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또 어떤 하루가 날 기다릴까
하루 종일 업무만 하다 지난 오늘입니다. 어깨가 뻐근하고 허리가 아픕니다. 무릎도 조금 아픈 것 같습니다. 퇴근할 때 눈은 침침했습니다. 저녁은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야근을 했습니다.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하루에 어떤 글이라도 쓰지 않으면 괜히 하루와 나에 대한 책임을 다 하지 않은 것 같아 찝찝합니다.
글로 밥 벌어먹고 사는 이도 아닌데 말이죠.
뭐라도 끄적이는 날은 사랑스러운 사치라는 걸 깨닫습니다. 생각할 기회가 있고 쓰는 여유가 있는다는 건 생각보다 엄청난 일이었습니다.
늦은 밤 집에 돌아오면 쉬기 바쁘고 생각하고 다시 무얼 쓴다는 게 귀찮고 시간이 아깝다 느껴집니다.
저는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이 확보되어야만 안정감을 느낍니다. 비생산적인 시간이 있어야 살아갑니다. 비생산적인 것이 삶의 능률을 올립니다. 삶을 경제학적으로 보는 사람은 아닙니다만!
오늘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쉬어야 합니다. 몸은 침대에 눕혀져 있고 마음과 머리는 쉴 새 없이 조용히, 그리고 빠르게 움직입니다. 쉬고 싶은데 손가락이 자꾸만 움직입니다. 하루에 하나 쓰기는 이제 습관이 된 걸까요.
그동안 써왔던 시간을 돌이켜 봅니다. 쓰기는 언제나 스스로 해내는 것이 아니라 삶이 허락했던 것이었습니다. 쓰기뿐만 아니라 삶의 어떤 모습들도 다 허락이 되어야만 이뤄지는 게 있겠죠.
내일 바삐 돌아갈 하루도 결국은 허락된 사람들만이 누리는 사랑스러운 사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벗어날 수 없는 하루를 살고, 새로운 영감을 얻어 하루를 쓰는 내일이 되길 바라며 이제 전 이만 자야겠습니다.
모두들 밤과 새벽을 지나는 동안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