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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명 Aug 16. 2019

내가 그대의 눈에 보이지 않는 이유



나는 보이는 몸이다가

한순간, 잔잔하게, 격랑 같은 바람 속에 들어가

보이지 않는 몸이 되어 사라집니다

계절의 변화를 통과하며
나는 바람이 됩니다

아무도 모르는 내가 되어
청춘을 타고 흐릅니다

나 한 몸의 아름다움은
그대는 보지 못하는 것이 되어
세상을 돌아다닙니다

그대는 나를 모르겠지만
내 아름다움이 세상을 뒤덮습니다

그대가 낮과 밤, 바다와 하늘,
뻐꾸기 소리와 솔방울, 돌 틈의 새싹에서
아름다움과 사랑을 느꼈다면

그곳은 내가 지나간 자리입니다

세상이 질투해 나를 버렸다 해도
나는 세상을 물들이며 사랑할 겁니다

그대의 솜털을 간지럽히는
바람이 되어 곁에 머물 겁니다

늘 함께 하고 싶어
나는 바람이 되었습니다

노래하는 바람이 되어
그대를 가득 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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