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읽기 더 편한 건 어느 쪽일까?
본 글은 닐슨 노먼 그룹의 <Reading Content on Mobile Devices>를 바탕으로 구성했습니다.
2010년 앨버타 대학의 연구원들은 데스크톱과 랩톱(이하 데스크톱으로 통일) 디바이스가 아닌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콘텐츠를 읽을 때 이해력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같은 시간 내 상대적으로 작은 면적의 화면에서 적은 양의 정보가 노출되기 때문에 글의 문맥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인데요. 그렇다면 시간이 지난 오늘 해당 연구가 시사하는 바는 여전히 유효할까요?
닐슨 노먼 그룹은 2010년 앨버타 대학의 연구 결과를 뒷받침할 기대로 데스크톱 디바이스와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다양한 주제와 난이도를 가진 아티클을 읽는 실험을 276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는데요. 이들의 가설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데스크톱 디바이스보다 모바일 디바이스로 아티클을 읽었을 때 독해력이 떨어질 것이다
2) 읽기 어려운 아티클은 데스크톱 디바이스 이해도보다 모바일 디바이스 이해도에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다음으로 이들은 아티클 콘텐츠 기준을 세웠는데요. 아티클은 평균 길이와 읽기 수준에 따라 쉬운 아티클과 어려운 아티클로 나누었습니다.
• 쉬운 아티클 - 평균 404 단어 / 평균 8학년(중학교 1학년) 수준
• 어려운 아티클 - 평균 988 단어 / 평균 12학년(고등학교 2학년) 수준
2가지 아티클을 데스크톱 기기와 모바일 기기로 읽게 했습니다.(약 반반 비율) 이후 객관식 문제를 내서 평가까지 진행했습니다.
놀랍게도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럼 모바일에서 글을 읽는 게 충분히 편하다는 의미일까요?
쉬운 아티클의 경우 두 기기 모두 읽는 속도가 빨랐지만, 어려운 아티클의 경우 데스크톱보다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읽는 속도가 더 오래 걸렸습니다.
이런 실험은 고려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아티클 자체가 매우 어려운 내용이었습니다.(쉬운 내용이라면 결과가 달라졌을까요?)
모바일 기기의 해상도 증가, 선명함이 좋아져서 과거에 비해 읽는 경험에 영향을 미칩니다.
일부 참가자 군이 모바일로 글을 읽는 것을 선호하고 있었습니다.
데스크톱과 모바일 기기 간 연동성이 좋아진 오늘날은 어떤 기기를 기준으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야 할까요? 각 서비스 특성마다 다르겠지만 한 가지 불변의 법칙은 온라인에서 제공하고자 하는 콘텐츠는 정보의 간결성과 우선순위를 신경 써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금융, 의료, 과학, 정부 기관 등 특정 도메인은 여전히 복잡하고 어렵게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앞선 닐슨 노먼 그룹의 연구처럼 사용자는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어려운 주제를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입니다. 이는 좋은 경험이 아니며 사용자가 이탈할 수 있는 주요 요소 중 하나입니다. 보다 나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선 공급자 관점이 아닌 사용자 관점에서 직관적인 이해가 가능하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이러한 경험 설계에 적합한 국내 서비스의 대표적인 예로 토스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장벽이 높은 금융이라는 콘텐츠를 친근한 보이스 톤과 심리스 한 플로우로 쉽고 간편한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과 다른 차원의 정보 접근성 경험은 큰 브랜드 임팩트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작성자: 신영우
앞으로 산업이 발전하며 의료, 과학 등 높은 이해력을 요구하는 도메인은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대표할만한 서비스가 없다는 점에서 해당 분야에서 제2의 토스가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모바일 콘텐츠와 관련된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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