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S.K.Y대학교 모두 합격했어~

관찰, 숙고, 집중, 그리고 가치

by 골든로우

쾌거


지난 2018년 수능시험이 끝나고 결과가 나올 무렵의 어느 날 아침부터 까똑 까똑 하면서 5분 만에 150개를 육박하는 대화글이 메신저에 올라왔다. 다음 5분 후 250개의 글로 카톡방에 불이 났다. '우리 아들 S대학교 합격했어~’ 동창의 수험생 아들이 합격했다는 소식으로 다들 축하하느라고 난리였다. 나도 그 난리 난 아줌마 중에 한 명이었다. 친구의 아들이지만 내 아들이 잘된 것 마냥 기뻤다.


더 놀랄 일은 대학 입학 수시전형에 썼던 K대학 Y대학 H대학까지 합쳐서 S.K.Y.H대학을 모두 합격했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네 개 대학 합격에 기가 막혀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네 개 대학 동시 합격은 참으로 오랜만에 듣는 쾌거였다. 어떻게 공부해서 이런 성과를 거두었는지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아이 엄마는 아이가 고3이 되었는데도 공부를 안 한다고 투덜거렸다. 엄마가 워낙 꼼꼼하고 완벽한 사람이라 그 기대치에 못 미쳐서 그렇겠지 생각했었다. 어릴 때부터 영특한 그 엄마는 자신만의 꿈을 머리 속에 그려 목표를 세우고 그 꿈을 꼭 이루어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처럼 보였다. 그리고 손도 빠르고 판단하는 순발력도 빨라서 누군가 굼뜨게 행동하는 것을 좋아할 리가 없었다. 그래서 웬만한 아들의 노력이 엄마 성에 찰리가 없었을 것이다. 어쨌든 엄마가 아들을 위해 마음속에 그려놓은 미래의 그림처럼 현실에서 그 아이가 꿈을 이루어 그 그림 속에 들어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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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 숙고, 집중


공부 잘하는 아이에게서 항상 들을 수 이야기는 ‘이 아이는 어릴 적부터 남달랐다’이다. 성호의 남다른 점은 ‘오랫동안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었던 것이었다. 만 24개월 때 100피스짜리 퍼즐을 혼자서 맞추었다. 퍼즐을 사주면 그 조각들을 바닥에 펴 놓고 그림을 유심히 오랫동안 보고 있었다. 그리고 한참 동안 생각한 후에 이리저리 퍼즐을 맞추었다고 한다. 어떤 놀이를 주어도 한참 동안 무엇을 구상이나 하듯 생각한 후에 그 놀이규칙을 파악했다고 한다. 빠릿빠릿한 엄마가 보기에는 여간 답답한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어리니 고쳐지겠지 했고 느리지만 어쨌든 문제는 해결하니 괜찮다 싶었다고 한다.


그러나 성호가 학교에 다니면서 엄마는 안달이 났다. 학교에 도착하는 시간도 딱 1분 전이었고 숙제 마감 딱 5분 전에 그 일을 마치는 것이었다. 미리미리 해 놓으면 될 것을 왜 그렇게 미루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매번 잔소리를 안 할 수가 없었다. 급기야 대학 원서 접수도 6시 마감에 5시 58분에 클릭을 했다고 한다. 대학에 가서도 금요일 오후 6시까지 제출하는 과제가 있는 날 아침에도 딴짓을 해서 못 참고 뭐 하냐고 물으면 성호는 태연하게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 구상 중~” 그리고 6시에 과제를 제출하고 성적을 잘 받는다고 한다.


애기를 들어보니 이 답답한 상황에서 어떤 엄마라도 달달 볶지 않을 수 없었을 텐데 이 엄마가 대단해 보였다. 그리고 ‘운이 좋아서 대학 갔어’ 가 믿어질 것 같았다. 그래도 아무리 운이 좋다고 해도 네 개 대학 동시 합격의 결과는 운은 아닌 듯싶었다. 운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슨 비결이 있을까? 성호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세 가지의 비결을 찾아낼 수가 있다. - 관찰과 숙고와 집중력


학교에서 선생님이 성호에게 어떤 문제를 풀리면 다른 친구들과 함께 실컷 놀다가 마지막 몇 분에 문제를 푸는데, 중요한 것은 그 문제를 푸는 순간은 천둥 번개가 치고 아무리 방해돼도 꼼짝도 안 하고 그 일을 한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집중력이 대단했다. 또 하나의 비결은 성호가 주장하는 ‘구상 중 ~’이었다. 무엇인가를 해내야 하면 친구들과 놀고 게임을 하고 있어도 그 해결해야 하는 것에 대해 그 일의 규칙을 생각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계속 구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정확한 관찰 후 혼자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구상이 끝나는 즉시 행동에 옮기는데 그 행동하고 실천하는 그 순간만큼은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한 것이었다. 그래서 성호는 학원도 안 다니고 공부를 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세 가지 비결로만 그 놀라운 결과를 이루어 낸 것은 아니었다.





좋은 파트너


또 다른 비결은 오답 노트였다. 그러나 이해가 안 갔다. 해야 할 일을 끝까지 미루는 성호가 오답 노트를 만들었다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성호가 오답 노트를 만들었다고?’라고 물었더니 ‘ 아니~

내가 만들었어. 성호는 문제만 풀고 틀린 것은 체크 (√) 찍어서 맞춘 것은 별표 (*)를 표시해두면 그 부분을 복사해서 공책에 하나씩 붙여 주었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부분을 다시 보게 했다는 것이다. 엄마가 완벽한 파트너가 되어준 것이다.


아이들은 각자가 가진 특징이 있다, 어떤 아이들은 누군가가 시키는 일만 하는 아이도 있고 시켜도 안 하는 아이가 있다. 여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잘 하는 아이도 있고 몇 명 없지만 혼자서 알아서 하는 아이도 있다. 관찰력이 있는 아이도 있고 관찰력은 없어도 지구력이 있는 아이가 있다. 공부를 하고 싶지 않은 아이들이 대부분이지만 공부를 못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은 없다. 어찌 됐든 많은 아이들은 좋은 파트너가 필요하다. 우리가 아는 좋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그 파트너의 역할이 중요하다. 성호 이야기를 들으면서 특히 좋은 파트너는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엄마여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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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가치


성호 엄마는 아이가 말을 잘 들을 때나 속을 썩일 때나 한결같이 그 ‘아이의 가치’에 대해 생각했다고 한다. 그 가치는 다른 사람이 정해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엄마가 아이에게 심어주는 것이다. 그 가치를 아는 성호는 누구보다도 자신감이 있어 보였다. 아이의 가치를 어떻게 심어주었냐고 물었을 때 예상치 못한 대답을 들었다.


첫 번째로 엄마가 아이에게 심어준 ‘가치는 식사’였다. 그 전날 너무 얄미운 짓을 해도 다음날 아침에는 곰탕을 끊이고 나물을 무치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들을 지지고 볶아댔다고 한다. 저녁에 친구들과 모여서 공부한답시고 모여 있을 때 영양가 있는 도시락을 싸서 간식으로 보내주었다. 저녁 늦게라도 돌아오면 단백질 많은 고기반찬으로 힘을 넣어주고 제철 과일도 먹였다고 한다. 자신의 몸은 좀 힘들었지만 그 아이의 몸에 대한 가치에 대해 표현한 것이라는 놀라운 이야기를 했다.


두 번째로 아이에게 보여준 ‘가치는 계획’이었다. 이 학원 보낼까 저 학원 보낼까 하는 학원 쇼핑의 계획이 아니었다. 아이를 보내고 싶은 대학에서 주체하는 여름 방학 특강에 참여하는 것과 같은 계획이었다. 2015년으로 기억한다, 성호가 S대학에서 열리는 꿈다락 건축학교에 다녔었다. 일주일 한번 세 시간 수업으로 5주 동안 열린 여름학교였다. 꿈다락 학교는 장소가 S 대이지 주체는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S대 주체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건축 세미나가 일 년에 한 번 열린다고 한다. 다른 엄마들이 하는 학원 스케줄의 계획이 아니라 이 아이가 앞으로 가 있을 곳에 대한 아이의 미래에 대한 가치에 대해 알려준 것이다.


마지막으로 엄마가 아이에게 전해준 ‘가치는 꿈의 그림’이었다. 아이를 낳고 예쁘게 키우면서 성호 엄마는 항상 아이에 대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일시적인 결과가 나쁠 때 속이 상했지만 그 그림 속에 있는 성호를 생각했다고 한다. 현실을 볼 때 성공 가능성이 안 보이는 듯할 때도 성호에 대해 꿈꾼 그림을 계속 그려 보았다고 한다. 결국 대학을 합격하면서 첫 번째 꿈의 그림 안에 성호가 들어가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실망과 좌절 속에 있을 때도 꿈에 대한 가치를 이 아이에게 심어준 것이다.


인생에 첫 관문에서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할 성공적 이야기는 그 아이에게 온 행운이 아니라 자신의 관찰, 숙고와 집중에 결과였다. 그리고 인생에 가장 좋은 후원자인 똑똑한 엄마가 가지고 있는 아이에 대한 가치의 표현이었다. 대부분의 엄마들은 자신의 아이에 대한 확실한 그림을 그리고 있지 않는 듯하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 해야지 혹은 자신이 행복한 일을 해야지’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아이에 대한 가치에 대해 분명히 심어주지 않는다. 이러한 근본적인 자신감은 심어주지 못하고 자신의 아이보다 잘하는 누군가와 비교한다. 그 비교가 아이에게 자극이 될 것이라고 착각을 한다. 엄마로서 우리는 아이에 재능에 맞는 분명한 꿈을 가지고 자신의 가치를 분명히 느낄 수 있도록 알려주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아이는 자신의 삶을 멋지게 살아갈 것이다. 성호도 계속 엄마가 꿈꾸는 그림 속에서 멋지게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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