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 개학 만쉐!!!
하루 3시간, 행복한 묵언 수행
꽃이 만개하고 더위가 스멀거리던 2020년의 6월이 되어서야 부분 등교가 이루어졌었다. 그에 비한다면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내가 1년 만에 가져보는 '애미 자유 독립의 날'이기 때문이다. 계획했던 일을 다 미루고 두 아이에게만 매달렸던 1년이었다. 큰아이 화상 수업 때는 둘째와 방에서 숨죽여 놀며 고3 수험생 집 분위기를 너무 이르게 체험했다.
두 아이 모두 정식 등교를 한 첫날, 집에 돌아와 만세를 외쳤다. 와우!! 고요한 집에 울리는 내 목소리가 천장을 치고 내려와 퍼졌다. 속 시원함에 가슴이 뻥 뚫리고 설거지하며 부딪히는 그릇들 소리가 음률을 만들며 경쾌하다. 목으로 넘어가는 카페인 마저 달기만 하다. 이제... 하루 중 일순간은 돼지우리 같은 집 꼴을 면할 수 있으리라. 얼마나 감격적인가... 아이들 없이 청소를 할 수 있다는 이 기쁨!!!
코로나가 생활환경과 산업 기술 등 많은 것을 변화시키고 빠르게 앞당겼다지만 등교 풍경은 옛 모습처럼 바뀌었다. 학생 수가 넘치도록 많아 교문으로 몰려들던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재현되는 것 같았다. 교문이 있는 담장 끝까지 무수한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는 낯선 풍경을 처음 보았다.
학년마다 등교 시간에 차이를 두고 차례를 지켜 간격을 유지하며 교문 안으로 들어선다. 게다가 1학년 입학생 부모님까지 출동한 등교 첫날이라 교문 앞은 문전성시 상태다. 큰아이는 등교 시간이 일러서 일찍 출발했고 작은아이 손을 잡고 등교 줄의 틈을 지나 유치원에 당도했다.
둘째는 혼자서 낯선 환경에 적응하길 극도로 싫어한다. 그런데 새로 부임해오신 담임인 데다가 교실도 바뀌어 엄청난 압박을 받았을 거다. 조금 울었다는 소식은 담담히 받아들였다. 아침에는 상전님 기분이 틀어지지 않도록 보좌해드리고 잘 모셔다 드리면서 스스로 준비물 들고 가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았다.
엄마한테 매달리지 않았고, 신발장에 스스로 신을 넣었고 그토록 싫어하는 손 소독제도 발랐으며 뒤돌아봄 없이 교실로 들어갔다. 엄청난 성과다. 지난한 과정이 될 것을 예상하고 있지만 설마, 작년만큼 힘들까 하여 미리 힘을 내는 의미를 담아 만세를 외쳤다. 내일은 내일의 일이고 오늘은 즐겨야 한다. (하원 하면 엄청 칭찬해줘야지.)
4차 유행 따위 오지 마라. 몹쓸 유행이다. 개학을 앞두고 깜짝 이벤트로 내린 폭설에 도로가 주차장이 되었다는 뉴스를 접하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육두문자가 콧구멍에서도 튀어나오려는 걸 간신히 참았다. 아이들이 선동해서 갔을 리 만무한 그 길은 급한 출장이었겠지, 3.1절을 기념하기 위한 뜻있고 불가피한 이동이었겠지, 부모님 댁에 일이 있어 인원수 제한하며 다 따지고 다녀와야만 하는 일이 있었겠지. 라며 마음을 다스렸었다.
좋은 것만 따라 하고 유행시켜도 부족한 인생인데 바이러스까지 유행시킬 이유가 없다. 어른들의 깊은 사려와 배려, 충만한 이타심 등으로 작년의 학업 환경, 일터 환경으로 돌아가지 않기만을 바란다.
어쨌든 오늘은 대한 개학 만세다!!!!
*커버사진 -큰아이가 이벤트 참여한다며 색칠한 태극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