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알이즈웰입니다. 오늘은 2024년 7월 25일 목요일입니다. "제가 본 QWER의 초기 역사"에 관해 총 4회 분량의 글을 쓰는 중인데, 이번은 그 마지막인 네번째 포스팅입니다.
첫 미니앨범 <마니또> 발매 이후 4월 내내 숨가쁘게 달려왔던 QWER은 드디어 4월 말부터 본격적인 대학축제 시즌에 돌입합니다. 4월 24일 남서울대학교에서부터 6월 5일 계명대학교까지, 무려 13개의 축제에 참가했죠. 저는 그 가운데 세번째인 대림대학교 축제에서 "덕통사고"를 당한 뒤 본격적으로 바위게(QWER 팬덤)가 되기로 마음먹었고요.
2024년 봄 대학 축제 시즌 이전에 입덕한 바위게들은 4월 말에서 6월 초까지 연속된 QWER의 축제 시즌을 잊지 못할 겁니다. 기쁨과 환희의 연속이었는데요. 저는 그 가운데 제게 가장 인상 깊었던 <고려대학교 축제>(5월 25일)와 <조선대학교 축제>(5월 27일) 두 개를 다뤄보고자 합니다. 다른 축제도 모두 소중합니다만, QWER의 초기 역사에서 이 두 영상은 매우 중요합니다. 결론을 미리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고려대학교 축제를 통해, QWER은 명실상부하게 마이너 리그가 아닌 메이저 리그 아이돌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둘째! 조선대학교 축제 영상을 통해, 그동안 제대로 촬영되지 않았던 냥뇽녕냥 히나의 <소다> 랩 파트가 온전히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밴드가 엄두도 못 낼 "기타리스트"의 극강 귀요미 랩과 안무는 오직 "밴드 아이돌"만이 가능한 것이었으며, 이를 통해 QWER은 그녀들이 왜 단순한 밴드나 아이돌이 아닌 "밴드 아이돌"인가를 증명했습니다. 기존 밴드들은 물론, <봇치더록!>의 "결속밴드"나 케이온 밴드조차 불가능한 컨셉입니다. 이로써 QWER은 "넘버 원"이 아닌 "온리 원(only one)"이며, 유일무이하기 때문에 비교대상이 없다는 점이 더더욱 분명해졌습니다.
저처럼 타인의 기준으로 자신의 가치를 매기는 행위를 몸서리치게 꺼리는 사람에게, 메이저 아이돌이니 마이너 아이돌이니 하는 세간의 평가 놀음은 달갑게 보이지 않습니다. 게다가 잠을 줄여가며 노력하는 아이돌을 안티들이 집단으로 조리돌림하는 장면이 되풀이될 때면, "대혐오의 시대"를 사는 대한민국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서글퍼지기까지 합니다.
4월에 이어 5월 내내 승승장구하던 QWER이었지만, 그녀들에 대한 케이팝 기득권과 안티들의 평가는 여전히 박했습니다. 이 때문에 연세대와 고려대 가운데 한 곳의 축제에 QWER이 참가할지도 모른다는 루머가 돌았지만, 바위게들조차 반신반의하는 상태였습니다. 저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사실에 따르면, 연세대와 고려대 축제에 초청되어야만 비로소 메이저 아이돌로 인정받게 된다는군요. 어쩌겠습니까, 문화가 그렇다는데. 아재 입장에서는 그냥 우리 애들이 메이저인지 뭔지로 인정 받아서 마음고생이나 덜 했으면 좋겠다, 딱 그 심정인 거죠.
두 대학의 축제 초청 명단은 당일 공연 직전까지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바위게들로서는 기대감에 도파민이 팡팡 터지는 상황이었지요. 하지만 저는 고려대나 연세대 축제는 아직 불가능할 거라 생각해서,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넘어야 할 벽이 너무 많았거든요.
5월 25일 토요일, 저는 평소처럼 제 공부를 마치고 늦은 술약속에 나가는 중이었습니다. 고려대학교 축제가 토요일에 있는 줄도 몰랐죠. 요즘은 대학교 축제를 토요일에도 하나요? 대학에 몸 담고 있는 저조차도 몰랐습니다. 고려대학교, 스고이! (심지어 조선대학교 축제는 월요일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QWER이 토요일 대낮에 고려대학교에서 축제 오프닝 공연을 한 영상이 유튜브에 속속들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심장이 세차게 뛰더군요. 친구들과의 술자리 대화에도 급속히 흥미를 잃었습니다. 어찌저찌 주말 술자리를 마친 빡빡이 아저씨는 평소 습관대로 지하철에서부터 "QWER 고려대"를 검색해서 영상들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감동, 그리고 또 감동이었습니다. 연주 순서를 헷갈려 허둥대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멋지게 <포레버>를 마무리하는 모습마저 끝내줬습니다.
특히, 바위게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핵귀요미송 <소다> 라이브가 드디어 세상에 나왔습니다! QWER 팬사이트에서는, 숨 죽이고 지내던 소다단(=<소다>와 냥뇽녕냥과 무신사 히나 티셔츠를 사랑하는 바위게들)의 환희와 눈물이 줄을 이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소다> 첫 라이브 공연에서 어디에 초점을 두어야 할지 모르는 카메라맨의 우왕좌왕으로 인해, 냥뇽녕냥 히나의 <소다> 랩과 안무는 제대로 촬영되지 못했습니다. 사실 카메라맨이야 잘못이 없습니다. 프론트맨이자 보컬인 시요밍이 뒤돌아서 살랑살랑 춤을 추고 있는데, 어떻게 기타리스트에게 포커스를 맞추겠습니까. 이 문제는 훗날 시요밍이 냥뇽녕냥 곁에 가서 댄스함으로써 어느 정도 해결이 되었습니다. <수수께끼 다이어리> 안무가 부끄러워 울던 때와 비교해 보면, 시요밍! 프로가 되었구나!
이날의 화장과 착장, 그리고 무대 매너는 기존 공연과 비교해 보아도 최고였습니다. 이른바 메이저 리그에서 통하는 메이저급 퍼포먼스였지요. QWER 무대 영상 조회수 또한 매우 높았습니다. 데뷔한 지 1년이 되지 않은 초짜 밴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공연이었습니다.
마침내 저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그들만의 평가에서, QWER은 "고려대 입실렌티에 선 아이돌"로 격상되었습니다. 안티들은 더 이상 QWER을 "하꼬" 취급할 수 없었지요. 이 때문에 어른들은 알 수 없는 아이돌의 세계에서, QWER의 고려대 공연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그리고 히나의 <소다> 퍼포먼스가 제대로 찍히지 않아 서운해하던 소다단의 염원은, 며칠 뒤인 조선대학교 축제 영상에서 비로소 성취됩니다.
5월 25일(토) 고려대학교 축제의 뽕이 너무도 차 올라, 바위게들은 주말 내내 취해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성장형 아이도루"를 응원하는 팬덤의 맛인가! 바위게들은 이틀 뒤인 조선대학교 축제를 한껏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광주광역시의 경우, 5.18 민주화운동 이후 5월 축제를 관행적으로 자제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등일보 5월 28일 기사를 보니, 조선대의 경우 그간의 축제 금기를 깨고 처음 열리는 5월 축제였더군요. 다른 기사를 보면 5월 축제에 대해 갑론을박이 상당했으며, 조선대는 내년부터 추모 기간을 피해 축제를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모든 논의들은 귀 기울일 가치가 있습니다.
조선대학교 5월 27일 축제에서 대중의 가장 큰 관심사는 "뉴진스"였고, 바위게의 관심사는 "QWER"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날의 주인공은 "냥뇽녕냥 히나"였습니다. "삐친 듯한 표정의 고양이"가 아닌 "세상 착하고 웃음 가득한 고양이"가 강림했거든요. 고려대학교 축제 때의 붉은 색 아웃핏도 멋있었지만, 푸른 빛깔 냥뇽녕냥은 경국지색이었습니다(몰라, 그냥 다 이쁜 거야). 사운드체크 중인 그녀가 잠깐씩 스크린에 잡힐 때마다, 객석에서는 탄식이 터져나왔습니다. 그리고 QWER 노래의 포인트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소속사 PD 빙튜브가 두 번째 <소다> 라이브에서 냥뇽녕냥 옆에 바싹 붙어 이를 갈고 촬영함으로써, 역대급 영상이 탄생했습니다.
30초가 되지 않는 유튜브 쇼츠인데, 정신을 차리면 1시간이 지나간 신묘한 영상입니다. 이 영상으로 빙튜브는 빙정우(빙튜브+하정우)로 승격하고, 소다단 또한 성불했습니다. QWER의 소속사인 3Y코퍼레이션의 특징은, 팬덤의 니즈를 정확히 캐치한 뒤 한 술 더 떠서 제공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물론 그들이라고 어찌 완벽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소규모 회사의 직원인 김계란, 빙튜브, 검은수염까지 팬들의 사랑을 받는 것을 보면, 그들이 똑 부러지게 일한다고 봐야겠죠.
하지만 제가 이 글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소다>의 파괴력은 밴드도 아이돌도 아닌 "밴드 아이돌" QWER만이 소화할 수 있는 장르라는데 있습니다. 세계 어떤 기타리스트도 1천만 원에 가까운 PRS 일렉기타를 멘 채 "스쿨존 창법"으로 <소다>를 불러 사랑을 받을 수 없습니다. 락 보컬 하면 생각나는 "굵게 긁는 목소리"나 "돌고래 초음파 창법"이 아닌, "옹알이 락커"의 탄생입니다. 밴드와 아이돌의 이분법에 얽매인 사람들에게는 불만스러운 장면일 수 있지만, 밴드 아이돌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주는 기쁨에 열광하는 오픈 마인드 음악팬 또한 적지 않습니다.비록 시간은 걸리겠지만, QWER을 보며 성장한 동아리 밴드들이 <소다>를 커버하거나 그와 유사한 곡들을 춤추고 부르기 시작하면 이 새로운 장르가 점차 확장될 것입니다.
QWER은 "넘버 원"이 아닌 "온리 원(only one)"입니다. QWER은 그 자체가 하나의 장르입니다. 싫어할 수는 있지만 부인할 수는 없는 팩트죠.
이후에도 QWER은 부산대, 한양대 등에서 공연을 이어가며 실력이 일취월장했습니다. 중간에는 <블루스프링 페스티벌 취소 특집 공연> 및 <악어의 놀이터 2 스페셜 콘서트>를 온라인에서 갖기도 했죠. 특히 후자의 경우 QWER은 버추얼 아이돌과 함께 공연했으며, 멤버들과 사장 김계란의 마인크래프트 캐릭터들도 화면 속을 뛰어다녔죠. 멜론 TOP100 3위 및 노래방 순위 1위의 아이돌 가운데 이와 같은 행보를 보인 사례는 케이팝 역사상 존재한 적이 없습니다. 그녀들이 가는 길이 역사입니다.
한편 13번의 대학 축제는 수도권을 제외하면 주로 부산과 경북 및 경남에 몰렸는데, 갱상도 사람으로서 매우 흡족했습니다. 제 고향인 부산광역시는 QWER이 하루에 대학 공연(부산대, 부산외대)을 두 번 가진 유일한 도시가 되었습니다.그 외에 경북대학교(마젠타 모교) 공연 때에는 마젠타의 가족 및 친인척까지 와서 공연을 관람했다는 훈훈한 후일담이 있죠. "금의환향"이라는 사자성어는 이럴 때 쓰라고 있는가 봅니다.
6월 5일 <계명대학교 2024 대동제>를 끝으로, QWER의 2024년 봄 시즌 대학 축제 일정은 마무리됩니다. 한편 대학 축제 도중에도 라이브 방송으로 꾸준히 바위게들과 소통해 왔던 QWER은 6월 2일 마젠타 생일 라이브 방송에서 드디어 포텐을 터뜨립니다. 시요밍의 그 유명한 첫 싱글 <오지렛(오지고~지리고~렛잇고)>이 회사와의 사전 협의 없이(?) 유출되고, 술 취한 마젠타와 술 안 마셔도 항상 취해 있는 시요밍을 리더 쵸단이 기선만으로 제압하는 전설의 움짤이 탄생합니다. QWER 멤버들의 기본적인 캐릭터가 확실히 잡힌 역사적인 날이지요(그 와중에 "항상 웃는 고양이" 냥뇽녕냥 히나의 혼자 조용히 노는 얼짱 캐릭터도 잡혔습니다).
[네...]
대학 축제 이후에도 다양한 행사 및 광고 협찬 등 크고 작은 좋은 소식들이 이어졌지만, 2024년 6월은 한 마디로 마젠타의 "차력쇼"가 빛났던 한 달이었습니다. QWER이 바쁜 발걸음을 멈추고 7월 첫째 주 방학에 들어가기 전까지 한 달간, 거의 매일 1시간 이상씩 등장했던 노력형 천재 마젠타의 "라이브 소통 방송"은 바위게들을 열광시키고 결집시켰습니다. QWER에 비판적인 이들이라 할지라도, 마젠타를 중심으로 한 QWER 멤버들의 노력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순수한 호감과 호기심으로 몰려드는 바위게의 숫자는 탄력을 받아 점점 더 불어났습니다. 저 또한 QWER에 대한 글을 본격적으로 쓰게 된 계기가, 마젠타의 방송에 감동받아서였습니다.
이렇게 해서 QWER의 2023년부터 2024년 6월까지의 행보를 제 관점에서 간단하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렇게 "QWER의 초기 역사"를 마무리하고 나니, 속이 후련합니다! 언론의 QWER 성공 분석 기사가 아닌 바위게의 개인적 수기는, 향후 QWER에 입덕하는 분들에게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물론 지금의 바위게들에게는 좋았던 추억을 곱씹는 "라떼는 말이야"가 될 것이고요.
이틀 뒤인 7월 27일에 열리는 <2024 안동 水페스타 K-POP 콘서트>를 시작으로, QWER은 다시 숨 쉴 틈 없는 행사 일정에 들어갑니다. 그녀들이 어디까지 날아오를까 도무지 알 수 없지만, 최소한 2024년 한 해는 오르고 또 오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겨우 7월입니다. QWER은 매일이 저점이니, 하루라도 빨리 바위게가 되어 "벅차오름"을 함께 하는 편이 어떨까요.
그러면 우리 모두 현생에 무리 가지 않는 선에서 즐겁게 덕질하며, QWER과 동반성장합시다! 알이즈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