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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WER: 쵸단아, 바위게는 늘 네 편이야!

바위게, 뷰티풀 민트 라이프 페스티벌에서 쵸단을 위해 드럼스틱을 들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알이즈웰(All is well)입니다.

QWER은 6월 9일에 새 앨범 <난 네 편이야, 온 세상이 불협일지라도(난네온불)>로 컴백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컴백 주간에 열리는 페스티벌은 총 2개였습니다.

우선 6월 12일(목)에 부산에서 열리는 [2025 부산 원아시아 페스티벌]에 QWER이 참가했습니다. 올해 들어 제 고향인 부산에 QWER이 여러 번 방문했고 컴백 후 첫 번째 공연 또한 부산에서 한다는 소식에 기뻤습니다. 다만 그 페스티벌에 참가했던 여러 바위게들에게 직접 들은 바로는, 주최 측의 운영 방식에 아쉬움이 많았다고 합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행사이니만큼, 향후에는 보다 나은 진행을 기대합니다.

다음으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3일 동안 열리는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25(뷰민라)] 첫 번째 날인 6월 13일(금)에 QWER 공연이 결정되었습니다. 윤도현 밴드 및 이승윤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함께 공연하게 되었는데요. 이날 함께 공연하는 대선배들과 신곡인 <눈물참기> 챌린지가 과연 가능할까요? 제발...


QWER의 [뷰민라 2025] 축제 참여가 공지되었을 때, 대다수의 바위게는 낮 시간 공연을 예상했습니다. 저는 6월 13일에 혜화동에서 기말고사 시험 감독을 마치면 오후 4시 20분이 되기에, 이 날 축제는 아예 포기했습니다. QWER 컴백 후 제 첫 오프 활동은 8월 1일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라고 못 박아 놓은 상태였죠. 그런데 6월 11일부터 약간의 변수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6월 9일 쇼케이스를 마친 이틀 뒤인 6월 11일(수), 소속사인 3Y코프레이션은 쵸단의 무릎 통증이 심각해서 향후 있을 국내외 행사 3곳에 그녀가 불참하게 되었다고 공지했습니다. 쇼케이스 때 제대로 걷지를 못해서 매니저 쇠쇠의 부축을 받았던 모습이 심상치 않았는데, 역시나 일이 터지고야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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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가 나간 뒤, 쵸단은 위와 같은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그리고 "내 힘이자 꿈이자 인생이 된 바위게들, 오래 보고 싶어, 사랑해"라는 말은 제게 참 많은 것들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물론 QWER 팬이 아닌 분들은 "그래서 어쩌라고, 씹덕아!"라며 냉소를 보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쵸단의 성격을 아는 이들은 절대 그렇게 말할 수 없습니다.

쵸단은 QWER 네 명의 멤버 가운데에서도 가장 내향적입니다. 타인에 대한 사랑이나 감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기에는 부끄러움이 많았죠. 2024년까지만 해도 그랬습니다. 그랬던 그녀가 2025년 들어서는 그 누구보다도 팬들에 대한 감사와 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같은 사람이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지요.

음악적 열정과 책임감, 팬들에 대한 감사로 똘똘 뭉친 리더 쵸단. 그러나 건강 이슈로 컴백하자마자 활동을 쉴 수밖에 없는 그녀가 얼마나 눈물을 참기 힘들었을지 눈에 보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눈물참기>는 이시연의 서사가 메인인 곡임에도 불구하고, 제게는 갑자기 쵸단의 곡으로 다가왔습니다. 쵸단 이슈로 인해 <눈물참기>는 바위게들에게 더욱 절실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이런 가운데, 또 한 번 제 눈시울을 뜨겁게 만든 바위게들의 이벤트가 진행되기 시작했습니다. 드러머 쵸단을 위해, [뷰민라 2025] 페스티벌 공연에서 야광 드럼 스틱을 들고 QWER을 응원하겠다고 결정한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고민중독> 도입부인 "원!투! QWER!"에서 쵸단이 드럼스틱을 X자로 부딪히는 포즈를 따라 하는 깜짝 이벤트였죠.

바위게들은 그동안 버스를 대여해 해남까지 버스킹 투어를 가거나 노들섬 버스킹에서 자체적으로 슬램존을 형성하는 등, 케이팝 아이돌 신에서 지금까지 전혀 존재하지 않던 팬덤 컬처를 창조해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무릎을 다쳐 활동을 못하는 드러머 쵸단을 위해, 어두운 실내 공연장에서 환하게 빛나는 야광 스틱을 들기로 했습니다.

'아니, 뭐야. 이 상남자들... 솔직히 좀 많이 멋있는데?' 저의 젠끝이, 아니 코 끝이 찡해졌습니다. 먹는 것만 밝히는 XL 수컷들인 줄 알았더니... 아니, 그건 맞는 말이고... 여하튼 QWER을 위하는 마음이 이렇게 깊고 행동력이 발군이라고? 저도 바위게입니다만, 이 상남자 바위게들의 열정과 실천력에는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QWER 사관을 자처하는 입장이다 보니, 이 역사적 순간에 빠질 수 없다는 전투력이 불타오르기 시작했습니다.


6월 13일 페스티벌 당일 점심시간. 오랜만에 동료들과 함께 분식으로 점심을 해결하기로 한 저는 드럼스틱 이벤트가 얼마나 멋질지 상상하면서, 아쉬운 마음에 [뷰민라 2025] 타임 테이블을 검색해 보았죠. 그랬더니... QWER의 공연이 저녁 6시 20분이지 뭡니까! 혜화역 부근에서 업무를 일찍 마치고 나서도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까지 가는 데에는 시간이 충분했습니다. 티켓은 현장구매하면 되니까요.

같은 바위게인 노원K 선배에게 식사를 하면서 슬쩍 물어보았습니다. "이거, 가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 제가 이런저런 할 일이 많이 남았는데 어쩌고저쩌고..." 노원K 선배는 떡볶이 국물에 김밥을 찍어 먹으며 흐뭇하게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이미 답이 다 정해져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죠. QWER 유니버스에서 '갈말갈: 갈까 말까 고민될 때에는 가는 게 좋다'는 진리입니다.


시험감독을 끝내자마자 축지법을 써서 혜화역으로 내달려갔습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었지만 급한 마음에 우산조차 챙기지 않고 갔습니다. 오늘 비 소식이 예정되어 있었는데도 말이죠.

아니나 다를까, 올림픽공원역 4번 출구를 빠져나오자, 벌써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이날 야외에서 바위게들과 함께 비를 맞으면서 맥주와 테킬라를 즐기며 얼마나 낭만의 끝을 달렸는지요! 하지만 몇 시간 뒤 그렇게 고마울 비가, 공연 전까지는 다소 원망스러웠습니다. QWER 공연이야 실내에서 진행되니까 비와 상관없지만, 제 옷과 신발이 벌써부터 젖고 있었으니까요. KSPO DOME(올림픽체조경기장) 입구에서 분홍색(마젠타쟈 나이, 핑크다!) 우비를 수령한 뒤, 서둘러 공연장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QWER의 관객석은 흔히 '젠타존'과 '히나존'으로 구분됩니다. 베이시스트인 마젠타 쪽에서 공연을 보면 젠타존에 있는 것이요, 히나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겠지요. 이날 드럼스틱 이벤트나 슬램존은 '젠타존'에서 있을 예정이라고 들었지만, 제가 들어가 보니 바위게들을 그쪽에서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QWER 공연 전이라, 흩어져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저는 히나존 쪽으로 이동해, 오프 활동에서 여러 번 함께 했던 바위게들과 조우했습니다.

평일 이른 저녁 공연이라서 그런지, 드넓은 체조경기장은 관객 수가 적당해서 매우 쾌적했습니다. 그런데 남녀 비율이 거의 50:50이라고 할 정도로 여성의 비중이 높았고, 무엇보다 깔끔하게 차려입은 선남선녀들로 가득했습니다. 말하자면, 올림픽공원에서 진행되는 [뷰민라 2025]는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였던 것 같습니다. QWER 콜라보 옷을 입은 채 쵸단을 위해 드럼스틱을 들겠다는 열정과 광기로 눈이 번쩍이는 수컷 바위게들은, 달콤한 연인들 사이에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뿜고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드럼스틱 배분은 이미 끝난 상태라, 저는 쵸단을 위해 드럼스틱을 드는 역사적 퍼포먼스의 주체가 될 수는 없었죠. 제 민머리는 드럼스틱으로 두들기기에 이상적인 스타일이었지만, 다행히 제 뒤에 선 바위게 분은 드럼스틱이 없더군요. 대신 천장에서 떨어지는 반짝이가 머리에 들러붙어 귀찮았습니다.

QWER에 앞서 공연하는 [솔루션스]의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즐기며, 바위게들은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마젠타가 미녀를 수집하듯, 어쩌다 보니 저 또한 훈남 바위게들을 수집하고 있더군요. 그런데 그렇게 키 크고 잘생긴 바위게들은 QWER로 인해 생활고를 겪고 있었습니다. 두 끼 먹던 밥을 한 끼로 줄이거나, 쌀밥을 라면으로 바꾸고 있었죠. 그래야만 다가올 마젠타x아노블리어 협업 티셔츠를 한 장이라도 더 살 수 있으니까요. 우리끼리 웃으면서 하는 농담들이었지만... 우리 곁에 잔뜩 서 있는 머글(일반인) 여성들이 들었다면... 앞으로는 페라리를 타다가 QWER 덕질 때문에 벤츠 S-클래스로 다운그레이드했다고 이야기하면 안 될까...


비록 히나존에 섰지만, 오늘은 바위게들만의 잔치가 아닌 다양한 팬덤들이 섞인 자리라서 그런지 시야가 충분히 확보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수컷들만 잔뜩 모여 있다 보면, 평균 키가 매우 높아지니까요. 다행히 히나존에서 가장 키가 큰 바위게가 제 앞이 아닌 옆에 섰습니다. 멋진 부산 사나이인 이 '초대형 거인' 바위게는 어제 [2025 부산 원아시아 페스티벌]에 참여한 뒤 다시 서울을 찾았습니다. 직장에서 곧바로 오느라 아무것도 준비를 못한 제게, 초대형 거인 바위게는 '쵸단' 슬로건을 건네주었습니다.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죠.

그런데 그런 가운데, 저랑 몰려다니는 수컷 바위게들 무리에서는 구경조차 할 수 없는 미녀 바위게 두 분이 초대형 거인 바위게 뒤에서 머뭇거리고 있었습니다. 하얀 옷을 입고 예쁘게 꾸민 두 미녀 바위게는 QWER 팬덤의 미래나 다름없었습니다. QWER이 "Go Big. Go Global." 하기 위해서는 젊은 여성 팬들의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케이팝 시장이 여초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요. 매너가 좋은 초대형 거인 바위게와 우리는 그녀들에게 앞자리를 양보했고, 그녀들은 감사를 표했습니다.

나중의 일이지만, <고민중독>이 나오자 그녀들은 댄스 챌린지에 나왔던 귀여운 안무를 그대로 따라 하더군요. 수컷 바위게들이 "어이! 어이!"를 외치고 몸뚱이를 부딪히지만 춤에는 잼병인 것과는 대조되었죠. 아니, XL 수컷 바위게가 안무를 따라 하는 장면은 보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 어차피 리더인 쵸단도 댄싱머신이 아닌 머신댄싱이니... 아, 쵸단아, 미안하다! 오늘은 너를 위한 날인데, 조롱이 습관화된 바위게인 내가 그만....

수컷 바위게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는 매니저 검검과 쇠쇠가 무대를 체크한 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QWER이 등장했습니다! (아래 링크된 2부에서 계속)

https://brunch.co.kr/@joogangl/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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