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알이즈웰입니다.
지난 2024년 8월 2일 금요일 오후 4시 반, QWER은 밴드로서의 능력을 증명하라는 온갖 요구를 짊어진 채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서드 스테이지에 섰습니다. 당시 [펜타포트] 운영진은 600명이 수용 가능한 돔 공연장을 따로 마련했는데, [펜타포트 페스티벌] 역사상 최초였습니다. 에어컨이 나오는 실내에서 QWER을 비롯한 여러 밴드들의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배려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5월 QWER 펜타포트 참가 소식이 알려지면서부터, 근거 없는 핸드싱크 논란 등이 쏟아져 고통받은 팬덤 바위게였습니다. 그들은 이를 갈고 공연장을 일찌감치 채웠으며, 그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인해 돔 공연장은 불가마 사우나가 되고 말았습니다. QWER의 관중 동원력을 과소평가한 주최 측의 예측 실패로 인해, 돔 공연장에 입장하지 못한 음악팬이 끝을 모르고 줄을 서며 불만이 폭발했습니다.
숨 막히는 긴장과 흥분, 한증막과 같은 열기 속에서 바위게들은 게찜이 되어 갔으며, QWER은 엄청난 부담감 속에 스테이지에 섰고, 그날로 전설이 되었습니다. '너네가 무슨 아이돌이냐? 인정할 수 없다'라는 '자격 논란'은 고려대학교 입실렌티 축제에서, 그리고 '너네가 무슨 밴드냐? 실력 좀 보자'라는 '실력 논란'은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QWER은 악기에 카메라를 단 채로 연주했으며, 그 영상을 자체 콘텐츠로 공개함으로써 핸드싱크 논란을 종결했습니다. 한편 기타리스트 히나는 불이 꺼진 공연장에서 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솔로 파트를 연주했는데, 그 장면은 그녀가 콜라보한 WMC에서 '락스타 티셔츠'로 발매되었습니다. QWER의 [2024 펜타포트] 공연을 상징하는 역사적 유물이죠.
https://www.newsform.net/news/article.html?no=92153
2025년 8월 1일, 두 번째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참가를 앞둔 QWER. 5일 전인 7월 27일 정오에 QWER과 YB(윤도현밴드)가 함께 하는 자체 콘텐츠가 업로드되었습니다. 선배의 후배 사랑이 돋보이는 가운데, 마지막 쿠키 영상에서는 마젠타가 YB 앞에서 도라에몽(!) 목소리로 "더 이상 보고 듣고 싶지 않아!"라고 샤우팅 하는 장면이 나왔는데요. 젠타의 '도라에몽 샤우팅'을 보고 저는 배꼽이 떨어져라 웃었습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30년 차 밴드 보컬 윤도현조차도 "처음 들어보는 목소리인데?"라며 입을 딱 벌렸습니다. 영리한 마젠타는 이제 메이저 방송이 허용하는 선을 지키면서 날 것의 감성을 보여주는 스킬을 완전히 터득한 것 같습니다.
한편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닷새 앞둔 일요일에 업로드된 이 영상에서, QWER은 두 차례의 슬램을 보여줬습니다. 멤버들끼리 둥그렇게 서서 마주 보며 기회를 노리다가 냅다 달려들어 몸을 부딪는 슬램! 락 페스티벌의 꽃 가운데 하나죠. 그런데 4명 가운데 3명은 몸을 웅크리고 어깨로 서로 부딪는데 반해, 냥뇽녕냥 히나는 그야말로 어깨를 활짝 펴고 가슴으로 들이받습니다. 알고 보면 제일 겁이 없고 락 스피릿 충만한 막내, 히나!
그러고 보면 누구보다 QWER의 음악에 맞춰 축제에서 슬램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QWER 본인이죠. 4명의 소녀가 자기들끼리 손을 맞잡고 소심하게 부딪는 모습을 보니, '그녀들이 얼마나 [펜타포트]에서 바위게들과 함께 슬램을 하고 싶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콘텐츠PD 빙튜브가 [펜타포트] 직전에 이 장면을 보여준 까닭은 뭐다? QWER 몫까지 죽어라 들이받으란 주문이죠. 어쩌지... <고민중독>에서만 슬램 하는 줄 알았는데, QWER이 공연하는 30분 내내 몸뚱이 박살 나겠네... 오히려 좋아!
https://www.youtube.com/watch?v=6pM0oLqRjP8
드디어 8월 1일, 대망의 [2025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첫날입니다. "볼을 꼬집어 봤어. 꿈일까 싶어서. 바로 오늘이 널 만나는 날이야." QWER의 <디데이(D-DAY)> 가사처럼, QWER과 바위게 그리고 3Y코프레이션과 프리즘필터 모두 떨리는 마음으로 아침을 준비합니다. "떨려오는 맘을 껴안고서 두 눈을 반짝이면, 이제 널 마주하는 순간!" 작년에는 '우리가 밴드'라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텐션이 넘쳤다면, 올해는 그야말로 긴장을 풀고 축제를 즐길 때죠. "너에게 줄 선물 잔뜩 준비하고 나서야, 떨려 오는 맘." QWER은 바위게들을 위해 깜짝 놀랄 음악 선물을 준비했겠죠. 3Y코프레이션은 멋진 영상으로 보답할 테고요.
한편 바위게들은 또 한 번 락 페스티벌 역사상 단 한 번도 진행되지 않은 이벤트를 준비 중이었습니다. 땡볕에 게찜이 되어 버릴 것이 분명한 상황, 그들은 수박 27kg어치를 반입해 화채를 만들어 나누어 먹기로 결정했거든요. 행사의 일환으로 무료 제공되는 '나랑드 사이다'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시도였죠.
본디 펜타포트 주최 측은 외부 음식 반입을 엄격히 제한했습니다. 왜냐하면 자체 푸드코트가 있는 데다가, 안전 및 위생 상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죠. 주최 측은 과일 반입만큼은 허용했는데, 그들이 예상한 '반입 규모'는 조그마한 락앤락 용기에 소녀 감성으로 예쁘게 깎은 사과나 복숭아 몇 점이었습니다. "오빠, 나 오벤또 싸 왔어. 데헷~." 하지만 바위게들은 "과일은 반입되는 거 맞죠? 자, 27kg 수박 들어갑니다!"라고 외치며, 다시 한번 먹는 것에 환장한 XL 사이즈 수컷들의 위엄을 보여주었습니다. 이게 바로 락이죠!
잠깐만, 엥? 뭐라고요? 수박 27kg은 '너(QWER)에게 줄 선물 잔뜩 준비한 케이스'가 아니라는 말씀이시죠? '자기들끼리 먹고 배 터져 죽는 경우'가 아니냐고요? 아니, 이 양반아, QWER 땡볕 공연 때 죽도록 슬램하고 나면 뭐라도 먹어야 살 거 아닙니까? '응원과 슬램'은 QWER을 위한 선물이고, '화채와 나눔'은 바위게들을 위한 선물이죠. 그런 질문하면서도, 속으로는 화채 먹고 싶죠? 냉큼 가서 '바위게 1기' 가입한 뒤, 위버스 앱으로 '배지' 인증하세요. 그러면 한 입 가능! 뽀뽀와 함께!
QWER 공연은 오후 1시 50분 예정이었는데, 늙고 지친 저는 일찍부터 가서 게찜이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1시쯤 입장해서 바위게들과 인사를 나눈 후, 앞열은 포기하고 뒤쪽 슬램 존에서 바위게들과 죽도록 몸을 던진 뒤 여유롭게 여타 아티스트의 공연을 관람할 생각이었죠.
그런데 사실 오늘 저는 4명의 바위게들과 인터뷰를 할 예정이었습니다. 저는 QWER 유니버스 역사 속에서 많은 바위게들을 기쁘게 해 준 '깃발좌 바위게'나 '(쵸bar를 운영한) 바텐더 바위게', 생중계를 맡은 이망인 바위게 등의 속마음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거든요. 제가 QWER 역사를 기록하는 사관 놀이를 하는 중이라, 이런 즐거움을 놓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바위게가 QWER의 팬인 것처럼, QWER 또한 바위게의 팬인 것을 제가 잘 알고 있으니까요. 팬사인회에서조차도 바위게의 속마음을 듣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습니다. 사관인 제가 나서서 대신 목소리를 전하면, 그녀들이 기쁘겠죠.
그런데 인터뷰가 예정된 두 분의 깃발좌 바위게 중 한 분으로부터 '새벽 2시에 경상도에서 차를 몰고 출발해 일찌감치 행사장 입구에 도착한 뒤 오픈런 대기 중'이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사람 일이 어찌 될지 모르니, 저도 일찍 출발하는 편이 낫다고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아침 식사를 마치고 곧장 출발해 10시 45분에 송도달빛축제공원역 개찰구를 빠져나왔는데요. 결과적으로는 신의 한 수였습니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그러나 주최 측의 미숙한 운영으로 인해, 11시가 조금 넘어 대기줄이 무너지고 엉켰습니다. 그 결과, 수많은 음악팬들이 2시간이 넘도록 대기했으면서도 입장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 때문에 오늘 11시 30분 첫 공연을 맡은 '드래곤 포니' 등 여러 뮤지션들의 팬이 공연을 보지 못했습니다. QWER 팬덤인 바위게 또한 정말 많은 인원들이 QWER 공연에 지각하거나 아예 공연을 접하지 못했습니다. 그야말로 분기가 탱천한 상황이었으며, 수많은 음악팬들은 "이 날이 20주년 기념일이냐? 내가 보기에는 20주년 장례식 날이다. 이딴 식으로 운영할 것 같으면, 차라리 [부산 국제 록 페스티벌] 가고 만다!"라고 육성으로 분노를 토해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들은 제가 뒤늦게 접한 뉴스이고, 저는 2명의 훈남 바위게들과 함께 무사 입장한 뒤 '깃발좌 A'를 만나 카스 맥주 한 잔을 앞에 두고 인터뷰에 들어갔습니다. '깃발좌 A'는 지난 도쿄 팬 콘서트 당시 바로 제 옆에서 함께 즐겼던 바위게이시죠. 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다음에 전하겠습니다. 다만 시끄럽게 울리는 밴드 연주를 BGM 삼아 그늘이 내린 푸드코트에서 바위게와 함께 하는 인터뷰는 정말 멋진 여름휴가였습니다. 그리고 인터뷰 중에 여러 바위게들이 저를 알아보시고 오셔서, 선물을 주셨는데요. 그때 당시 정신이 없어 인사를 제대로 드리지 못했습니다. 이 날 저와 함께 해주신 (바)위게 분들,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소리 지르는 위게, 음악에 미치는 위게, 인생 즐기는 위게가 챔피언!"
자, 그리고 이제 대망의 오후 1시 50분이 다가왔습니다. 이 날 오후는 정말 미친 듯이 더웠는데요. 더위 참는 것만큼은 탑티어인 저조차도 살이 타들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주변에는 지난 세월 동안 함께 뛰고 구르며 소리 질렀던 동료 바위게들이 있었습니다. 비록 이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인해 숨이 턱턱 막혔지만, 그만큼 우리는 오늘 끝내주는 시간을 보낼 것입니다. 더 이상 증명 따위는 필요 없습니다. '오늘 <오버드라이브>를 할까?' '늦게 가면 화채가 다 떨어지지 않을까?'라는 행복한 고민만이 바위게들에게 남았죠. 찌는 듯한 열기 속에, 마침내 PD인 빙빙과 매니저인 검검, 쇠쇠 등이 무대 점검차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드디어 바위게도 '오버드라이브' 할 때가 왔습니다. "부숴! Break the Limit, 외쳐! Burn the Silence. 타오르는 심장박동 한껏 느껴, 이 전율. 부숴! Break the Limit, 외쳐! Burn the Silence. 타오르는 태양 너머, 더 높이 날아갈 수 있게!"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