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스스로 설 수 있는 삶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가깝게는, 가족과 친구 그들이 없으면 지금까지 어찌 살아올 수 있었을까 생각한다.
생뚱맞게, 밥그릇에 담기는 쌀밥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논에 나가는 농부를 생각한다. 내 갈증을 풀어 줄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위해 샷을 내리는 바리스타를 생각한다.
더 멀리 생각하면, 다양한 형태로 내 나라를 지키는 사람들을 생각한다. 세계의 질서를 위해 노력하는 이방인을 생각한다.
어떤 이들은 나를 봐주는 이가 단 한 명도 없고 내 마음이 원하는 대로 인생이 흘러가지 않아 분노한다. 그러나 그들이 그 인간다운 삶을 포기하는 그 순간까지 단 한 번의 감사함을 가져보았을까 반문한다.
물론 세상에 버려져 혼자된 삶을 탓하지는 않겠다. 외롭고, 괴롭고, 힘들고, 슬펐겠지. 그러나 단 한 명의 사람에게라도 지탱받지 않은 사람은 세상 그 누구도 없을 것이다.
홀로 된 삶은 어디에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