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220621 침사추이 일식 맛집 <다이몬요코초>

침사추이 K11 보헤미안 가든 산책

오늘은 6월 21일 화요일입니다. 어젯밤에 잠을 설쳤더니, 오후 늦게부터 급격하게 집중력이 떨어졌습니다. 오늘은 정시 퇴근하고 침사추이에서 저녁 식사를 마친 뒤 귀가하기로 했습니다. 오늘 방문하고자 하는 맛집은 침사추이 맛집이 몰려 있는 거리 끝에 자리한 <다이몬요코초Dai Mon Yokocho (大門橫丁)>입니다. 

"다이몬요코초"라는 명칭은 일본 홋카이도 하코다테에 위치한 포장마차 촌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주말이면 항상 손님으로 가득하고 대기줄이 길었기 때문에, 내친 김에 평일 방문했습니다. 

매장 안은 깔끔하고 조명이 부드러워서 편안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주말에 항상 손님으로 가득해서 발걸음을 돌렸던 것을 생각하면, 이렇게 널럴하게 식사할 수 있게 된 것이 참으로 다행이라 여겼습니다. 

사시

사실 여기 최고 인기 메뉴는 아니지만, 저는 국물이 없는 시원한 면을 먹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상단에 있는 이름 모를(?) 메뉴를 주문하고 기다렸습니다. 

자, 드디어 나왔습니다! 몸에 좋은 신선한 원재료들이 가득한 가운데 깨를 뿌린 돼지고기가 턱! 하니 앉아 있고, 와사비 소스가 곳곳에 배어 있습니다. 여기서 달착지근하면서도 매콤한 와사비 베이스 소스가 핵심입니다. 다른 원재료들이야 우리가 맛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으니까 말이지요. 저는 아주 만족했습니다. 사실 저는 아예 강하게 조리되거나, 아니면 원재료가 그대로 조리되지 않고 살아 있는 산채 비빔밥 스타일을 좋아하거든요. 일주일 내내 산채 비빔밥이나 쌈밥 정식만 먹고서도 저는 살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 메뉴는 제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어차피 손님도 없으니, 아주 느듯하게 재료 하나하나를 즐기면서 야금야금 먹을 수 있었습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귀가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입니다. 그래서 침사추이 K11 MUSEA 옥상에 위치한 보헤미안 가든을 잠깐 둘러보고 나오기로 했습니다. 

시원한 에어컨이 저를 기다리고 있는 저 입구로 냉큼 돌진합니다. 멋지게 빼입은 연인들 사이로 어색하게 파고들어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으로 이동합니다. 저는 반바지에 반팔 차림입니다.  

비록 홍콩답게 규모는 협소하지만, 그래도 아기자기하게 가꿔놓은 정원이 제법 멋집니다. 마지막 사진은 며칠 전 대학원생 B와 함께 방문했던 <엘레펀트 그라운즈> 야외 테이블입니다. 역시 저녁에 오면 멋질 것이라 생각했습니다만, 너무 날씨가 더워서인지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네요. 

정원을 둘러보고 난 뒤 곧바로 1층까지 엘리베이터로 이동하기에는 아쉬워, 한층 한층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며 둘러봅니다. 멋진 바와 레스토랑이 즐비합니다. 하지만 홍콩독거노인과는 상관이 없는 공간입니다. 작년까지는 바bar에 홀로 앉아 고독을 즐겨 보기도 했는데, 이제는 청승맞아서 그러기도 싫습니다. 귀국까지 2주 남았는데 이제 bar hopping(밤새도록 이리저리 바를 옮겨다니며 놀기)도 자제해야죠. 란 콰이펑 등 외국인 집결지는 계속 확진자가 쏟아져서 요주의 대상입니다. 저는 안전하게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그런데 3층까지 내려오니, <파이브 가이즈>가 있더군요. 6월 23일 한국 기사에는 드디어 이 유명한 프랜차이즈가한국에 입성한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서울이나 부산에서 즐길 수 있는 곳은 아닙니다. 

https://www.nbntv.co.kr/news/articleView.html?idxno=978610

<파이브 가이즈>는 햄버거도 유명하지만, 그보다는 감자튀김이 단연코 화제이죠. 이번 주말에 미국으로 몇 달간 떠나시는 미국인 존슨 목사님에 따르면, 그 어떤 프랜차이즈보다 <파이브 가이즈> 감자 튀김이 맛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도 못 즐길 바는 아닙니다만, 특이하게도 한국과 홍콩의 메뉴 맛은 미세하게 차이가 있습니다. 제가 쉴 새 없이 드나들었던 홍콩 맥도날드 매장의 빅맥은 한국의 그것과 맛이 살짝 달랐습니다. 대체로 좀 더 서양인의 입맛에 맞도록 더 느끼하고 기름지고 향이 강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니 <파이브 가이즈> 감자튀김 또한 일단은 홍콩에서 한 번 즐겨봐야죠. 조만간 방문할 예정입니다. 제 허리가 상당히 두툼해지고 있는데, 어차피 한국 돌아가서 또 죽음의 하루 40km 동해안 행군 며칠만 하면 쏙 빠질테니 걱정 없습니다. 저는 너무도 걷고 싶습니다. 하지만 홍콩은 한국만큼 멋진 도보 여행 코스가 없습니다. 불평할 필요는 없고, 귀국해서 죽도록 걸으면 그만이죠. 

보고 또 봐도 아름다운 홍콩 침사추이 야경입니다. 제 숙소에서 걸어서 15분 거리인데도 퇴근하고 나면 항상 파김치가 되어 찾지 않았던 곳입니다. 이제 이 광경을 즐길 날도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눈에 마음에 꼭꼭 담아서 귀국하고자 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220620 몽콕 대만 맛집 <단순부우육면段純貞牛肉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