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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20 몽콕 대만 맛집 <단순부우육면段純貞牛肉麵>

침사추이 밤산책

Duan Chun Zhen 

오늘은 2022년 6월 20일 월요일입니다. 제가 근무하는 센터는 오는 목요일, 다른 건물로 이사합니다. 이사 준비는 해도 해도 계속 할 거리가 생기게 마련이지요. 일단 오전과 오후에는 제 기존 업무를 하고, 저녁 시간에 이사 관련 일들을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하기 싫은 일들을 함께 해야만 하는 동료들은 또 맛있는 저녁식사로 함께 결의를 다져야겠죠. 그래서 저와 대학원생 B는 5시 반에 몽콕 역으로 출발했습니다. 대만 스타일 우육면을 제공하는 맛집을 안다는 그녀의 조언에 귀가 솔깃해서였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홍콩 몽콕의 맛집은 <단순부 Duan Chun Zhen 우육면>입니다. 

https://www.openrice.com/zh/hongkong/r-%E6%AE%B5%E7%B4%94%E8%B2%9E%E7%89%9B%E8%82%89%E9%BA%B5-%E8%8D%83%E7%81%A3-%E5%8F%B0%E7%81%A3%E8%8F%9C-%E7%B2%89%E9%BA%B5-%E7%B1%B3%E7%B7%9A-r687798

홍콩의 많은 레스토랑이 그렇듯이, 입구는 좁았지만 뜻밖에 실내는 넓었습니다. 그야말로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하리라."였습니다. 저는 한남동 <우육미엔>을 자주 방문했었습니다. 대만 우육면을 그곳에서 처름 접했고, 달착지근한 향이 가미된 대만 캔맥주도 그 때 처음 맛보았지요. 대만은 홍콩에 비해 향이 그리 강하지 않고 달콤한 맛이 진해서 먹기가 한층 수월합니다. 

다양한 우육면 및 국물이 없는 비빔면이 메뉴에 있었는데, 저는 매콤한 것이 먹고 싶어서 04번을 골랐습니다. 대학원생 B는 비빔면을 골랐지요. 음료는 따로 주문하지 않았는데, 맥도날드 매장 한 켠에 맥카페가 따로 있는 것처럼 이곳에서도 대만식 버블티 코너를 매장에 따로 마련해 놓았습니다.

 

자, 드디어 제가 주문한 요리가 나왔습니다. 국물이 아주 벌건 것이 벌써부터 배탈을 자극할 것만 같지요? 그런데 뜻밖에도 맵기는 한데 그렇게 위장을 긁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약간 덜척지근한 매운 맛이라고나 할까요? 한국에서 먹은 우육면과는 맛이 살짝 다른데, 제 입에는 잘 맞았습니다. 양은 아주 적당했습니다. 사실 제가 점심을 많이 먹어서 살짝 더부룩한 상태였는데, 결국 그릇을 다 비울 수 있었습니다. 

대학원생 B가 주문한 비빔면 사진 또한 추가하겠습니다. 비록 제가 먹어볼 수는 없었지만, 그녀는 매우 맛있게 먹었다고 하니 독자께서는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계산대 맞은편에 버블티 전용 주문 공간이 보입니다. 이제 홍콩에서 계산할 때 한국말 한 마디씩 듣는 것에는 충분히 익숙해졌습니다. 


이삿짐을 싸는 작업이 생각보다 빨리 끝나, 8시쯤 모두 퇴근했습니다. 저는 귀가하자마자 코인 빨래방에 가서 빨래를 돌렸습니다. 세탁 시간 30분, 건조 시간 60분. 특히 후자의 경우 기다리기가 뭣해서 그 사이 침사추이로 밤산책을 갔습니다. 앞으로 방문할 레스토랑들을 탐색하기 위해서입니다. 

우선 침사추이의 한국 음식점 거리 한 켠에 자리 잡고 있는 <가가호호>입니다. 

메뉴를 보니 <짜장면 세트>가 있네요. 짬뽕 국물도 제공되는데, 출국 전에 반드시 한 번 맛보고자 합니다. 

 

항상 미스테리하게 줄이 긴 <미트 프레쉬 Meet Fresh>입니다. 주말이면 아예 자리잡을 생각을 접어야만 합니다. 식사류가 제공되지는 않고, 전통 찻집인데 젊은이들에게 매우 인기가 좋습니다. 

대충 메뉴는 이러한데, 막 당기지는 않네요. 

여기도 손님이 넘쳐나는 일식집인데, 라멘이나 우동의 비주얼이 어마어마합니다. 가격대도 높지 않습니다. 항상 줄이 긴 식당이니, 일식을 즐기는 저는 평일에 꼭 방문해보겠습니다. 

제가 지나다닐 때마다 눈에 띄는 스페인 레스토랑입니다.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방문 평가가 매우 좋은데, 혼자서 들어가 먹고 싶은 생각이 없어 이번 홍콩 체류 때에는 패스할까 합니다. 그래도 스페인 요리를 즐기시는 분들께 소개해드리고 싶었습니다. 

먹거리 골목 입구에 있는 <대방>이라는 대만 요리 전문점인데, 여기에도 젊은이들이 항상 끊이지 않았습니다. 아마 12시까지 영업하는 것 같은데, 늦게라도 와서 분위기를 즐겨볼까 합니다.  

건조된 빨래를 회수하려 걸어가는데, 뜬금없이 한국 소주병이 떡하니 보입니다. 외국인들은 소주를 병나발 스타일로 마십니다. 란콰이펑에 가면 소주병을 마치 맥주병처럼 들고 벌컥벌컥 들이키는 서양인들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쓰레기를 저런 식으로 올려놓으면 안 되겠지만, 왠지 인상적인 장면이라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귀가해서 빨래를 개고 정리하니 벌써 12시가 되었는데, 아뿔싸, 잠들 시간을 놓쳤습니다. 그 때문에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결국 새벽 3시가 되어서야 겨우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늦은 시간에 빨래를 하면 항상 생기는 불상사인데, 이번에도 예외가 없었습니다. 아마 다음날 출근하면 꽤나 피곤할 듯합니다. 그래도 기분좋게 산책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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