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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발뒤꿈치라도 닮아보기

11:59 말고 매시간이 마감이라면?

by 장주인

옆자리 동료와 얘기하다가 동료의 모니터에서 구글 캘린더를 우연히 봤다. 내 캘린더와 달리 업무시간이 여러 개의 블록들로 빼곡히 차 있었다.


뭐 써놓으신 거예요?


물었더니, 오늘 해야 할 일들을 시간대별로 다 채워놨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은 이 태스크를 빨리 끝내야 한다고도 했다. 저분은 늘 해야 할 일을 착착착 해내는 느낌이 있었는데, 저게 바로 비결이구나 싶었다. 나는 주간 투두리스트 형태로만 업무를 관리했는데, 저렇게 하루도 시간별로 모두 쪼개서 쓰면 더 알차게 쓸 수 있겠다 싶어서 바로 도입했다. 늘 치고 들어오는 업무 때문에 정작 주간으로 계획한 업무가 밀렸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늘 마감이 있어야만 효율이 올라가는 사람인데, 이렇게 시간별로 쪼갤 생각은 왜 못했지? 확실히 시간별로 해야 할 업무를 지정해 놓고 그걸 블록으로 만들어 놓으니 일 처리가 시원시원해졌다. 또 구글 캘린더는 들어가면 현재 시간에 얇은 막대기가 표시되어 내가 지금 어디 블록에 위치하는지 볼 수 있다. 그 막대기는 미세하게 조금씩 내려가기 때문에 그 조급함을 동력으로 더 열심히 하게 되기도 했다. 추후에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볼 때도 내 업무를 잘 기억해 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좋은 듯하다.



참고로 구글 캘린더 내에서 새 캘린더를 하나 더 판 뒤 나만 볼 수 있게 공개설정을 해놓은 뒤 사용하기를 추천한다. 내가 시간별로 무슨 업무를 하고 있는지까지 회사가 알게 하고 싶지 않다면... :)


오늘 하루 개인적인 업무를 할 때도, 마찬가지로 블록을 만들어두고 착착 해나갔다. 게임하듯이 성취감도 쌓이고 하루를 돌아볼 때도 더 뿌듯하다. 설거지, 빨래 같은 집안일부터 자격증공부, 글쓰기도 계획해 두고 잘 해내고 있다. 중간에 낮잠을 자기도 했는데, 그럴 땐 사후에 낮잠 블록을 추가했다. 이미 한 번 잤으니 더 안 잘 거지? 하고 스스로를 압박하는 용도이기도 한..


시간 내에 최대효율로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에 마케터 자격증 공부할 때는 뽀모도로 타이머까지 켜서 열심히 집중했다. 이런 암기성 공부를 정말 오랜만에 해봐서 그런지 집중이 쉽지 않았던... 고등학교 때 독서실에서 스톱워치 켜놓고 순수 공부시간을 재며 공부하던 때가 생각이 났다.


뽀모도로 타이머 추천! 설치 없이 그냥 휴대폰 브라우저로 켜두고 세워놓으면 된다.


무튼, J처럼 블록을 촘촘히 채워서 이틀간 지내본 후기는 일단 재밌다. 초반에 세팅한 대로 한 게 반, 새로 추가하고 이리저리 바꾼 게 반이지만 시간을 흥청망청 쓰지는 않은 듯한 이 기분이 좋다.


P에게 내일의 블록은 아직 없다. 내일 아침에 채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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