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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ink Glove Aug 18. 2019

평일, 온라인 수업에 접속하세요

진짜 내가 공부해야되서 적는 글

나의 첫 직장은 나를 키워주는 직장이었다.

대학을 갓 졸업한 나를 잘봐준 VP 덕분에 본사의 또래 엔지니어들을 제치고 외부 교육을 일년에도 몇번씩 갔었다. 그 덕에 회사에서만 먹히는 자격증이 아닌, 업계에서 인증받은 자격증을 여러개 받을 수 있었다. 두번째 직장은 첫 직장에 비해 외부 교육의 기회는 적었지만 한국계 회사답게 내부 실무 위주의 교육을 받았다.

지금 회사는 사내 아카데미에 외부인사를 초대하여 교육을 제공한다. 사실 사내 교육이라 큰 기대 안했는데 독일에서 교수님까지 모셔와 교육을 시켜주는 것을 보고 조금 감동했다.

그런 직장들을 다닌 덕분인지 나는 연말이 되었는데 이력서에 한줄 더 쓸만한 자격증이 늘어나있지 않으면 조금 우울하다. 직장을 열심히 다닌 것에 비해 아쉬움이 남는다.

살짝 고급스러운 두께감 있는 종이에 금박 도장과 사인이 오피셜하게  프린트된 합격증을 받는 순간의 쾌감과 뿌듯함은 느껴본 사람은 안다. 중독성 있다.

그렇게 성과가 확실한 공부를 하면 내 스스로 자존감도 올라가고, 당연히 나도 스킬이 업그레이드 된다. 지금 당장 내가 하는 일과 거리가 먼 종류의 공부라고 해도 사람일은 모르는 거다. 그리고 내 경험상 배워 놓으면 어떻게든 써먹게 된다. 내가 Pharmacy Technician (약사를 보조하는 약국 테크니션) 자격증을 받아본 경험으로 병원 통역을 도와주듯이, 내가 전공과 전혀 상관없이 일본드라마를 보다가 일본어를 배워 지금 8년째 일하고 있는 이 업종에 취직을 했듯이 (한국어, 일어, 영어를 모두 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있었다) 배워놓으면 다 쓸일이 생긴다. 그리고 평일에 공부를 하면, 기분전환이 된다. 오늘 회사에서 나를 짜증나게 한 그 인간의 헛소리를 제대로 밟아주지 못한 그 상황을 머릿속에서 수십번 되감기 하는 대신, 내 앞의 강사에게 신경을 옮겨놓을 수 있다. 나의 경우 한동안 잊어버렸던 제3외국어를 다시 리프레쉬 할 겸, 평일 저녁에는 회사 일을 좀 잊을 겸해서(당시 퇴근 후 매일매일 뇌세포들이 팽팽하게 당겨진 듯한 기분이었다) 외국어 과외를 받았었는데 효과가 꽤 좋았다. 그 언어의 감도 다시 찾고, 과외를 받는

동안 회사 일을 잊어버릴 수 있어서, 퇴근 후 회사와 나를 온전히 분리해 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기분전환이 된 상태로 출근을 하면 아무래도 덜 날카로운 상태에서 업무를 할 수 있어서 회사일에도 도움이 되었다.

3개월간 했던 개인 과외를 그만 둔 이후, 독일어를 배우고 싶어서 동네 랭귀지 스쿨에 한 학기를 다녔다. 한국처럼 직장인을 위한 오후반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미국 동네에서는 다니고 싶어도 다니가 어려웠는데, 운좋게 매주 화요일 7시 부터 9시 까지 운영하는 독일어 수업이 있어서 일주일에 한번씩 다녔다. 그게 나름 생활의 활력소였다. 출장을 주구장창 다니는 직업이지만,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시간내어 갈수 있어서 빠지지 않고 꾸준히 다녔더니 효과가 있었다. 완전 기초반 이기는 하지만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는 게 꽤 즐거웠다. 한 학기가 지나고 나서는 빨라진 수업 스케쥴이 안 맞아서 그만두었지만 배우던 독일어는 계속 배우고 싶어서 한국의 독독독에서 운영하는 A1 온라인 수업을 등록했다. 올해안에 A1 에 합격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웠다!

이렇게 브런치에다가 글도 썼으니 진짜 합격할거다! 종종 브런치에 공부 진행 현황을 보고도 해야겠다. 독일어 A1 합격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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