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잘재잘, 종알종알
아이의 하원 이후,
쉼 없는 이야기가 내 귀로 들어온다.
저 입은 아프지도 않을까?
저 작은 머릿속 생각들은 꼬리가 있기나 하나?
나는 대답하고 얕은 지식으로 마음을 훑으며
조용하지 않은 하원길을 갖는다.
정적이고 고요함을 선호하는 내게도
꽤 괜찮은 귀찮음이다.
큰 아이 하교 후,
한창 예민한 성장기에 있는 친구들의 이야기며
그 속에 담긴 자신의 입장을 드러내기 위해
에너지를 내게 향해 뿜어낸다.
때로는 너무 강렬해서 한숨 섞인 버거움이 된다.
내 본분에 맞게 잘 받아 내야 하기에
고개를 끄덕거리며 장단 맞춘다.
들어주고 공감하고 의견을 듣는다.
어느 땐 길을 내어주는 조언을 건넨다.
가끔은 내 성장기의 경험이
그럴듯한 해결 실마리가 되어준다.
키우기 좀 나아지는 날들이 있을까 싶었다.
나아지기는 한다.
새로운 일들이 또 생긴다는 게 함정이다.
몸이 피곤한 육아기는 지나고 있다.
이젠 정신이 피곤하고 단단해지는 육아기에 있다.
귀에 못이 박이는 한이 있더라도
몸에서 갑자기 사리가 쏟아질지라도
입에서 단내가 나고 목이 쉬더라도
아이들의 말과 행동, 표정들을
눈에 담고 마음에 새기며 머리로 이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