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큼 읽었다고 말하는 건가
글 쓰는 사람의 직업이 글 쓰는 일이면 재능이라 평가하며 그 사람을 마치 베스트셀러 책처럼 인정해주지만, 글 쓰는 사람의 직업이 글 쓰는 일이 아니면 직업적 능력이 떨어졌을 때 능력치는 떨어지는데 글은 조금 쓰는 사람이 된다. 그가 가진 재능은 그나마 있는 능력이 된다.
똑같이 글을 쓰는데 사람에 대한 평가가 직업으로 갈리는 게 안타깝다는 생각이다. 물론 직업에서 필요한 능력이 부족한 건 노력해서 채워야 하는 부분이지만 가지고 있는 재능마저 손가락질당하게 된다는 건 억울한 일이다.
왜 사람의 가치는 진짜 가치를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매겨지는 걸까?
분명 직업으로서의 글쓰기를 하는 사람에게도 단점이 있을 텐데 단순히 내가 단점을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눈에 보이는 능력은 박수받을 것이 된다.
사람은 가끔 타인의 단점을 안다는 이유로 타인의 전부를 안다 착각한다. 타인이란 책을 전부 읽어보지 않았고, 또 읽지 않으려 하고 각주 몇 개만으로 판단한다.
각주가 책의 내용에서 얼마큼 중요한가?
각주만 읽고 책의 전체를 이해할 수 있는가?
사람들은 알고자 하는 만큼만 대상을 이해한다. 더 이상 알고 싶지 않아 하는 사람에게 대상도 그만큼만 존재를 드러낸다. 그러나 끝까지 알려하는 사람에게 대상은 언제나 그 모든 것을 깊이 드러낸다.
그 대상이 사람이든, 세상이든.
우리는 타인을 몇 페이지나 읽고 감상평을 말하는 걸까. 혹시 한 페이지도 읽어보지 않고, 한 문단도 제대로 읽지 않고 심지어 오독하고 있는 건 아닐까.
타인을 완독 할 자신이 없다면 감상평을 말하지 말자. 끝까지 읽어도 우리에게 기억나는 건 인상 깊은 부분뿐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