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 모바일 7주년 행사 및 이시연x니티드 팝업 랜선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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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알이즈웰입니다.
지난 5월 16일 금요일, 저는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노천광장에서 QWER 공연을 즐겼습니다. 하지만 QWER 관련 이벤트는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5월 17일(토)부터 5월 25일(일)까지 있었던 QWER의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5월 17일(토): 이시연 생일 카페(5/16~), 쵸단x1993 스튜디오 콜라보 팝업 행사
5월 19일(월): 동서대 축제, 대구대 축제
5월 20일(화): 서울시립대 축제
5월 21일(수): 선문대 축제, 청주대 축제
5월 24일(토):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7주년 파티, 고려대 입실렌티 축제
5월 25일(일): 이시연x니티드 콜라보 팝업 행사
이후에도 5월 27일에는 동의대와 인제대 축제, 그리고 5월 29일에는 조선대와 순천대 축제가 잡혀 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스케줄을 볼 때, 하루에 2번 공연을 하는 날이 5일이네요. 대학축제는 대부분 5월에 마무리됩니다. 하지만 6월 초까지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추가 공연 소식도 가능합니다. 리더 쵸단의 무릎부터 해서, 멤버들의 건강이 각별히 신경 쓰이는 때입니다. 한편 이 일정을 보고서 'QWER이 참 바쁘고 힘들겠구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하루에 두 번의 대학 행사에 모두 참여하는 바위게들의 노력은 눈물 없이 들을 수 없습니다.
이 가운데 제가 직접 참여한 행사는 이시연 생일 카페와 서울시립대 축제입니다. 우선 5월 16일은 QWER의 메인 보컬인 이시연의 생일이었는데요. 서울과 부산은 물론이요 타이베이와 홍콩, 오사카 등 세계 각지에서 생일 카페가 오픈했습니다. 5월 17일(토)에는 QWER의 리더 쵸단과 의류업체 1993스튜디오가 협업한 팝업 스토어가 성수동에 오픈했는데요. 바위게들은 쵸단 실물을 영접하기 위해 이곳을 들렀다가, 다시 홍대입구 쪽에 모여 있는 시요밍 생일카페에 참석했습니다. 비 내리는 토요일, 저는 저녁 6시가 넘어 스파티움에 도착했습니다. 들어가니 반가운 얼굴이 많았죠. 성수동 팝업 스토어에 갔다가 쵸단에게 전완근 칭찬을 받은 '전완근 바위게'가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었습니다. 바위게들에게 운동 욕구를 부추기다니, QWER은 참으로 유익한 뮤지션입니다! 한 친절한 바위게로부터 '밍떽단'의 만행을 브리핑(?) 받은 뒤, <전지적 바위게 시점>과 간단한 인터뷰를 했습니다.
QWER 멤버들이 '커(귀엽다)'냐 '떽(떽띠하다)'이냐 하는 논쟁은 바위게들의 민속놀이입니다. 장난으로 하는 토론이니, 정색하면 큰일 나죠. 이번 생일 카페에는 아예 '밍커'와 '밍떽'을 결정하는 스티커 게시판이 재미 삼아 설치되었습니다. 그런데 '밍커'가 '밍떽'을 크게 앞서자, 일부 '밍떽단'에서 공정성을 훼손하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결국 투표 결과는 무의미해졌는데요. 저는 이 모든 것이 과거 무한도전식 병맛 개그여서, 참으로 즐거웠습니다. 원래 이런 투표는 진지하게 접근하는 게 아니죠. 우리 쪽이 밀린다 싶으면 헛짓거리도 하는 게 남초 팬덤의 특성이죠. 무사히 끝났으면 오히려 아무런 이야깃거리도 남지 않았겠죠. 그래서 결론은 뭐다? 시요밍은 '커'입니다.
"나니가 스키?"라는 질문에 몸을 배배 꼬며 "쪼꼬민또~요리모 아나따!"라고 외치는 시요밍. 호랑이들이 득실거리는 고려대학교 입실렌티 축제에 가서 "애니멀 사운드 야옹 버전 해주세요! 고양이도 애니멀이거든요!"라고 말하는 이시연이 '떽'이라면, 세상에 떽 아닌 사람이 없을 겝니다. 사실 100% '커'이거나 '떽'인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MBTI와 마찬가지로, 비율이 높은 쪽을 택하는 것일 따름인데요. QWER 4명의 멤버 중에서 시요밍의 '커' 비율이 가장 높습니다. QWER 내에서도 공인된 '잼민이'니까요.
한편 대한민국 공인 노잼 도시를 제외하고 팔도강산을 종횡무진 중인 QWER. 수도권에 사는 바위게들은 동서대(부산)와 대구대(경북) 축제를 영상으로 즐긴 뒤, 서울시립대 출정을 준비했습니다. 저는 자녀가 3명인 유부남 머글(일반인) 친구를 설득해 시립대로 불렀습니다. 사실 저조차도 서울시립대는 첫 방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열정 넘치는 베프를 꼭 바위게로 만들고 싶었죠. 시립대 정문 곁에 있는 <정육정>이라는 고깃집에 앉아, 그동안 쌓였던 이야기를 풀며 삼겹살에 술 한 잔 했습니다. <정육정>은 테이블 간격이 널찍하고 깔끔한 시설에다 환기도 잘 되었습니다. 게다가 아예 바깥으로 창을 터놓고 영업을 했죠. 덕분에 우리는 오픈 테라스 느낌으로 술자리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다만 아이가 셋인지라, 바람 잘 날 없는 친구의 삶이었습니다. 결국 그는 축제를 보지도 못한 채 귀가할 수밖에 없었죠. 이번에는 영업 실패! 다음에 또 보자, 친구야!
서울시립대 축제 현장은 놀이동산을 방불케 했습니다. 디스코팡팡 등의 기구들이 어지럽게 돌아가고 있었으니까요. 공연이 예정된 자연과학관 앞마당으로 가니, 대포 카메라가 늘어선 한쪽에 바위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해남과 노들섬 버스킹에서 '찐 바위게 존' 맛을 제대로 본 바위게들은 이제 앞 열을 다투는 데에 관심이 없더군요. 하긴 저 또한 느지막이 와서 이 그룹에 합류했으니까요.
9시 반이 조금 넘은 시각, <내 이름 맑음>으로 QWER의 축제 공연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축제들에서 보기 어려웠던 두드러진 변화가 눈에 띄었습니다. 관객석 곳곳에 바위게 농도가 상당히 진해졌음은 물론이요, 관중들이 QWER 응원법을 적극적으로 따라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물론 낭만이 넘쳤던 한양공대 축제에서도 호응은 좋았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립대 학생들의 경우, 바위게들이 미쳐 날뛰는 것을 킥킥거리며 지켜보다가 응원에 합류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있던 바위게 존의 경우, 근처에 미모의 시립대 여대생 2명이 자리했었는데요. <내 이름 맑음>에서 바위게들이 "띠리리릿띠~!"라고 외칠 때부터 이미 킥킥거리며 자기들끼리 방방 뛰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디스코드>에서부터는 본격적으로 우리를 따라 응원하기 시작했습니다. 바위게 존은 고마움에 어쩔 줄 모르는 아재들로 넘쳤습니다. 이렇게 병맛 넘치는 밴드 스타일 아재 응원을 따라 해 주다니!
<고민중독>이 나오기에 앞서, 바위게들은 그녀들에게 함께 응원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고민중독 시작하기 전에 일단 손부터 하늘로 치켜들고!" 한 아재 바위게가 설명충으로 돌변해 응원 동작을 가르쳐 주었는데, 마음씨 좋은 그녀들은 흔쾌히 한 손을 위로 한 채 우리와 함께 외쳤습니다. "원! 투! QWER!"
대학 축제는 본교 학생들을 위한 자리이기 때문에, 슬램을 할 수는 없죠. 물론 본교 학생들이 앞장서서 한다면 사정이 다르겠습니다만. 여하튼 우리는 클라이맥스에 슬램 대신 어깨동무를 하고 방방 뛰기로 했습니다. 다만 저는 삼겹살을 먹고 온지라, 여학생들을 피해 이동해서 아재들과 어깨를 걸었습니다. 바위게 하나하나가 모두 QWER 홍보대사이지 않습니까. 바위게 이미지가 '삼겹살 냄새 풍기는 아재'가 되어서는 안 되겠죠.
우리와 함께 했던 분들 외에도 서울시립대 학생들은 진정으로 축제를 즐길 줄 알았습니다. 자유롭게 마음껏 노는 폼이 마치 락 페스티벌에 온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정신없이 뛰고 난 뒤, 아재 바위게들은 함께 해 준 시립대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렸습니다. 저는 철딱서니 없게 마젠타 생일 카페를 홍보했는데요. 비록 마주치기는 어렵겠지만, 이렇게 바위게들이 조금씩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저를 비롯한 여러 바위게들은 지하철을 타기 위해 서울시립대를 빠져나와 걸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분홍빛 큐떱카가 쌩~하니 지나갔습니다. 우리는 어린아이처럼 "검검(QWER 매니저 별명)!"을 외치면서 차를 쫓아갔습니다. 검검은 레이싱카를 몰듯 코너링을 하더군요. 여하튼 가수부터 소속사 매니저까지, 전부 재미있는 그룹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째서 큐떱 대신 검검을 외쳤을까요?
이번 한양공대와 서울시립대 축제에 직접 참가하며 느낀 점이 크게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이제 각종 축제에서 QWER 영업을 해도 될 만큼 그녀들의 인기 및 이미지가 급상승했습니다. 2024년의 QWER은 온갖 편견에 시달렸고, 인지도도 지금만큼 높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각종 축제 공연 때에는 지금보다 레퍼토리가 적었고, 응원법도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한 줌의 바위게끼리 모여서 열심히 외치는 것은 가능했지만, 곁에 있던 분들에게 함께 응원하자고 말을 건네는 것은 어려웠죠.
하지만 2025년 1월 한국 콘서트와 4월 해외 콘서트를 기점으로 바위게 응원법이 완성되었고 콘서트 및 버스킹 영상들이 꾸준히 퍼지면서, 대중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었습니다. 게다가 각종 시상식에서 다수의 상을 휩쓸었고 음악방송 형식의 시상식 공연에서 절세미녀 포스를 뽐내면서, 글로벌 팬들도 많이 늘었습니다.
대학축제든 페스티벌이든 오프라인 현장에 나오는 분들은 어떻게든 함께 즐길 준비가 되어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바위게 응원법은 기존 아이돌 응원법과 달리, 응원자가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파트가 많습니다. 실제로 페스티벌을 가 보면, 댄스 아이돌 무대의 경우 기본적으로 '감상' 모드입니다. 우리 언니 오빠들의 칼군무를 감상하며, 가사를 따라 부르는 것이 주를 이루죠. 하지만 대한민국 최고의 낭만 밴드 QWER의 응원법은 전혀 다릅니다. 팬덤이 뛰고 팬덤이 구르며, 팬덤이 조롱하고 팬덤이 미칩니다. 보다 주체적이고 능동적이며 인터액티브하고, 남들이 보기에도 웃기고 재미있죠. 이 '웃기고 재미있는 게' 핵심입니다. 다른 어떤 댄스 아이돌의 팬덤 응원법도 남들이 보기에 웃기거나 재미있지는 않거든요. 이는 QWER 팬덤이 병맛 개그에 뇌가 절여진 남초 그룹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2025년 대한민국 현실에 진절머리가 난 한국인들은 축제를 찾아 떠들썩하게 웃고 즐기고자 합니다. 그리고 QWER을 잘 모르는 시민에게도, 바위게들의 개그와 열정만큼은 눈에 띄지 않을 수 없겠지요. 신나고 재미있는 건 못 참죠. 이왕 놀러 온 거, 함께 뛰고 구르다 가면 기분이 확 풀리지 않겠습니까? 서울시립대 친구들의 경우, 이런 락 페스티벌 응원 스타일에 적극적으로 호응했습니다.
멋진 언니 오빠들의 무대를 감상하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내가 주체가 되어 미친 듯이 뛰고 구르고 어깨동무하고 소리 지르고 헤드뱅잉 하는 편이 훨씬 신나고 즐겁죠. 그리고 대한민국 아이돌 가운데 그런 방식의 응원 기회를 제공하는 '유일무이한' 그룹이 바로 QWER입니다. 하지만 복음을 전한다는 구실로 가만히 있는 분들의 옆구리를 쿡쿡 찔러서는 안 됩니다. 바위게들이 미친 듯이 놀고 있으면, 함께 놀 의향이 있는 분들이 자연스레 합류하니까요.
이제 QWER 공연을 즐기는 것 못지않게, 오프 현장에서 머글(일반인)들을 영업하는 '전도사 놀이'도 즐길 때가 되었네요. 아울러 대학 축제 문화 자체가 보다 밴드 문화에 가깝게 변화할 가능성이 엿보였습니다. 2025년 대학 축제 출연진 리스트에 밴드가 늘어난 것 또한 주목할 만한 사실이죠.
둘째, QWER의 라이브 무대는 바위게와 함께 할 때 완성된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공연을 많이 뛴 바위게들은 이제 음원으로 <고민중독>이나 <가짜 아이돌>을 들으면 심심하다고 느낍니다. 왜냐하면 밴드 음악은 역시 라이브 연주로 들어야 제맛이기 때문이죠. 게다가 라이브 공연에는 드럼 등 악기 파트에서 변주가 자주 일어납니다. 그 때문에 더욱 즐겁죠. 하지만 QWER의 경우, 그게 다가 아닙니다. 다른 밴드 공연과도 다른 점이 존재합니다.
가령 <내 이름 맑음>의 경우, 감정을 폭발시키는 이동혁(이즈리얼, QWER 메인 프로듀서) 스타일이 아니라 미디엄 템포의 이지리스닝 계열 곡입니다. 편하게 반복해서 듣기는 좋지만, 라이브 공연에서는 확실히 밋밋합니다. 떼창도 덜하죠. 아니, 곡만을 놓고 보자면 떼창 포인트가 없습니다. 그 때문에 <내 이름 맑음>이 처음 나왔을 때, 어떻게 응원법을 만들어야 할지 바위게들 사이에서도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때 병맛개그에 능한 남초 바위게만 낼 수 있는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탄생했습니다. 바로 "띠리리릿띠!"와 "띠띳띠리!"를 수컷 바위게들의 굵은 목소리로 따라 외치는 것이었죠. 많은 한국인들의 무의식 속에 남아 있던 영구 심형래의 '띠리리리리리'가 되살아났습니다.
이 두 번의 '킥'이 <내 이름 맑음> 라이브 무대를 완전히 살렸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공연장에서 멤버 4명의 이름을 외치며 시작하다 "띠리리릿띠!"가 나오는 순간, <내 이름 맑음>은 음원 버전과는 전혀 다른 곡이 됩니다. 웃기고 떠들썩하며 신나는 곡으로 변신하죠. 그리고 이 때문에 QWER 공연을 자주 찾은 이들은 느끼게 됩니다. '<내 이름 맑음>은 QWER과 라이브 무대, 그리고 바위게의 응원이 합쳐져 전혀 다른 차원의 곡으로 거듭 태어났구나.' 음원 차트 성적과는 관계없이 라이브 무대에서 밋밋한 곡이었던 <내 이름 맑음>. 그러나 여기에 바위게들은 각종 응원법을 끼얹었습니다. 맑은 녹차에다 설탕과 우유, 휘핑크림과 아몬드를 잔뜩 토핑해서 달달한 그린티 라떼를 만든 셈이죠.
원래 <내 이름 맑음>의 '띠리리릿띠'는 신나거나 중요한 파트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슬램덩크> 만화책에서는 큰 비중이 없었던 "뚫어, 송태섭!"이 <더 퍼스트 슬램덩크> 극장판에서는 스토리 전체를 상징하는 명장면으로 살아났듯이, 바위게들이 힘을 준 '띠리리릿띠'는 <내 이름 맑음> 라이브 버전에 유쾌한 밴드 사운드 이미지를 불어넣었습니다.
한편 바위게들의 응원 방식은 밴드 신에서도 보기 드뭅니다. 밴드 응원에서는 밴드 구성원 모두의 이름을 응원법에 넣는 경우가 없으니까요. 멤버의 이름을 일정하게 외치는 응원법은 아이돌 신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여타 한국 밴드가 공연할 때, 기타리스트나 베이시스트의 이름을 응원법에 넣는 경우를 보기란 어렵죠. 반면에 QWER은 밴드이자 아이돌이기 때문에, 그녀들의 팬덤인 바위게의 응원법은 밴드와 아이돌 응원법을 모두 포섭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욱여넣은 것이 아니라, 열정과 개그로 승화시켰죠. 이게 모두 밴드 판과 아이돌 판 양쪽 모두에 경험이 가득한 바위게들의 집단지성이 일궈낸 결과입니다. 한국 팬덤 역사에서 존재한 적이 없으며, 이 때문에 앞으로도 꾸준히 주목받아야 할 현상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9aB02EEpnE&t=1201s
세월이 흐르고 흘러, 5월 24일 토요일이 되었습니다. 저는 할 일이 태산 같아서, 아예 스마트폰을 끄고 숨어서 일에 몰두했습니다. 귀가하니 밤 10시였죠. 그리고 QWER이 2년 연속 고려대학교 입실렌티에 참여했다는 소식과 영상을 뒤늦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앞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7주년 생일 행사 공연 소식 또한 기쁘기는 마찬가지였죠. 무려 <플레이 위 듀>를 들려주었으니까요. 하지만 QWER 역사 전체를 놓고 볼 때, 역시 고려대학교 입실렌티 2년 연속 참여는 참으로 뜻깊은 소식이었습니다.
(부지런한 바위게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공연 풀영상을 업로드해 주었습니다. 아래 영상의 킬링 포인트는 '바위게들의 띠리리릿띠!를 듣고 빙구 웃음 터진 히나, 그리고 7초 챌린지에서 우승한 뒤 무릎을 꿇고 포효하는 마젠타'입니다. 지금까지 QWER 공연 역사상 마젠타가 가장 신나게 덩실덩실 연주한 영상이니, 꼭 봐주시길 바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llIXsMqChE
한편 온갖 음해에 시달리던 QWER의 숨통을 틔워준 결정적 계기가 바로 작년 5월 24일에 있었던 고려대 입실렌티입니다. 연세대 아카라카와 함께, 고려대 입실렌티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학 축제입니다. 저 무대에 서고 싶어 하는 가수는 수도 없이 많지만, 기회는 하늘에 별 따기입니다. 때문에 가수 서열 매기기를 중시하는 극악한 헬조선 팬덤 문화에서, 연세대나 고려대 축제 참가 여부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QWER은 고려대 입실렌티에 당당히 입성해 <포레버>를 부름으로써, 악플러와 프로불편러들을 잠시나마 잠잠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때문에, QWER의 2년 연속 고려대 축제 참가는 한층 뜻깊습니다. 아래 글은 제가 쓴 '2024년 QWER 고려대 입실렌티 축제' 포스팅입니다.
https://brunch.co.kr/@joogangl/555
고려대 입실렌티 출연진 명단은 공연 직전까지 공개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작년에 QWER이 입실렌티에 첫 번째 출연진으로 등장해 무려 <소다>를 최초로 라이브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QWER 팬 커뮤니티에서는 거짓말하지 말라는 분위기가 대세였죠. 2025년에도 고려대 공연은 그렇게 깜짝 소식으로 전해졌습니다. 작년과 달리, 저는 한층 여유로운 마음으로 시요밍이 <고민중독> 치어리딩을 실수하는 부분까지 즐겁게 감상했습니다. 마젠타는 작년 입실렌티 때 "애니멀 사운드 발사!"를 유도하다, 목소리가 갈라져 망신살(?)이 뻗쳤었는데요. 이번에는 톤을 낮춰서 안정적으로 여러 번 호응을 유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시요밍은 한 술 더 떠서 "애니멀 사운드 야옹 버전 발사!"를 유도했는데요. 아마 고려대학교 축제 역사상 최초가 아닌가 합니다. 이런 엉뚱함이 바로 시요밍의 매력이죠. 시요밍이 '커 of 커'라는 사실이 다시금 확인되었습니다.
한편 작년에 <소다> 깜짝 공개가 있었듯이, 올해에는 앵콜로 <메아리>를 선보였네요. <메아리>는 팬 콘서트와 비밀 버스킹 이외에는 연주한 적이 없죠. 지난 앨범의 수록곡이 아니라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이 되어도 충분한 <메아리>. QWER 팬덤의 유일한 고민은 좋은 곡이 너무 많아서 자꾸 공연 리스트에서 사라진다는 거겠죠. 2025년 고려대 입실렌티 공연에는 무려 <디스코드>가 세트리스트에서 제외되었습니다. 데뷔곡이자 첫 번째 타이틀곡인 <디스코드>가 빠졌다니, 이게 실화냐!
QWER의 타이틀곡인 <디스코드>, <고민중독>, <내 이름 맑음>은 모두 음원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대중의 귀에 익숙합니다. 사실 이렇게 히트곡이 많은 밴드는 뜻밖에 매우 드뭅니다. 심지어 QWER은 데뷔한 지 아직 2년이 안 되었습니다. 우리가 QWER에게 주목해야 할 이유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jqTcCRmgQA
5월 축제 시즌은 너무도 이벤트가 많아, 어차피 제가 모두 다룰 수 없습니다. 5월 25일(일) 정오에 올라온 <오사카 버스킹> 자체 콘텐츠 및 이시연x니티드 부산 팝업 스토어 행사만 짧게 언급하고 마무리하겠습니다. 5월 2일에 있었던 오사카 실내 버스킹은 이미 풀영상을 여러 바위게들이 업로드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콘텐츠에서는 QWER이 전설의 오사카 놀이터에서 완전체로 모이고, 이번 버스킹을 마무리하는 소감을 말하는 내용까지 포함되었습니다. 어찌나 감동적인지, 일요일 정오에 업로드된 37분 영상을 본 바위게들은 '퉁퉁 붓고 코맹맹이가 되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9eAYtvuMJkA
그런데 오사카 버스킹 콘텐츠 시청 완료 후 1시간 반 뒤인 오후 2시에, 부산에서 이시연x니티드 콜라보 팝업 행사가 열렸습니다. 눈물로 퉁퉁 부어 2XL가 된 수컷 바위게들은 시요밍을 보자마자 환하게 웃었는데요. 울다가 웃으면 엉덩이에 털이... 아니, 그만하겠습니다. 개그가 너무 낡았네요.
"알이즈웰 선생, 자꾸 바위게들과 여타 팬덤의 차이점을 강조하시는데요. 진짜 차이가 확 난다는 증거 한 번 가져와 보이소!" 누군가 제게 이렇게 여쭤보신다면, 저는 QWER 멤버와 바위게가 함께 하는 팝업 스토어 행사 영상을 한 번 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여기서 QWER과 바위게, 그리고 빙빙과 검검이 주고받는 대화 및 전반적인 분위기를 보면, 기존의 케이팝 댄스 아이돌 팬덤과 확연한 차이를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시요밍이 사인한 모자를 얻기 위해 성전환까지도 감수하려는 수컷 바위게들의 능청을 봐야만, "아, 이것들이 다르긴 확실히 다르네!"라고 인정할 수 있죠. 소녀 팬들로 가득한 팬덤에서는 있을 수 없는 개그판입니다.
그리고 QWER 행사에 갈수록 여성 바위게와 해외 바위게들이 늘어나네요. 콘서트 티켓 경쟁자라는 나쁜 말은 해서는 안 되고요. 모두 소중한 바위게들입니다. 다만 이러다가 대만이 QWER의 본진이 될 판인데, K-바위게들은 바짝 긴장해야만 하겠습니다.
그러면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현생에 무리 가지 않는 선에서 즐겁게 덕질하며, QWER과 동반성장합시다! 알이즈웰!
https://www.youtube.com/watch?v=ACxJLO6yYm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