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별을 발견할 수 있었던 이유
내 개인적인 경험에 국한해서 말하는 것이지만.
생각해보면 가장 힘든 시절 내가 했던 것, 그러나 전혀 하고 있다고 인지하지 못한 것이 글쓰기였다. 좋아해서 한 것이 아니었다. 분명 나의 불평과 화와 넋두리였다. 단지 나는 감정을 풀고 있었다. 글을 쓴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러나 뒤돌아서 생각해보니 나는 글을 쓰고 있었다.
누군가는 고통 중에 술과 마약으로 게임으로 음란한 영상으로 고통을 해소할 것이고, 누군가는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요리를 하고 장난감 조립을 하고 기도하는 방법으로 해소할 것이다. 그러나 전자는 중독이 되고 후자는 중화가 된다.
내가 무언가를 정말 사랑하고 있는지는 내가 고통 속에 있을 때 알 수 있다. 내가 사랑하고 있는 건 고통 중에도 놓치지 않으니까. 그 사랑하는 것이 나를 만들었고 또 만들고 있으니까. 그것이 내게 어떤 힘을 주는지 안다. 그것은 아픔 중에 나도 모르게 지금의 내 아픔을 희석시킨다. 내게 좋은 길로 인도하는 것이든 나쁜 길로 인도하는 것이든.
인생은 어쩔 수 없는 받아들이기만 해야 하는 순간 투성이다. 이해할 수 없어 방황하는 나날의 연속이다. 그러나 그 어지러운 순간에 당신이 사랑하는 것을 찾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것이 당신이 빠져있는 구덩이에서 구해주길 바란다. 꺼내 줄 수 있길 바란다. 하지만 한 가지 기억했으면 한다. 어둡고 악한 것은 절대 당신을 꺼내 주지 못하고 더 깊숙한 구덩이로 밀어 넣는다는 걸.
물론 아픔 중에 나를 구원해줄 무언가를 찾기란 어려운 줄 안다. 나도 그랬으니까. 숨 쉴 때마다 아픈데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숨쉬기가 조금 편해졌을 때 찾아도 된다. 당신을 치유할 수 있는 것을 찾길 바란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이미 당신은 태어날 때부터 당신 안에 이 치료제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당신이 세상에 보내질 때 당신 안에 하나씩, 또는 몇 개씩 세상을 감당할 수 없을 때마다 다시 일어서 맞설 수 있도록 해 주는, 다시 당신을 반짝이게 하는 작은 별을 가지고 내려온다. 그러나 그런 별들은 때론 당신의 모든 삶과 감정이 다 헤집어지고 뒤집혔을 때 발견되기도 한다. 고대 유적과 문화재들이 포크레인이 온갖 군데를 다 파놓았을 때 발견되듯이. 반짝이는 오래된 별, 당신 안에 반드시 있다.
나는 당신이 구덩이에 빠져 있었던 시간만큼 나와서 더 멀리 걸어갈 수 있음을 믿는다. 그리고 더 강해질 거란 걸 믿는다.
정말 강한 사람은 자신이 연약한 사람이라는 걸 아는 사람이니까.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약점에 든든한 근육을 만들어 자신을 세울 수 있도록 만드는 사람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