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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명 Nov 05. 2024

걷고 있잖아


왜 자꾸 헤매며 걸어가는 걸까

스스로를 나무라며 걸었다

아무도 나처럼 걷지 않는 것 같아

두렵기도 했다


돌아가고

부딪히고

막혀있고

꼬여있고

어지러웠다


나는 이제 조금 안다

그게 나만의 미로였다


한 번 빠지면 쉽게 나올 수 없고

나만이 거쳐 가야 하는

오직, 나만이 걸을 수 있는 미로


모두가 나만의 출발점과 도착점이 있겠지

이미 출발은 했겠지

자꾸만 달라지는 길을 걷겠지

그리고 도착하겠지


뒤돌아보면

이리저리 헤매며 걸었던

나의 걸음이

나를 여기까지 보내왔잖아


그래서 내 걸음은

계속해서 날 도착할 수밖에 없게

만들 것 같아


버스를 잘못 타고

돌아가도 괜찮아

가야 할 곳을 알잖아


쌀쌀한 길을

걸어도 괜찮아

가야 할 곳을 알잖아


조금 움츠려든

어깨도 괜찮아


그럴 때마다

나는 계속

걷고 있다는 걸 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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