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알이즈웰입니다.
2026년 4월 5일. 식목일이자 일요일인 이 날은 벚꽃으로 유명한 진해에서 [벚꽃군항제]가 열리는 마지막 날입니다. 대한민국 대표 벚꽃축제인 [벚꽃군항제]에서는 4월 3일에서 5일까지 '2026 체리블라썸뮤직페스티벌(Cherry Blossom Music Festival)'이 펼쳐졌는데요. 4월 5일 저녁에는 벚꽃 빛깔 의상을 곱게 차려입은 QWER이 공연했습니다. 저는 비록 가지 못했지만, QWER 사관을 자처하는 만큼 각종 영상과 후기를 통해 인상 깊었던 포인트 몇 개만 기록으로 남기고자 합니다. QWER 팬이 아닌 독자들도 즐겁게 읽으시고 QWER을 '찍먹'할 생각이 생기신다면 좋겠네요.
지금으로부터 약 1년 전인 2025년 4월 19일, QWER 은 해남 산이정원에서 버스킹 공연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팬덤 바위게에게, 해남은 손에 닿지 않을 듯 머나먼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차마 이름을 말할 수 없는 팬 커뮤니티'에서 버스 2대를 대절해, 당일치기로 서울-해남 왕복 버스킹 투어를 성사시켰죠. 저는 그 당시 2호차에 탑승했었는데, 해남을 찍고 잠실역에 복귀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남아서 잠실 월드타워에 소재한 카페에서 바위게들과 함께 차를 마시고 헤어졌습니다.
이후 8월 7일 보령에서 [엠카운트다운] 음악 방송에 QWER이 출연했을 때, 그 커뮤니티에서는 다시 한번 버스를 대절해 바위게들을 머드 축제가 한창인 보령으로 모셨습니다. 깃발좌가 엠카운트다운 카메라 감독의 사랑을 듬뿍 받은 뒤, 바위게들은 보령을 떠나 서울로 복귀하다가 휴게소에 들렀습니다. 그리고 바위게들이 휴게소에서 정신없이 우동을 입속에 털어 넣고 있을 때, QWER 전 매니저 쇠쇠는 '바위게 버스'를 몰래 촬영하고 갔습니다. 바위게들과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QWER 멤버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런 상황을 수십 명의 바위게가 단 한 명도 눈치채지 못했다? 의심이 많은 전국의 바위게들은 아무 일도 없었다던 휴게소 바위게들의 말을 믿지 않았고, '8.7. 우동 대첩'은 끝내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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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26년 4월 5일, 다시 한번 여러 대의 버스가 XL 사이즈 수컷들을 태우고 서울에서 진해로 출발했습니다. 이번에는 '차마 이름을 말할 수 없는 팬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QWER 공식 네이버 팬카페에서도 버스를 대절했습니다. 갈수록 판이 커지는 느낌이죠.
아, 그러고 보니 제가 잘못 기록한 사실이 하나 있네요. 이번 '진해 바위게 버스'에는 무려 어린 딸을 동반한 어머님께서 탑승하셨습니다! 그동안 군대보다 더한 남초 집단이었던 XL 수컷 바위게들은 "모녀가 관광버스를 잘못 타신 거 아닐까?"라며 수군대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님에게 '나눔 키링'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수컷 바위게들은 그제야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휴, 잘못 타신 게 아니구나. 정말 다행이다. 아니 잠깐만, 그러고 보니 모녀가 커뮤니티를 이용하신단 말이잖아! 어, 어떻게 하지? 원래 커뮤니티는 그냥 정신줄 놓고 바보짓하는 재미로 드나드는 곳인데. 이러면 마음이 불편해서 똥글을 못 쓰잖아? 아, 모르겠다. 일단 먹고 시작할래. 현기증 난단 말이야!"
고민이 생기면 일단 먹고 보는 XL 바위게들은 혈당 스파이크로 인해 곯아떨어졌고, 정신이 말짱한 바위게들은 버스에 설치된 TV로 QWER 자체 콘텐츠를 보며 즐겼습니다. 유달리 무거운 손님들 때문에 힘겨워하던 바위게 버스들은 무사히 공연 장소인 진해공설운동장에 도착했습니다.
한편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사는 바위게들은 오히려 절호의 기회를 맞았습니다. 서울에서 출발하는 바위게 버스를 타면, 앞열에서 QWER을 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죠. 해남 버스킹 때에도 1호차 바위게 버스 탑승자들은 아예 뒤로 빠져 자기들만의 응원에 열중했습니다. 그 이후로 바위게들은 중간이 없어졌습니다. 아예 앞열을 잡거나, 아니면 뒷열로 빠져 슬램을 하고 놀거나. 그 가운데 앞열을 확보하기로 마음먹은 지방 바위게들은 일찌감치 공연장으로 가서 1열 펜스를 잡으며, 9시간이 넘도록 강렬한 태양 아래 빨갛게 익어갔습니다. 화장실에 가면 자리를 빼앗길 수 있기 때문에, 허기조차 참아야 했죠. 그러나 그 덕분에, 그들은 QWER이 민낯에 편한 복장으로 리허설하는 광경을 보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이날 공연 순서는 ADOY->지소쿠리클럽->윤마치->카더가든->넬->QWER->김재중이었습니다. 첫 번째 순서인 ADOY의 공연에서부터 슬램 존이 형성되었고, 미모의 실력파 싱어송라이터인 '윤마치'의 공연에서는 본격적으로 바위게들이 슬램을 난무하기 시작했습니다. 2019년에 데뷔한 윤마치의 팬덤 또한 락 페스티벌 경험이 풍부해, 각종 페스티벌 놀이 스킬을 시전했습니다. '아니, 윤마치의 노래에 맞춰 슬램을 한다고?'라는 의문을 지녔던 바위게들은 그냥 정신줄을 내려놓은 채, 슬램과 기차놀이, 강강술래 등을 즐겼습니다. 다음 무대의 주인공인 카더가든이 "왜 내 노래에는 슬램을 안 하냐?"라고 불평했을 정도였죠.
다음으로 1999년에 결성되어 2003년에 공식 데뷔한 넬(Nell)은 절정의 연주실력으로 진해공설운동장을 뜨겁게 달궜고, 바위게들은 20년이 넘는 세월에도 건재한 우상의 연주에 맞춰 미친 듯이 헤드뱅잉을 하거나 정신없이 슬램했습니다. QWER도 20년 아니 더한 세월까지 지금처럼 우리 곁에 있어 주기를!
이어서 바위게들의 주인공인 QWER이 등장했습니다! 지난 인천 개항장 축제에서는 개화기 소녀 복장을 하더니, 오늘 체리블라썸 페스티벌에서는 벚꽃 빛깔 무대의상을 보여주었습니다. 각 페스티벌의 성격에 맞춰 착장한 것이 매우 바람직합니다. 이러니 행사 관계자들에게 사랑받을 수밖에 없죠. 그리고 벚꽃색 무대의상이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그야말로 귀여움의 절정!
그리고 이날 바위게들을 "극락도 락이다!"로 보냈던 주인공은 바로 나이를 거꾸로 먹고 있는 메인 보컬 이시연이죠. 사진 맨 오른쪽의 최단신 귀요미인데, 큐떱 유치원 벚꽃반 어린이 모습에 양말마저 벚꽃처럼 앙증맞게 신었습니다. 그리고 이날 공연에서, 시요밍은 마치 오사카 아이돌로 돌아간 듯 잔망스러움이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복장에 어울리게 초등학생 아니 유치원생처럼 귀엽고 산만하게 무대를 장식했죠. 상의가 너무 길어 계속 손목을 걷어올리는 그녀는 귀여움 그 자체였습니다. "아니, 어떻게 밴드의 프론트맨이 저런 복장에다 저렇게 귀여울 수 있지?" 확실히 '밴드+아이돌'을 겸한 QWER의 메인 보컬다웠죠.
이날의 날씨가 무척이나 좋았지만, 시요밍의 기분 또한 그 어느 때보다 상쾌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느꼈죠. '아, 역시 우리 시연이가 아직까지 좋아하는 건 일본 여자 아이돌이구나. 하지만 얼마나 다행인지. 밴드 메인 보컬임에도 불구하고, 얼마든지 본인이 좋아하는 예쁘고 귀여운 아이돌 퍼포먼스를 다 할 수 있잖아? 이게 바로 QWER이 여타 밴드와 두드러지게 다른 점이지.'
시요밍은 얼마 전 '세계적인 귀여움 전문가'인 일본의 8인조 여자 아이돌 큐티 스트릿(cutie street, 큐스토)와 <귀엽기만 하면 안 됩니까?> 댄스 영상을 찍었었죠. 그런데 저는 이 영상을 두 번째 보고 나서야, 시요밍이 거기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173cm의 롯데타워 히나만 참여한 줄 알았거든요. 하지만 시요밍은 전직 일본 아이돌답게, 너무나 자연스레 큐티 스트릿 사이에 섞여 챌린지를 완료했습니다. 그리고 챌린지를 끝내자마자 앞선 큐티 스트릿 멤버들과 웃으면서 서로 마주 보는데, 얼마나 행복해 보이던지! 저는 이미 그때 느꼈죠. '아, 우리 시연이가 아직까지 이런 것을 되게 좋아하는구나. 아주 입이 귀에 걸렸네. 그렇게 하고 싶었구먼?'
이 날 이후로 리미트가 해제된 시요밍은 자신의 본성이자 취향인 '귀여움'을 본격적으로 영역전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어린 나이인데, 자꾸 나이를 거꾸로 먹더니만 진해에서는 드디어 미취학 아동 레벨까지 가버렸네요. 그래, 시요밍, 하고 싶은 거 다 해라! 이번 앨범으로 초통령까지 한 번 달려 보자!
그런데 참으로 놀랍게도, QWER 시요밍의 '벚꽃 유치원 병아리반' 복장을 보고서도 '귀엽다 vs 떽띠하다'라는 논쟁이 다시 바위게들 사이에 불붙었습니다. 아니, 유치원 아동복 같은 옷을 입고서 율동하는 시요밍을 보고서 '떽?' 겨우 하루 전 영상에서 시요밍이 '귀여움 전문가'인 큐티 스트릿과 섞여 댄스 챌린지를 할 때, 시요밍을 한 번에 찾아내지 못한 바위게가 대다수인데도 '떽?'
처음에는 소름이 돋았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보니 모든 것들이 이해되었습니다. 사실 시요밍을 '떽띠'라고 부르는 바위게들은 진심이 아니었던 것이죠. 커여운 애를 '커엽다'라고 하면 재미가 없으니까, '떽'이라며 일부러 '커단'을 긁었을 따름입니다. 이른바 '무지성 떽단'이죠. 그러나 '커'와 '떽'이 헷갈리는 복장을 두고서는 그런 공격이 먹혔지만, 유치원 아동복을 두고서도 '떽'이라 그러니 본심이 탄로 나고 말았습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무지성 공격이라 해도, 이번 진해 복장에서는 선을 넘었기 때문이죠.
제게 두쫀쿠 맛을 알려주셨고 오사카에서는 시요밍 오마주 사진을 찍도록 도와주셨던 촬영 감독 바위게 님. 그분께서는 히나 생일 카페 때 3시간이 넘도록, 어째서 시요밍이 '떽'인지 열변을 토하셨죠. 하지만 QWER 팬덤 '떽단' 대표이신 그 바위게께서도 이번만큼은 시요밍이 '커'라는 사실을 인정하실 수밖에 없으실 겁니다. 팬튜브 <전지적 바위게 시점>의 주인장 또한 유구한 전통을 자랑하는 '떽단'인데요. "취향은 존중해. 그치만 이런 '커' 밀어내긴, 쉽지 않을걸!" 그 외 수많은 떽단 동지 여러분, 4월 5일 진해 공연의 시요밍만큼은 '커'임을 일단 인정하시고 4월 19일 깜짝 이벤트에서 시요밍의 커떽 여부를 다시 확인하시죠.
이날 큐떱유치원 벚꽃반 어린이 시요밍의 무대는 쉴 틈 없는 귀여움과 미취학 아동스러운 까불거림으로 가득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눈물참기>라는 슬픈 락 발라드에서 시요밍이 진지한 표정을 지었을 때조차 바위게들은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커커커커"하고 웃었습니다.
또한 QWER의 모든 곡들 가운데 가장 귀여운 <소다>에서 히나가 랩을 할 때, 시요밍은 스탠딩 마이크를 머리 위로 높이 들고 마젠타와 마주 보며 '우가우가' 퍼포먼스를 펼쳤습니다. 이에 바위게들은 다시 한번 박장대소하며 "커커커커"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역시 시요밍은 '커'가 진리죠. 그녀를 바라보면 "커커커커"하고 웃을 수밖에 없다니까요. "떽떽떽떽"하고 웃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한편 이 날은 초등학교 여학생 및 중학교 남학생들까지 바위게들의 슬램에 참여했습니다. 이는 QWER 팬덤 역사에서도 최초로 일어난 일인데요. 성인 바위게들의 경우, 슬램을 한다지만 실제로 강하게 들이받지는 않습니다. 부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중앙으로 달려가다가도 마지막에는 속도를 줄이며 거의 제자리에서 뛰다시피 하죠. 하지만 우리의 용맹한 미성년 소라게(어린 바위게)들은 진심을 다해 몸을 부딪혔으며, 심지어 중학생들은 슬램을 마친 뒤 바닥에 누운 채 신이 나서 깔깔거렸습니다.
저는 이런 소식을 접하고, 두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째, QWER은 귀여움의 상징인지라 갈수록 소년/소녀 팬들이 증가 추세입니다. 이에 따라, 성인 바위게들이 소라게들의 안전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때가 왔습니다. 물론 우리 성인 바위게들은 온라인에서는 '영구와 땡칠이'지만, 오프라인에서 만나면 죄다 멀쩡한 사람들입니다. 인생의 경험과 몸무게가 풍부한 성인 남성들이 주축이 된 팬덤이니만큼, 어린 소라게들의 자발적 놀이 참여에도 어른스럽게 잘 대처하리라 믿습니다.
둘째, 저는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학자로서 이런 놀이 문화가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2024년에 <불안 세대>라는 책으로 미국의 미성년자 스마트폰 중독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구체적인 정책을 제안한 뉴욕대학교 조너선 하이트 교수. 그는 '아이들을 지나치게 보호하는 쪽으로 부모들의 양육 방식이 변화함에 따라,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뛰고 구르며 때로는 무릎이 긁히는 활발한 야외 활동을 경험하지 못한 채 방 안에 틀어박혀 스마트폰에 몰두하게 되었다. 아이가 다칠 일이 없으니 부모로서는 안심이겠지만, 저와 같은 운동 부족 및 야외 활동 결여는 ADHD 및 정서 불안 등 Z세대 아이들에게 심각한 문제를 초래했다'라고 주장합니다. 물론 과학적 연구 결과를 곁들여서 설명하죠.
저는 조너선 하이트 교수의 주장에 100% 동의합니다. 특히 피가 끓는 남자아이들이 초등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야외에서 충분히 몸을 쓰며 놀지 못함에 따라, 해소되지 못한 욕구들로 인해 불만이 쌓이며 정신적으로 더욱 불안한 상태에 놓이게 되지요. 성인 남성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이 때문에 각종 음악 축제에서 쉴 새 없이 벌어지는 '슬램'의 경우, 안전하게만 진행된다면 운동 부족 및 야외 활동 결여를 보완할 탁월한 대책입니다. 남녀노소가 음악이라는 공통분모 아래 하나로 뭉쳐, 이처럼 몸을 부딪고 노는 체험을 오늘날 다른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겠습니까? 이는 제가 2024년부터 꿈꾸던 장면입니다. QWER 유니버스는 '세계인의 놀이터'가 될 예정이니까요.
슬램은 사실 무질서하게 진행되는 놀이가 아닙니다. 슬램에 경험이 많은 사람이 중앙으로 나서서 서클 핏을 유도하고, 음악에 맞춰 한꺼번에 뛰어들되 다치지 않도록 주의하죠. 기차놀이나 강강술래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4월 27일 QWER 새 앨범 발매에 앞서, 4월 19일에는 바위게와 일반인이 모두 참여하는 깜짝 이벤트가 넓은 야외 공간에서 이뤄질 예정입니다. 그곳에는 음악이 있을 것이며, 슬램 또한 있을지도 모릅니다. 바위게들은 노들섬 버스킹에서부터 1년 가까이 슬램 노하우를 축적했기에, 신나고 안전하게 공동 체험을 잘 이끌 것이라 믿습니다.
QWER의 무대가 끝난 뒤, 이날의 대미는 '김재중'이 장식했습니다. 김재중은 일찍이 <재친구>라는 본인 유튜브 채널의 99번째 에피소드에서 QWER과 함께 했죠. 거기서 김재중은 QWER이 정성스레 준비해 온 두쫀쿠를 시식한 뒤, "나는 개인적으로 냉동시킨 빅파이가 더 맛있다."라고 소신발언해서, 마젠타를 경악케 했죠. 저는 그때 김재중에게 '급호감'을 느꼈습니다. 요즘 "T야, F야?"가 일상생활에 자리잡음에 따라, 자기 취향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조차 타인에게 상처를 줄까 봐 꺼리는 세태가 되어버렸죠. 상대방의 취향을 무시하는 발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이 때문에, 저는 세상 물정을 모른 채(?) 당당하게 자기 취향을 밝히는 김재중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알파 메일만이 가능한 처사라고나 할까요?
2004년에 SM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해 한일 양국을 초토화시켰고, 이제는 20년이 넘는 경력과 변함없는 미모로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재중. 그는 QWER 공연이 끝난 뒤에도 '젠타 존'에 남아 열심히 응원하고 있는 바위게들에게 "의리가 있다!"라고 샤라웃을 해주었습니다. <재친구>를 봤느냐고 물어보기도 했죠. 군대 얘기를 계속하다가 바위게들과 티키타카도 했습니다. 예전에 군부대 위문공연을 할 때에도, 오늘처럼 QWER 다음에 무대를 했다고 알려주기도 했죠. 여하튼 이날 김재중과 QWER 팬덤 수컷 바위게들은 남자들끼리 할 수 있는 농담과 이야기를 끊임없이 주고받으며 교감했습니다.
저는 이런 소식을 접한 뒤, 정말 만감이 교차하며 기쁨으로 가득 찼습니다. 왜냐하면 YB밴드나 크라잉넛 등 밴드 선배들에 이어, '태민'이나 '김재중' 등 기라성 같은 SM 출신 아이돌 선배 또한 QWER과 그 팬덤을 인정해 주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QWER이 기본적으로 밴드이기 때문에, 바위게들은 김종서나 이승윤, YB밴드나 크라잉넛 등 밴드계 대선배의 인정을 예의주시합니다. 하지만 QWER은 아이돌도 겸하고 있으며, 그녀들이 활동하는 무대는 락 페스티벌뿐만이 아니죠. 다양한 케이팝 아이돌들이 함께 하는 MMA나 AAA, 위버스 콘서트 등이 포함됩니다. 사실 아이돌 시장 쪽이 훨씬 글로벌하고 규모가 크죠. 이 때문에, 아이돌 선배들의 QWER 샤라웃 또한 저는 밴드 선배들의 인정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아이돌계 대선배의 위치에 올라선 '태민'이나 '김재중'의 멘트를 들어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자신의 팬덤이 '여초'이기 때문에, 남자 팬들의 함성을 듣기 원하며 남자 팬들과도 이야기를 주고받고 싶어 하더군요. 물론 자신을 지금까지 변함없이 지지해 준 팬덤의 소중함이야 이루 말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본인들도 어디까지나 남자이기 때문에, 한 번쯤은 남성 팬들의 군부대 함성이나 병맛 토크를 기대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실제로 김재중은 수컷 바위게들과 이날 축제에서 '군대 토크'를 나누었으니까요.
그리고 바위게들은 QWER 공연이 끝난 뒤에도 김재중의 무대에 남아, 무려 그의 노래에 맞춰 '슬램'을 했습니다! 아이돌 원로 가수(?) 김재중의 입장에서도 처음 보는 장면이었을 것이니, 어찌 고맙지 않겠습니까? 누구보다 격렬하게 몸을 쓰는 댄스 가수 출신이니, 저렇게 몸을 쓰는 남성 팬들을 바라보며 어찌 동질감을 느끼지 않겠습니까?
진심은 결국 통합니다. 경력이 오래된 남성 아이돌에게, 남초 팬덤 바위게는 '마음 터놓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 같은 남자들'입니다. 아이돌 판에서 만나기 어려운 팬덤 친구들이죠. 남자 아이돌 선배에게 팬덤 바위게가 호감이라는 사실은 QWER에게도 분명히 좋은 일입니다.
태민이나 재중처럼 경력이 높은 아이돌 가수가 다른 걸그룹 팬덤과 이야기를 나눌 상황은 그리 많지 않겠지요. 팬덤이 돌아가는 사정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 입장에서는 너무도 당연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걸밴드 QWER의 팬덤인 수컷 바위게들은 짬밥 되는 남자 아이돌과 얼마든지 티키타카를 나눌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죠. 할 말은 하고야 마는 테토남 김재중의 앞날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앞으로도 좋은 만남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이렇게 꿈만 같던 진해 [체리블라썸 뮤직 페스티벌]은 막을 내렸고, 바위게들은 대절 버스에 올라타 귀경했습니다. 온종일 뛰고 구르느라 진이 빠져, 버스 안은 순식간에 코를 고는 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자정이 넘어서야 서울에 도착할 수 있었죠. 택시나 심야버스를 타고서 귀가한 바위게들도 있었지만, 적지 않은 수컷들은 아예 밤을 꼬박 새울 요량으로, 술집에 자리를 잡고 앉아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월요일 연차를 낸 바위게도 있었고, 그대로 출근이나 등교를 강행한 바위게도 있었죠. '내일의 일은 내일의 내가 알아서 한다'라는 마인드가 없으면, 사실 정신줄 놓고 놀기가 쉽지 않습니다. 물론 내일이 아닌 오늘 일이 되어 버렸지만 말이죠. 비록 진해에 가지 못했지만, 수많은 바위게들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접하는 것만으로도 그곳에 간 것만 같아 몹시 기쁩니다. 역시 이 맛에 QWER 덕질하고 바위게 노릇 하는 거죠.
그러면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현생에 무리 가지 않는 선에서 즐겁게 덕질하며, QWER과 동반성장합시다! 알이즈웰!
https://www.youtube.com/watch?v=HP7u_RoWEyQ&t=1561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