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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간헐적 단식은 다이어트 수단이 아니다

슬로앤 미니멀(Slow & Minimal) 라이프스타일 제안

16:8 간헐적 단식은 채식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에게 가장 큰 오해를 받는 듯합니다(16:8 간헐적 단식은 채식과 병행 가능합니다). 많은 이들은 채식을 살 빼는 용도로 사용하며, 16:8 간헐적 단식의 경우에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거기에는 "간헐적 단식"이라는 명칭 또한 적지 않은 영향을 준듯합니다. 사실 단식은 본래 의미로도 "살 빼는" 것과는 관련이 없는데, 이미 그런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각인이 되었으니까요.


채식은 살 빼는 식단이 아닌 "건강한" 식단입니다. 이 식단을 유지하면 살이 지나치게 많이 쪘던 사람은 자신의 몸에 알맞은 정상 체중으로 돌아가며, 반면에 지나치게 여위었던 사람은 오히려 건강한 상태의 복귀를 통해 살이 더 붙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대한민국을 포함한 세계 여성들이 선망하는 "날씬한 몸매"는 사실상 영양 부족 아니 더 나아가서 영양실조의 상태와 더 가깝습니다. 이 때문에 여성주의자들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요구하는 "비현실적인 몸매"에 대항해서 여러 가지 운동을 전개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젊은 여성들 가운데 적지 않은 수가 지나치게 여윈 상태인데, 채식을 통해서 살을 "더" 빼려 하다 보니, 오히려 문제가 발생합니다. 게다가 살집이 제법 있던 여성이라도 채식을 통해 살이 빠지면, 더욱 욕심이 생겨 칼로리 섭취량을 확 줄입니다. 그리고 그에 따라 매우 과민해지고 예민해지며, 지방 부족 등의 영양 밸런스 상태 불균형으로 인해 피부 트러블 및 건강 악화를 겪게 됩니다. 그리고서는 말하지요. "채식은 역시 할 것이 못 돼!!"


저는 철저한 채식주의자는 아닙니다. 16:8 간헐적 단식이 제1원칙이며, 채식은 평소에 즐겨하되 사회생활을 위해서는 잠시 중단할 수도 있는 습관입니다. 하지만 채식과 16:8 간헐적 단식을 할 때 의지 부족 등의 문제 외에 정말 심각하게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채식과 16:8 간헐적 단식을 할 때에는 "포만감을 느낄 정도로 아주 충분히" 과일과 채소, 기타 탄수화물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과일과 채소, (정제 탄수화물이 아닌) 진짜 자연 탄수화물로 구성된 식단은 그 섭취량이 조금이라도 부족할 경우, 쉽게 허기를 느끼게 만듭니다. 이 때문에 채식만 드시거나 채식을 중심으로 16:8 간헐적 단식을 구성한 분들은 반드시 매 끼마다 "포만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섭취량을 유지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과일 중에서도 사과나 귤 등은 쉽게 배가 꺼지기 때문에, 소화가 다소 느리게 진행되는 바나나를 식단에 꼭 포함하면 좋습니다. 고구마나 감자 또한 포만감을 지속시키는데 매우 좋은 식단입니다. 하지만 포만감을 유지해준다는 이유만으로 우리가 필요로 하는 칼로리보다 "적게" 섭취한다면, 한 달도 못 가서 온종일 어지러움과 체력 고갈에 시달릴 것입니다.


특히 강도 높은 운동(장거리 달리기, 웨이트 트레이닝, 수영, 장거리 라이딩, 등산)을 즐겨하시는 분들은 16:8 간헐적 단식을 병행할 때 정말로 제대로 영양분을 보충해주어야만 합니다. 살을 빼겠다는 일념으로 강도 높은 운동과 소식을 병행할 경우, 장기적으로는 건강을 망치게 됩니다. 저는 시중에 나와 있는 채식 권유 저서들의 기본적인 철학에는 공감하는 면이 적지 않으나, 그들이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식단에 대해서는 각자의 사정에 따라서 충분히 고려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채식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무의식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이 먹어야만 합니다. 16:8 간헐적 단식의 경우에도 채식과 병행하면 곱절의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마찬가지 이유로 하루 2끼만큼은 정말로 충분히 먹어야만 합니다. 스타 강사들의 권유보다는 자신의 몸이 내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 아닌가 합니다.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채식을 한 달 이상 하는데, 온종일 허기를 느낀다? 분명히 적게 먹고 있는 것입니다. 16:8 간헐적 단식을 하는데 점심시간 이후 잠들 때까지 허기가 진다? 분명히 적게 먹고 있는 것입니다. 적지 않은 현대인들이 과식하지만, 이는 하루 3끼를 먹어야만 한다는 검증되지 않는 선입견 때문입니다. 하루 3끼가 과식이고, 하루 2끼가 정상입니다. 그것도 그냥 하루 2끼가 정상이 아니라, 하루 중 16시간 동안 섭취를 금하는 2끼 식사가 정상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신체 기관은 음식 섭취를 끝내고 난 뒤 16시간 추가로 음식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흡수와 배설 작용에만 힘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흡수와 배설에만 신경 써야 하는데 추가로 음식이 들어오면 이번에는 한정된 신체 에너지로 소화 작업까지 추가로 수행해야 하며, 결국 에너지 부족으로 만성피로에 시달리게 되고 소화와 흡수 배설 무엇 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몸에는 독소가 쌓여가게 됩니다. 이는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이 된 사실입니다. 하지만 하루 2끼를 먹더라도 신체 활동에 필요한 "충분한" 칼로리를 섭취해야만 합니다. 살을 빼기 위해 하루 2끼를 부실하게 먹는다면, 이는 차라리 하루 3끼 든든하게 먹고사는 사람들보다 훨씬 정신적 육체적으로 평안하지 못한 삶을 누리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식단을 채식으로 바꾸거나 16:8 간헐적 단식을 하기로 마음먹은 사람들 배부분이 "살을 빼고자 하는" 목적으로 출발합니다. 이 때문에 초반의 눈부신 성공으로 자극받아 계속 "풍요 속의 빈곤" 식단을 몰고 가다가 결국 안타깝게 건강을 해치고 맙니다. 저는 다행히(?) 살을 빼기 위해서가 아니라 "망쳐버린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채식 위주의 16:8 간헐적 단식을 채택했고, 그래서 실수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16:8 간헐적 단식을 살고 계신 많은 분들과 우려와 제안을 공유하고자 이 글을 썼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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