하비 다이아몬드는 식이섬유가 많은 채소의 경우에는 어떤 음식과도 어울려서, 소화를 방해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기를 먹을 때에는 고기와 채소를 먹고, 녹말 음식을 먹을 때에는 녹말 음식과 채소를 먹으면 됩니다. 서로 다른 성질의 음식을 섞지만 않으면 됩니다. 우리의 밥상을 생각해보면, 이 원칙이 매우 지키기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습니다. 고급 뷔페를 가게 될 경우에는 고민이 더욱 커지겠지요. 물론 100% 채식을 하는 비건의 경우에는 이와 같은 어려움은 없겠지만 말이지요. 핵심은 원칙을 알고서 그다음에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조절해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가급적 한 끼에는 한 가지 음식만 먹는 모노 다이어트가 내장에 가장 부담을 덜 줍니다. 화려한 채식 식단을 한 상 차려놓고 먹는 것은 위와 소장에 부담이 될 따름입니다.

○ 저는 저녁 식사의 경우에는 육류나 해조류를 포함한 일반식을 합니다. 아마 하비 다이아몬드나 존 맥두걸 박사는 이와 같은 제 결론을 보고서 한숨을 내쉴 것입니다. 오로지 채식만으로 가야 하는데 중간에 다른 길로 샜다고 말입니다. 저는 다만 제 몸과 제 감각적 경험을 통해서 이 방법이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식이요법에 관심이 있는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오로지 채식만으로 식단을 꾸려본 경험이 있습니다만, 육식을 병행했을 때보다 정신과 육체의 활력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성격은 보다 예민해졌고 확실히 허기를 많이 느꼈습니다. 이 때문에 저는 점심 식사의 경우에는 자연 채식(기름이나 드레싱 등 일체의 첨가물을 넣지 않은)을 하되, 저녁 식사는 남들이 하는 평범한 식단으로 하고, 다만 "16:8 소식"의 기준만큼은 지키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육식이냐 아니냐, 저탄수화물이냐 저지방 이냐 논란보다, 솔직히 저는 "16:8 소식" 원칙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노벨상으로 검증된 이론에 바탕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  유명 식이요법 전문가들은 가공식품을 끊어야 한다는 데에는 일치합니다. 과자나 탄산음료 등에 손을 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사실 시중에서 파는 드레싱이나 오일, 각종 조미료 그리고 공장에서 가공된 말린 과일이나 견과류 모두가 원칙적으로는 바람직한 먹거리가 아닙니다.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 못지 않게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하는가가 매우 중요합니다. 하루 두 끼 가운데 최소 한 끼는 일체 첨가물이 없는 자연 생식이 바람직하다고 저는 여겨서 그렇게 실천 중입니다. 물론 사람 몸은 가끔씩 초컬릿을 집어먹는다고 해서 바로 망가지지 않습니다. 음식결벽증은 본인과 주변 사람들의 정신을 갉아먹으며, 실제 건강에 해롭습니다.

○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저는 사람들과 함께 할 때에는 무엇이든 먹고 어떤 시간에든 먹습니다. 술도 마시고 삼겹살도 굽고 밤늦게까지 치맥을 하기도 합니다. 저는 "행복한" 식사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으며, 혼자서 고집스럽게 원칙을 지키느라 주변 분위기를 "쎄"하게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정말로 당뇨나 고혈압 환자가 되었다면 타인의 양해 속에 음식 조절을 하겠지만, 아직 그 정도까지는 아닙니다. 저는 내향적인 사람이라서 그다지 외부 약속이 많지 않습니다. 또한 코로나 사태를 맞이해서 회식이 많이 사라졌고 식당 영업시간도 10시로 짧아졌기에, 외부 회식을 하면서도 18:6 소식 원칙을 그럭저럭 지켜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원칙을 어기게 될 상황이 자주 발생하지 않는 것이지요. 하지만 사람들 특히 가족들과 함께 할 때면 무엇이든 어떤 시간에든 즐겁고 맛있게 먹습니다.

 ○  건강한 식단만으로는 건강한 삶이 되기 어렵습니다. 반드시 운동과 휴식이 뒤따라야만 합니다. 피트니스 센터에서 근육을 키우시는 남성들은 근육 성장의 3대 요소가 "운동, 음식, 휴식"임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이는 삶의 전반에도 적용되는 원칙입니다. 질 좋은 수면과 꾸준한 운동, 그리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건강한 식단은 반드시 실패하게 되어 있습니다. 가령 우리가 폭식하는 많은 이유 가운데 하나는 자존감이 부족해서입니다. 나 자신이 한심하고 꼴 보기 싫을 때, 우리는 뭔가 잔뜩 먹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이 때문에 먹는 음식만큼이나 건강한 마음가짐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번 글은 여기에서 마무리하고, 상기한 책들은 향후에 좀 더 자세하게 다뤄볼 예정입니다. 오늘도 행복하고 건강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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