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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의 민주주의와 하야-탄핵

"통치권을 장악한 사람이 술에 취해 벌거벗고 논다든지, 여인들과 거리를 헤맨다든지, 배우 흉내를 낸다든지, 자기 스스로 정해 놓은 법률을 짓밟고 경멸해서는 국가의 위엄을 유지하기란 더 이상 불가능하다. 이는 마치 존재하면서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불가능한 것과 같은 이치다. 신민을 학살한다든지, 약탈한다든지, 처녀를 농락한다든지, 그 밖에 이런 비슷한 일은 공포를 분노로, 국가상태를 폭력적 적대상황으로 돌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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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힘이 약화되어 시민의 공포가 분노로 바뀌어 법령이 폐기되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면, 그 사실만으로도 국가는 해체되고 계약은 파기된다. 그 결과, 계약의 정당성은 국법이 아니라 전쟁의 권리에 의해서만 유지된다. 그러므로 우리가 앞 절에서 지적했듯이, 자연상태에서 인간이 스스로 적이 되어 자기자신을 파멸시키지 않도록 경계해야 하는 것과 정확히 같은 이유에서 통치권자는 계약상의 조건을 준수하도록 해야 한다."

- 스피노자 지음, 최형익 옮김, <신학정치론/정치학논고>(비르투, 2011) pp.419~4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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