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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고 짠 음식과 16:8 간헐적 단식 병행하기

 

안녕하세요, 알이즈웰 전도사입니다. 오늘은 2022년 6월 16일 목요일입니다. 밤새 비가 내리던 홍콩은 다시 아침에는 언제 그랬냐는듯이 하늘이 맑습니다. 하지만 하루에도 몇번씩 대기 상태가 바뀌는지라, 방심하면 안 되지요. 항상 조그마한 우산을 옆구리에 끼고 다니는 편이 좋습니다.


작년 8월 8일에 홍콩에 도착해 노스포인트 역 근처 <라마다 그랜드 뷰 호텔>에서 자가격리를 시작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다음 달이면 1년 계약을 마치고 귀국하게 되었습니다. 브런치에 남겼던 홍콩의 여러 흔적들을 보니, 흥미롭습니다.

https://brunch.co.kr/@joogangl/291

개인적으로는 홍콩 생활에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주변의 많은 배려와 좋은 환경에도 불구하고, 제 자신의 게으름으로 인해 제가 많은 것들을 놓쳤기 때문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2022년 들어 16:8 간헐적 단식 패턴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점이 못내 속상합니다. 적어도 이 건강한 습관 하나만큼은 유지하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하고 말았습니다. 환기조차 되지 않는 호텔에서 자가격리 21일을 하면서도 16:8 습관을 잃지 않았는데, 어찌된 일일까요? 사실 16:8 간헐적 단식을 포함한 모든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이 무너지는 까닭은 의외로 육체적이 아닌 정신적인 측면이 더 강했습니다. 가령 제가 자신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자존감이 떨어지면, 저는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되는대로 먹게 되었습니다. 물론 운동 등의 기타 취미로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 또한 없지는 않죠. 하지만 2022년 초 홍콩은 코로나 5th wave가 와서 거의 몇 달 동안 봉쇄 직전까지 몰렸고, 스포츠 활동을 포함한 대부분의 액티비티가 불가능했습니다. 가장 손쉬운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바로 먹는 것이지요. 그러나 지난 4월 말부터 홍콩 내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많이 완화되었고, 6월로 접어들면서 저도 점점 정신이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운동 부족으로 체력이 많이 저하되었지만, 이럴 때에도 배움의 기회는 없지 않습니다. 체력이 넘쳐날 때는 무엇을 먹어도 몸이 다 버텨내기 때문에, 내 몸에 진정 나쁜 것들을 가려내기가 어렵습니다. 20대는 누구나 "쇠도 씹어 먹을 나이"지요. 하지만 이제 홍콩에서 체력이 많이 떨어지고 몸이 약해지면, 구체적으로 어떤 음식이 16:8 간헐적 단식 패턴을 유지하는데 장애가 되는지를 분명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간헐적 단식을 하는데 가장 장애가 되는 음식 종류 하나만 오늘은 간단하게 언급하고 지나갈까 합니다. 일반적으로 16:8 간헐적 단식 패턴을 유지했을 때, 저는 오전 11시에 점심을 먹고 다시 오후 5시에 저녁을 먹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16:8이 아닌 18:6이지요. 그런데 18:6이 더욱 몸에 좋다고는 합니다만, 직장 생활하는 입장에서는 사실상 준수하기가 불가능한 패턴입니다. 저는 그나마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입장이라, '11시 점심-5시 저녁' 또는 '12시 점심-6시 저녁' 패턴을 유지할 수 있지만, 회사에 다니시는 분들은 특히 저녁 식사 시간의 경우 6시에 먹기가 거의 불가능하지요. 물론 건강한 식습관 유지를 위해 혼밥을 하시는 직장인들도 많으니, 이것은 개인적인 라이프스타일에 맞춰서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오늘의 주제인 "간헐적 단식을 하는데 가장 장애가 되는" 음식은 무엇일까요? 특별한 메뉴가 따로 있다기보다는, "맵고 짠" 음식이 가장 16:8 간헐적 단식 패턴을 위협하는 방해꾼입니다. 이쯤에서 절망의 목소리가 사방에서 터져 나오는 것이 벌써부터 들립니다. 아니, 대한민국 음식 대부분이 맵고 짜며 게다가 맛있는 것들은 죄다 맵고 짠데, 아예 수도승이 되라는 말일까요? 그것도 아니면 한국 사람이 한국 음식을 끊어야 한다는 말일까요? 제 브런치를 꾸준히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 또한 매운 음식을 몸서리치게 좋아합니다. 맵고 짠 음식을 절대 버릴 수 없습니다. 한 번 사는 인생인데, 어찌 이를 포기한단 말입니까? 그깟 16:8 간헐적 단식이 뭐라고 말이죠. 그래서 맵고 짠 음식과 16:8 간헐적 단식을 병행할 수 있는 그나마 나은 방식을 철저히 제 경험에 입각해서 공유할까 합니다.


우선 맵고 짠 음식이 간헐적 단식을 방해하는 원인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는 순전히 제 몸을 토대로 한 경험에서 나온 것이니, 엄밀한 과학적 분석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거짓은 아닙니다. 맵고 짠 음식을 잔뜩 먹고 나서 귀가하면, 희한하게 뭔가를 더 먹고 싶다는 유혹을 느끼시지는 않습니까? 분명히 배가 터져라 식사를 했는데도, 요상하게 자기 전에 뭔가 더 먹고 자야 한다는 악마의 속삭임이 귓가에 울려퍼집니다. 이 지점에서 불굴의 의지를 발휘해서 억지로 잠을 청하고 다음날 자신을 칭찬하며 기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의지"에 기대는 방식은 현명하지 못합니다. 의지는 언제라도 약해지며, 특히 나이가 들수록 더욱 꺾이기 쉽기 마련이지요. "의지"에 기대다가 실패할 경우, 자기 자신에 대한 원망과 폄하로 이어져서 오히려 결과가 더욱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절대로 "의지"로 문제를 해결하려 들어서는 안 됩니다.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아가면, 저는 이런 유혹에 대한 과학적인 설명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브런치 독자들 또한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전문 용어를 통한 설명을 원하시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몸이 느끼는 경험을 공유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 일단 맵고 짠 음식을 잔뜩 먹었을 때, 온 몸의 신진대사가 무척이나 활발해지고 들뜬 상태가 됩니다. 이 점은 우리 모두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실 기분이 다운되었을 때 일부러 매운 음식을 찾아먹는 까닭도 뭔가 활기를 되찾기 위한 것이니까요. 하지만 동시에 저는 맵고 짠 음식이 위벽을 엄청나게 자극하거나 "긁고", 그런 느낌이 오히려 "유사 식욕"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물론 과학적인 설명이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전문가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쓴 평이한 글들에서 이와 유사한 분석을 접했습니다. 그리고 저와 같이 장 운동이 활발해서 맵고 짠 음식을 신나게 먹고 난 뒤 자연스럽게 화장실에 가는 사람은 일단 뭔가 싹 다 비워내고 난 뒤 내장이 화끈거리는 느낌이 있을 때, 훨씬 음식을 채워넣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게 올라왔습니다. 정갈한 시골 밥상을 끝내고 난 뒤에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신체 상태이죠.


한편 맵고 짠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을 경우, 우리는 필연적으로 갈증을 느껴 물을 많이 마시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생수를 마시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저 또한 우롱차나 녹차를 마실지언정, 맹물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목이 말라 냉장고 문을 열어보니, 두유나 드링킹 요거트가 있다? 또 절로 마시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기 전에 생수를 많이 마시는 것도 좋지 않은데, 첨가물까지 흡입한다면 재난이겠지요. 그리고 우리는 16:8 간헐적 단식 식습관 붕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저녁 식사 이후 뭔가를 섭취하게 된다면, 일단 이 식습관은 끝난 셈이니까요.   


사정이 이러하다면, 우리가 맵고 짠 음식을 즐기면서도 여전히 16:8 간헐적 단식 식습관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저는 가능하다고 봅니다. 물론 맵고 짠 음식을 먹지 않을 때보다는 습관 유지가 쉽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니까요. 저는 크게 3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하고자 합니다. 모두 제 경험에서 나온 것입니다.


첫째, 저녁이 아닌 점심 식사 때 맵고 짠 음식을 먹습니다: 16:8 간헐적 단식은 기본적으로 식사가 가능한 8시간을 보장합니다. 따라서 점심 때 자극적인 음식을 먹고 나서 추가로 무엇을 섭취한다고 해서 패턴 자체가 무너지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저녁 식사를 할 때쯤이면, 이미 흥분되었던 몸 상태가 많이 가라앉지요. 물론 저녁 회식 때 맵고 짠 음식의 유혹이 큽니다. 그런데 저만을 기준으로 말씀드린다면, 저는 삼겹살에 상추쌈 또는 치킨에 맥주를 저녁 회식 때 즐기는 편입니다. 모두 맵거나 짜지는 않고, 그것들을 배불리 먹고 난 뒤에 추가로 뭔가 냉장고를 여닫는 일은 제게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맵고 짠 음식을 즐기고 싶으시다면 저녁이 아닌 점심 때로 시간을 정하시고, 저녁 식사나 회식 때에는 맵고 짠 음식을 피하고 대체 메뉴를 고르는 것이 좋은 팁입니다.   


둘째, 맵고 짠 음식을 저녁에 먹어야 한다면, 가급적 정말 맛있는 음식을 "적게" 먹습니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가령 맵고 짠 라멘 국물을 단 한 숟갈 입에 넣는다고 해서, 제가 취침 직전에 갑자기 냉장고로 돌진하지는 않습니다. 어느 정도 분량을 넘지 않는 선에서 즐긴다면, 맵고 짠 음식을 저녁에 먹어도 제 16:8 간헐적 단식 패턴이 위협받지는 않더군요. 하지만 이 "적당한" 선은 결국 내가 정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사람의 신체 상태와 기질은 죄다 다르니까요. 게다가 동일한 사람의 신체 상태도 매일 바뀝니다. 이럴 때에는 무엇을 기준으로 한다? "느낌"입니다, 느낌. 자기 몸에 귀를 기울이는 습관이 안정적으로 정착될수록, 우리는 어느 선에서 멈춰야하는지를 "본능적으로" 알게 됩니다. "느낌 아니까."  


셋째, 맵고 짠 음식을 즐기는 분이라면 가급적 화학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고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음식을 드시는 편이 좋습니다. 가령 시골의 백반집 사장님께서 직접 만드신 고추장의 경우, 지나치게 맵거나 자극적이지 않은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반면에 MSG를 팍팍 친 조미료는 우리 신체를 엄청나게 자극합니다. 몸에 좋고 나쁘다는 점을 떠나서, 16:8 간헐적 단식 패턴을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서는 맵고 짠 음식이 우리 신체를 지나치게 오랜 시간 동안 자극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손수 담근 고추장이나 된장 등은 확실히 덜 자극적이고 몸이 편안해합니다. 반면에 불닭볶음면을 즐긴다? 과연 16:8 간헐적 단식 패턴 유지가 가능할지 매우 의문입니다. 굳이 그것을 먹으려면 점심 식사 때 먹는 편이 낫겠지요.


오늘은 오랜만에 16:8 간헐적 단식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제 귀국하기까지 한 달이 남지 않았으니, 저도 예전의 패턴을 다시 회복해야겠지요. 당장 오늘부터 시작할 예정입니다. 물론 환송연 등을 마다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생활습관이 제 족쇄가 되어서는 안 되니까요. 제 삶의 주인으로 살되, 건강한 주인으로 살 수 있는 패턴을 앞으로도 꾸준히 찾아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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