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태평양을 건너서 미국 대중가요를 들여다보자. ‘나답게’의 가장 훌륭한 영역(英譯)은 아마도‘My way’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의 「My way」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그 곡에서 시나트라는 자신이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며 숱한 일들을 겪어 왔지만, 이제 죽음을 앞두고 눈물조차 말라가는 가운데 돌이켜보니 그 모든 것들이 멋졌다는 사실을 알았으며(And now, as tears subside, I find it all so amusing), 결론적으로 ‘프랭크는 프랭크 답게 살았다(I did it my way)’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는 다난했던 지난날을 돌이켜 보니 후회 없고 ‘행복’하다며 제 감정에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상기한 가사의 내용이 앞선 「나답게私らしく」와 동일한 의미를 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My way」 못지않게 유명한 「있는 그대로의 당신 Just The Way You Are」라는 노래에서 빌리 조엘(Billy Joel)은 사랑하는 이에게 “나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서 자기 자신을 바꾸지 마세요.(Don’t go changing to try and please me)”라며 자신은 “당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합니다.(I love you just the way you are)”라고 말한다.
미국의 유명 시트콤인 �섹스 앤 더 시티 Sex and the City�의 주인공 캐리(Carrie Bradshaw)는 남자 친구인 미스터 빅(Mr. Big)과의 잠자리에서 방귀를 뀐 뒤, 남자들은 방귀를 뀌는 여자를 싫어할 것이라며 애써 자신을 뭔가 다른 인물로 포장하면서 괴로움을 겪는다. 하지만 미스터 빅은 방귀를 뀌는 바로 그 캐리를 사랑할 따름이었다. 누군가와 평생을 함께 보내려 한다면, 결국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야 한다. 왜냐하면 언제까지나 가식적으로 살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와 같은 포장된 삶은 상대방에게도 오해와 불쾌감을 일으키지만, 무엇보다 본인의 삶을 불행하게 만든다. 왜냐하면‘나답게’ 살지 않기 때문이다. 캐리에게 가장 필요했던 노래는 빌리 조엘의 「Just The Way You Are」가 아니었나 싶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우리는 사람들이 자기답게 살기를 두려워하는 까닭에 대해 다루어볼 필요성을 느낀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흔히들 “나답게 살라는 말은 쉽죠. 하지만 그렇게 실제로 살기가 어디 말처럼 쉬운 가요?”하고 반박하기 때문이다. 캐리의 경우에서도 볼 수 있듯이, 사람들은‘나답게’ 살 경우 뭔가 삶이‘남들 보기에’ 불완전할까 두려워한다. 좀 더 근본적으로 말하면,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한다. 즉 그들은 자기 자신이 타고나게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 불완전한 자신을 믿으면 결코 행복해질 수 없으며 뭔가 다른 것에 기대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자신이 불완전한 존재물이라는 전제 자체를 의심해보아야 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앞서 스피노자가 “기쁨이란 더 작은 완전성에서 더 큰 완전성으로의 이행”이라고 말했던 사실을 기억한다. 우리는 불완전함에서 완전함으로 이행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우리는 언제나 완전하지만, 나 자신의 완전함을 이해하고 나답게 삶에 따라 더 큰 기쁨과 행복으로 이행할 따름이다. 스피노자는 기쁘든 슬프든 우리가 타고나게 완전하다고 말한다. 과연 이 황당한 말을 거리낌 없이 하는 사람이 고리타분한 철학자 외에 또 있을까? 나는 이번에도 여러 가수의 경우를 인용하고자 한다.
제이 마이클 조세프(Jai Michael Josefs)가 부른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합니다 I Love Myself The Way I am」라는 곡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나는 언제나 완전한 나일 겁니다. 바로잡아야 할 어떤 것도 없어요. 나는 아름답고, 언제나 내가 될 수 있는 최고일 거예요. 그리고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합니다.(I'll always be the perfect me / There’s nothing to rearrange / I’m beautiful and capable of being the best me I can/ And I love myself just the way I am)”
나는 이 가사가 만물의 존재적 완전함을 빠짐없이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타고나게 완전하다는 말은 마이클 조던처럼 농구를 잘 하거나 타이거 우즈처럼 골프를 잘한다는 뜻이 결코 아니다. 나는 마이클 조던이 아니고 타이거 우즈가 아니기에, 농구나 골프를 그들처럼 잘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다만 나는 나 자신만의 타고난 욕구가 있으며 그 욕구에 따라 살면서 행복함을 느끼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다. 그 욕구로 인해서 ‘타인에 비해’ 성공하는 따위의 여부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행복은 결코‘비교우위’에 의해 결정되지 않으며, 성공이 행복의 바로미터라는 주장 또한 그리 분명치 않다. 왜냐하면 성공의 정의조차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다만 나 자신은 존재하는 그 자체로 완전하며, 자신의 완전함을 믿고 그에 따라 완전함이 드러난 욕구에 따라 살면 무한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