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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명 Aug 13. 2019

내가 늙는 순간



집으로 가는 길에 한 할아버지가 리어카를 끌고 스치듯 지나갔는데 다시 한번 고개를 돌리게 됐습니다. 회색 티를 입은 할아버지의 티셔츠 패턴 때문에요.

하얀 양들이 티셔츠를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그 나이 대에는 입지 않은 스타일이기에 독특하다는 느낌에 돌아본 거죠. 그분의 취향인지 생계라는 고단함에 아무런 생각 없이 집어 들어 입은 옷인지 모르겠지만 티셔츠를 보곤 사람은 스스로 늙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바라보는 나는 언제나 그대로입니다. 취향과 성격, 행동은 내 나이와 상관없이 늘 같습니다.


내가 늙는 순간은 타인이 나를 바라볼 때가 아닐까요. 타인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과 마음이 푹- 하고 늙은 건 아닌지 돌아봅니다.

언제나 미성숙해도 된다는 이야기로 끝맺고자 하는 건 아닙니다. 스스로 늙지 않는다 해서 스스로 성장하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기회를 잃는 것만큼 안타까운 일도 없습니다.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도태되어 멈추기엔 늘 새로운 가능성이 열려있는 게 인생입니다.


우리, 낡은 사람으로 살 순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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