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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슈즈(워터슈즈) 달리기

밸롭 아쿠아슈즈를 신고 달린 후기 및 아쿠아슈즈 달리기의 장점 



안녕하세요, 슬로 조깅(slow jogging) 및 마음챙김 달리기(mindful running)를 사랑하는 알이즈웰입니다. 저는 최근에 아쿠아슈즈(워터슈즈)를 신고 가볍게 야간 달리기를 시작했는데요. 생각보다 아주 만족스러워, 여기에 글을 남기고자 합니다.  

<본 투 런 Born To Run>에서 잘 설명했듯이, 쿠션이 두꺼운 운동화는 발의 모양을 왜곡시키고 각종 부상을 야기합니다. 달리기 애호가들이 항상 부상을 달고 다니는 까닭은 과도한 기록 욕심이나 잘못된 달리기 자세가 원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발의 모양을 기형적으로 변형시키는 운동화에도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기능성 운동화가 단기간에 높은 기록을 낼 수 있도록 돕기는 하지만, 지속가능성의 측면에서 볼 때 발의 건강에 좋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저는 아쿠아슈즈를 신고 달리는 것에 눈을 돌려보았습니다. 그런데 국내외로 이와 관련된 정보가 거의 없더군요. 어떻하겠습니까, 제가 직접 신고 뛰면 되죠. 오랜 기간 동안 아쿠아슈즈를 신고 달린 결과가 좋지 않다면, 그거는 그거대로 후기를 남겨 다른 달리기 애호가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죠. 


아쿠아슈즈의 종류는 천양지차이며 그 가운데에는 달리기에 적합하지 않은 제품이 대부분입니다.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아쿠아슈즈는 본디 장거리 달리기를 위해 개발된 제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달리기에 관심이 많은 제가 고르고 골라 선택한 상품은 벨롭에서 나온 아쿠아슈즈(아래 링크 참조)입니다. 이 상품을 신고 뛰었다는 전제로 이야기를 끌어가 보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밸롭 회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제 돈 주고 제가 산 아쿠아슈즈를 신고 뛴 경험에 바탕해서 기술하겠습니다. 

https://brand.naver.com/ballop/products/5765293871?NaPm=ct%3Dlabtftb4%7Cci%3D5899c26fb4ca66cd1e9f9acd6acc46aa01a0120e%7Ctr%3Dsls%7Csn%3D174656%7Chk%3De6e7b92e7a5c8727f73ef9edf4ad6916a91a6a70

제가 밸롭 아쿠아슈즈를 신고 달려보니, 몇 가지 큰 장점을 꼽을 수 있었습니다.

첫째, 내 발에 착 달라붙어 안정감을 주며 가볍고 유연합니다. 수많은 달리기 애호가들은 자기 발에 딱 맞는 신발을 찾기 위해 매우 고심합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원래 신발이란 것이 나 한 사람만을 위해 개발된 것이 아니다 보니, 어차피 내 발에 딱 맞는 신발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아야만 합니다. 그 때문에 저는 넉넉한 사이즈의 "스판" 소재 아쿠아슈즈를 신고 매우 만족했습니다. 왜냐하면 마치 양말과도 같이 제 발에 착 감기기 때문입니다. 다만 아쿠아슈즈를 달리기 용도로 구매할 때에는 원래 사이즈보다 한 치수 더 큰 제품으로 구매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어차피 스판 소재이므로 발에 착 달라붙기 때문에 덜거덕거리지 않으며, 아울러 겨울에 두꺼운 양말을 신을 때 여유가 있어야 하는 점도 감안해야만 합니다. 저는 265mm에서 270mm 사이즈 신발을 평소에 신는데, 270mm 아쿠아슈즈를 구매했다가 280mm를 추가구매 예정입니다. 얇은 여름용 양말을 신고 뛰는 현재는 270mm도 문제가 없는데, 아무래도 추운 계절이 되니 더 큰 사이즈가 필요하겠더군요. 또한 밸롭 아쿠아슈즈는 물에 적셨을 때 수건처럼 돌려서 짜낼 수 있을 정도로 유연하고 매우 가볍기 때문에, 오래 달려도 신발의 무게로 인해 피곤함을 주지 않습니다. 아무리 동네 한 바퀴 5km 정도 뛰고 온다고 해도, 신발의 무게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아쿠아슈즈는 두꺼운 탱크같은 기능성 운동화보다 훨씬 가볍고 내 발에 잘 맞습니다. 특히 저처럼 발볼이 넓은 펭수의 경우에는 스판 소재의 밸롭 아쿠아슈즈가 귀한 보물입니다.  

둘째, 맨발 달리기와 유사한 발의 움직임을 보장합니다. 이 이야기를 하기 전에 분명히 해야 할 사안이 있습니다. 아쿠아슈즈를 포함해 그 어떤 신발도 맨발 달리기처럼 발의 원형을 보존할 수 없습니다. 아쿠아슈즈는 스판소재이지만 발가락의 움직임을 제한하고 고무 밑창 또한 맨발일 때의 자연스러운 동작을 방해합니다. 하지만 다른 러닝화와 비교해 볼 때, 상대적으로 맨발 달리기의 움직임과 매우 흡사한 것만은 사실입니다. 매우 유연한 스판 소재임과 동시에 고무 밑창(아웃솔)이 얇으면서도 매우 부드러워야 하는데, 밸롭 아쿠아슈즈는 이런 요건을 충족시킵니다.

셋째, 아쿠아슈즈 달리기는 맨발 달리기에 비해 발바닥을 보호하고 심적 안정감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맨발 달리기 선수(barefoot runner)들은 거세게 항의할지도 모릅니다. 수십 년 동안 맨발로 달렸지만 딱히 부상을 입지 않았다고 말이죠. 제가 맨발 달리기를 작심하고 오랜 기간 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저는 그분들의 견해를 존중하고 옳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처럼 도심에서 야간 달리기할 때 맨발로 달리는데 두려움을 느낄 사람들도 상당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경우, 맨발 달리기보다는 아쿠아슈즈 달리기가 훨씬 심적 안정감을 제공합니다. 

 넷째, 밸롭 아쿠아슈즈는 저렴합니다. 사실 달리기 애호가들의 경우, 신발 값은 무시못할 변수입니다. 이제 나이키에서 나오는 러닝화의 경우, 20만원을 넘는 것은 아무 일도 아닙니다. 게다가 그렇게 돈을 주고 샀는데 내 맘에 들지 않으면, 울화통이 터집니다. 특히 동양인의 경우 대부분 발볼이 매우 넓기 때문에 나이키 운동화를 신는데 매우 주의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나이키 러닝화가 '간지 나기' 때문에, 일부러 한 치수 더 큰 제품을 구매하지요. 그 결과 내 발에 맞지도 않고 신발 안에서 발이 따로 놀며, 내 발에 착 감기는 양말같은 신발이 도대체 무슨 느낌인지 경험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는 저 또한 겪었던 일입니다. 상단의 밸롭 아쿠아슈즈는 현재 1+1에 쪼리까지 제공해서 한번에 3켤레의 신발을 얻을 수 있는데 29,900원입니다. 한 번 도전해볼 만하지 않습니까? 밸롭 아쿠아슈즈를 신고 달리다가 영 아니다 싶으면, 아쿠아슈즈 2개와 여름 휴가용 슬리퍼 하나 생긴 셈 치면 깔끔하지 않습니까? 20만원을 주고 산 운동화도 내 발에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입니다. 하지만 아쿠아슈즈는 하다못해 장마철 슬리퍼로도 쓸 수 있습니다. 

다섯째, 바로 이런 이유로 아쿠아슈즈는 여름 달리기에 매우 유용합니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비오는 날 달리기를 한 뒤에 가장 처치곤란한 것이 바로 흙이 잔뜩 묻고 흠뻑 젖은 러닝화입니다. 옷이나 모자야 어차피 땀에 젖든 비에 젖든 입고 나면 빨아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니 대수롭지 않습니다. 하지만 신발을 씻고 말리는 것은 정말로 피곤한 일입니다. 게다가 장마철이면 신발이 제대로 마르지도 않는 것을 어찌할까요! 제가 1년 동안 홍콩에 살면서 달리다가 소나기를 맞은 뒤 울화통을 터뜨린 경우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워낙 습한 도시이다 보니, 신발이 제대로 마르지도 않았죠. 그래서 달리기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조차도 비가 오면 아예 달리러 나가는 것을 꺼리기도 합니다. 사실 산성비 맞아서 좋을 일이 하나도 없고, 나이가 들면 비 좀 맞았다고 감기가 걸리기도 합니다. 저도 폭우가 쏟아질 때 달리러 나가는 달리기 광신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날씨가 꾸물꾸물해서 얼굴이 탈 염려도 없고 시원해서 달리기 좋을 때, 달리는 중간에 어느 정도 비를 맞을 각오를 하고 문밖을 뛰쳐나가는 데에는 아쿠아슈즈가 딱입니다. 왜냐, 원래 젖으라고 만들어진 신발이기 때문이죠. 아쿠아 슈즈가 있으면, 궃은 날씨를 탓할 필요가 없습니다. 

여섯째, 아쿠아슈즈 달리기는 겨울에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맨발 달리기의 단점을 보완해줍니다. 대한민국의 기후를 감안해 볼 때, 1년에 최장 6개월 동안은 맨발 달리기가 힘듭니다. 꽁꽁 얼어붙은 겨울 산책로에서 맨발로 달려야 할 이유가 우리에겐 없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아쿠아슈즈라면 달리기가 가능합니다. 


자, 이까지 기술했으면 제가 몇 달 동안 밸롭 아쿠아슈즈를 신고 달렸을 때 느꼈던 단점(이라기보다 불편함) 또한 기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첫째, (맨발 달리기를 처음 했을 때에도 동일하게 발생하는 일이지만) 아쿠아슈즈로 달리다 보면 발바닥이 매우 아픕니다. 이는 아쿠아슈즈의 잘못이 아닙니다. 푹신한 신발에 길들여진 우리의 습관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지요. 둘째, 다리 근육 가운데 지금껏 사용하지 않았던 근육이 사용됨에 따른 근육통이 있습니다. 현대의 러닝화는 뒷굽에 쿠션을 넣어서 뒷굽착지부터 이루어지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내가 발바닥의 앞부분부더 딪고자 해도, 뒷굽이 너무 높아서 결국 뒷굽부터 딛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맨발 달리기 또는 아쿠아슈즈 달리기를 하면 자연스럽게 발바닥의 앞면부터 딛게 됩니다. 그리고 그에 따라 종아리 및 허벅지에 평소 쓰지 않던 근육 부위를 사용하게 됩니다. 당연히 걸음 및 달리기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변화가 이루어지고, 우리는 근육통을 경험할 수밖에 없습니다. 셋째, 뒷굽 또한 아픕니다. 왜냐하면 발바닥 앞면으로 착지하더라도 최종적으로는 뒷굽까지 땅에 짚어야 하는데, 쿠션이 거의 없는 신발을 신다 보니 자연스럽게 뒷굽도 아픕니다. 결과적으로 아쿠아슈즈 달리기를 시작하면, 몇 달 동안은 동일한 거리를 뛰고 나서도 훨씬 피곤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고통들 때문에 아쿠아슈즈 달리기를 포기해야만 할까요? 제 생각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매우 천천히 주변 경치를 즐기며 천천히 뛰기를 몇 개월 하면, 이런 고통들이 점점 줄어들며 제 몸이 자연스러운 본래의 상태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다른 여느 운동과 마찬가지로 아쿠아슈즈 달리기는 긴 적응시간이 필요합니다. 저는 맨발 달리기와 관련된 여러 저서들을 읽으면서 맨발 달리기 초보자가 겪는 여러 문제점들을 배웠는데, 이는 아쿠아슈즈 달리기에도 거의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결론은 간단합니다. 가볍고 유연하며 발바닥도 보호해주는 아쿠아슈즈 달리기는 큰 비용이 들지 않으므로,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특히 아쿠아슈즈 달리기는 슬로 조깅이나 마인드풀 러닝에 적합합니다. 기록 경신이 목표라면, 아마 아쿠아슈즈에 만족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자신이 목표하는 바에 따라, 두려움 없이 이것저것 도전해보는 것이 인생의 큰 즐거움인 것 같습니다. 오늘 글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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