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뒤집힌다

by 주명


긴 연휴를 보내고 내일이면 출근한다. 금방 지나간 연휴지만 책을 3권 반 읽었고, 매일 글쓰기도 했다. 심지어 아직 1권 반이나 남았는데 시집 한 권을 더 사 읽고 있다. 5일간 카페를 8군데나 다녀왔다. 갓생인 척 살았지만 사실 놀았다.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가버렸다. 왜 놀 땐 시간이 빨리 흐르는지. 충전이라, 휴식이라고도 할 수 없는 시간을 보냈다. 바쁘게는 지냈다. 가끔은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되뇌지만 아무것도 안 하고 살면 의미가 없다. 그날이 그날 같아지면 하루가 소중하지 않다. 우리가 숨쉬기 위해 사는 건 아니니까. 해야 할 일이 있고, 그 자리에서 고민이 있는 만큼 이익이라 표현하기엔 세속적 표현 같으니, 긍정적인 결과를 얻기도 한다.


회사에서도 무표정한 얼굴과 단정한 태도로 주어진 일만 하며 지내던 시절이 있었다. 돌아보면 그 숨 막힐 듯한 일상이 내 삶을 무너뜨리지 않은 기둥이었다. 열심히 살고 싶지 않았는데 나름 쥐어짜서 최선을 다해 살았다. 나도 모르는 노력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 노력하는 삶이라는 게 일찍 기상하고 일을 많이 하고 다양한 취미를 가지고, 많은 전화번호를 저장하는 일이 아니라는 걸 이제 안다.


평범한 하루는 누구에겐 전쟁과도 같다. 무언가 유지하는 건 쉽지 않다. 흔들리지 않는 일상을 유지하는 건 균형과 중심이 맞아야만 이뤄지는 일이다. 변화가 없어도 괜찮다. 변화무쌍한 삶은 흔들리기 마련이니까. 그렇다고 멈춰 살진 않아야지. 흔들림을 견뎌내는 단단함도 필요하니까. 누군가의 우직함은 끝없는 쓰러짐이 시작이었는지도 모른다. 나에게도 우직함이 보일까?


하루만 출근하면 또 쉰다. 그래서 출근을 앞둔 마음이 가벼운 건가. 평범성 예찬론자가 되려는 건 아니지만 보통이라 일컬어지는 일에 위대한 시작점이 있기도 하니까 나의 무난한 이 삶을 좋아해야지.


언제 또 뒤집힐지 모르니까. 즐겨.