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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명 Nov 03. 2019

적습니다



끝도 없이 적을 문장들은 내겐 없습니다.

인생이 무어라 정의하지도 못하는 고작 서른에 하나입니다. 무엇을 이리도 안다고 써내려 가는지 잘 모릅니다. 무얼 쓰는지 어떤 말을 하며 사는지도 모릅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자꾸 씁니다. 머리에 든 건 없으면서 마음속에 그득하게 찬 것들이 많아서 씁니다. 덜어낼 것이 많습니다. 마음이 자꾸만 무거워지는 사람입니다.

마음을 토해내며 손으로 적습니다. 마음 하나만으로도, 손 하나만으로도 적을 수 없습니다. 내게 모든 것이 있기에 적어 내려갑니다. 나에게 내 전부가 있기에 씁니다. 오늘도 내 글은 오로지 나만의 세계입니다. 나의 합작입니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헤매지만 분명 쓰다 보면 하고 싶은 말들이, 나도 모르게 세상에 튀어나오고 싶은 말들이 터뜨려질 겁니다. 그때가 언제인지 정말 나는 모르나 그때를 바라며 간절한 마음으로 오늘도 적습니다.

적습니다. 적습니다.

적으면 나를 흔들어 깨우는 날이 올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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