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성에 낀 창문을 옆에 두고, 달리는 버스 안에 있으니 눈밭 위를 달리는 기차 안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앞은 보이지 않아 어디로 향해 달리는지 모르지만 그저 앞으로 간다는 사실만 알고 성에 뒤로 어렴풋이 풍경이 스쳐 지나가는 기차 안. 안개 속을 달리기보단 설원 한가운데를 달리는 게 밖이 보이지 않아 슬퍼도 아름다울 것 같아서.
나는 하얀 눈 위를 달린다. 뿌연 안개를 휘저으며 가는 게 아니라.
내게로 밀려드는 말을 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